방송시간 : 매주 월-금 20:05 - 21:00
연 출 : 최홍준, 작가 : 이은경
출 연 : 박연희(이하, 박), 진행 : 준영(이하, 강)
한국에 사는 중국+고려인 동포 소식 11/21 목

박연희 약력 : 수필가, 전동포모니터링단장, 재한동포문인협회 부회장, 수필 수기 백여편 발표. 수상 다수

[서울=동북아신문] KBS 한민족 방송 <한민족 하나로> (AM라디오 972 MHz )에서 서울시 서남권 글로벌센터 상담사 박연희가 매주 목요일마다 재한중국동포, 고려인, 다문화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강) 중국동포가 많이 사는 서울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지역 학교에 이중언어교육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있네요?

◇박) 서울시교육청이 다문화 학생을 한국사회로 끌어안는 데 치우친 현재 다문화 교육을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상호문화주의에 기반한 교육'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호문화주의란 '보편적 인권을 보장하는 가운데 다양한 민족이 동등한 처지에서 서로의 고유문화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로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주의'라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금천·구로·영등포구와 함께 마련한 '이주민과 선주민 학생 동반성장 통합지원 5개년 계획(가칭)'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서 이주민은 다문화 학생, 선주민은 한국학생을 말한다.

다문화 학생에게 한국문화 등을 가르쳐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차원을 넘어 이들의 고유문화가 한국사회의 여러 문화 중 하나로 존중받을 수 있게 다문화 학생과 한국학생을 고루 교육하고 인식개선에도 나선다는 것이 이번 계획의 취지다.

◆강) 인식개선 등은 교육청만의 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자치구들과 손을 잡았다면서?

◇박)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달 초 공청회에서 공개될 예정이지만, 이번 계획 중 교육청 차원의 '핵심과제'는 금천·구로·영등포구 3개구 내 학교의 '이중언어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문화 학생들에게 우리말을 빨리 가르쳐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언어를 쓰는 다문화 학생을 친구로 만난 한국학생에게도 시선을 돌려 이들이 친구의 언어를 쉽게 배울 수 있게 돕겠다는 것이 교육청 복안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글로벌시대에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은 학생들에게 큰 경쟁력이 된다"면서 "다문화 학생과 함께 학교에 다니는 한국학생은 '이중언어 사용환경'에 자연스레 노출된다는 점을 기회로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1일 기준 서울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은 만6천여명으로 5년 전보다 무려 87%나 늘었다. 특히 이지역에는 중국동포 학생이 많다.

◆강) 그런데 교육청이 이중언어교육 강화를 비롯한 다문화 교육 환경으로 전환하려면 넘어야 할 장애물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박) 한국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큽니다.

앞서 조희연 교육감의 다문화교육지원거점센터 발언도 금천·구로·영등포구를 '이중언어교육 특구'로 지정하려는 계획으로 오해되면서 반발을 불렀다. 최근 교육청 청원게시판에 특구지정에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교육감 답변 기준인 시민 만명 이상 동의를 받았다.

청원자는 "금천·구로·영등포구 학생들은 중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특구지정에 반대한 바 있다.

◆강)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중국동포 관련 소식인데, 한국과 중국에 떨어져 부모와 별거 중인 연변의 동포 청소년들은 가족과 결합해도 우울증을 겪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네요?

◇박) 부모와 떨어져 지내던 중국 옌볜(延邊) 동포의 청소년들이 가족 모두와 재결합하더라도 여전히 우울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송영호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숙명여대 아시아 여성연구소가 발간한 저널 '다문화사회', 최근호 '조선족 부모의 초국가적 이주유형과 남겨진 자녀의 우울' 보고서에서 부모의 해외이주로 연변에 홀로 남겨진 경험을 한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심한 우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송 부연구위원은 이 연구를 위해 지난 2014년 9월부터 11월까지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내 8개 시·현에 거주하는 중고교생 2천 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분석 결과 부모 모두 해외 이주 후 재결합한 청소년 자녀의 우울감 점수는 40점 만점에 20점으로 가장 높았고 어머니가 해외가 있는 청소년의 우울감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부모 모두와 함께 생활하는 청소년의 우울감 점수는 가장 낮았다. 자아존중감 측면에서도 어머니가 해외 있는 경우가 최저치였고, 부모 모두 해외 이주 후 재결합한 청소년이 두 번째로 낮았다.

그렇지만 부모와 함께 사는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은 가장 높았다. 송 부연구위원은 "부모와 떨어져 지낸 후 재결합한 청소년이 가장 우울하다는 설문결과가 나온 것은 옌볜의 특수한 사회적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순한 가족 재결합만으로는 중국동포 청소년의 우울감과 가족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만큼 일차적으로 떨어져 지내는 기간에도 부모와 자녀 간 친밀감 유지, 구성원 간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책적으로 옌볜에 남겨진 자녀와 해외에 이주한 부모 모두를 위한 사회적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이번에는 다문화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을 소개해 준다고?

◇박) 제2의 라건아(30) 선수를 꿈꾸는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이 올해로 창단 7주년을 맞았다.

미국 출생인 라건아 선수는 본명이 리카르도 라틀리 프로, 지난해 1월 혼혈이 아닌 순수 외국인 선수로 특별 귀화한 후 <라건아>라는 한국이름으로 바꿨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농구 남자대표선수로 출전, 우리나라의 동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는 우리나라 미래의 한 축을 담당할 다문화 자녀들에게 '농구'라는 단체 스포츠로 체력 증진뿐만 아니라 리더십·협동심·사회성 등을 심어주기 위해 2012년 창단됐다.

신선우·최희암·이민현·양동근 등 기라성 같은 농구인들이 '농구로 좋은 일을 해보자'며 한국농구발전연구소를 만들어 보육원시설 아동들을 중심으로 '드림팀'을 창단했다.

그러나 보육원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가 폐교되면서 흩어져 팀이 해체되는 위기를 맞게 되지만, 2012년 다문화 어린이들로 그 공백을 메우게 된다.

당시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있던 한 여행사가 흔쾌히 글로벌 프렌즈의 구단주를 맡고, 한국농구발전연구소가 운영을 하게 됐다.

◆강) 초창기에는 지원자가 없어 농구를 배울 어린이를 공개 모집하기도 했다면서?

◇박) 하지만 지금은 매주 약 6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몰려 연습을 할 정도로 상당한 규모의 농구교실처럼 됐다.

인천 송도 중고교에서 2005년 당시 프로농구 최우수선수인 가드 신기성과 현역 국가대표 주전 가드 김선형(SK나이츠)선수를 키워낸 송기화 코치(68)는 글로벌 프렌즈에서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 외 코칭 스태프로는 용인대 선수 출신으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파견된 박혜미(24) 여자코치 등이 있다.

취학 전 아동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나이지리아·수단·탄자니아·필리핀·방글라데시 등 16개국 60여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프렌즈는 일주일에 두번 이태원초등학교 체육관에서 2시간 동안 꾸준히 정기적으로 연습을 하는데요. 전지훈련도 가고, 캠프 활동도 한다.

◆강) 패션모델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현민씨도 모델 데뷔 전 5년동안 글로벌 프렌즈에서 농구를 했다고?

◇박) 남동생 한주드(11)와 여동생 한샤일라(9)도 현재 매주 정기적인 연습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특히 주드는 날렵한 순발력으로 리바운드를 잘 잡아내 NBA 출신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맨과 흡사하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라건아(전주 KCC 이지스 센터) 같은 농구선수가 꿈"이라는 주드는 글로벌프렌즈 연습 외에 프로농구선수 출신으로부터 개인 농구 레슨을 따로 받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강) 이번에는 고려인 동포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광주고려인마을 자녀들로 구성된 통역봉사자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박) 광주고려인마을 소식지 나눔방송은 “고려인광주진료소가 지난 2018년 3월 문을 연 후 고려인마을자녀들로 구성된 통역자원봉사자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인마을 자녀 통역 자원봉사자 수가 최근 들어 12명으로 늘어나 자원봉사자들은 고려인광주진료소를 찾는 환자들의 사전공지와 의사 진료시 통역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고려인광주진료소를 찾는 고려인들 대부분은 한국어를 하지 못해 러시아어 통역 없이는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몰려드는 환자수에 비해 통역하는 자원봉사자가 턱없이 부족해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이 소식을 접한 고려인마을 자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도움의 손길을 펼쳐 진료소를 찾는 의료진과 고려인마을 주민들의 마음에 든든함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귀환하는 부모를 따라 광주에 정착한 자녀들로 고려인마을 인근에 위치한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에 있는 아이들이다.

부모세대와 달리 학교적응과 한국어 습득력이 빨라 이제는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돼 병원진료는 물론 관공서 업무에 애를 먹는 부모를 대신해 일을 처리하고 있어 광주이주 고려인동포들의 한국 사회 조기 정착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오늘도 국내 체류 중국과 고려인동포, 다문화 소식을 전해준 이주여성단체 <조각보> 박연희 공동대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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