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렬 시인

시인 김기덕 선생님이 장기간 파키슨병으로 고생하다 2019년 11월 23일 오전 10시 02분 향년 69세로 청도에서 타계하셨습니다.
1950년 길림성 교하에서 출생한 김기덕 시인은 1981년 시 ‘코스모스’로 등단 후 3천 여수의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 중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선후하여 시집 ‘천년이 가도 잠들지 않는 파도’와 ‘미소 200g’을 출간했습니다.
김기덕 시인은 한국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연변작가협회 가야하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료녕신문’ 압록강문학상 시부문 금상 등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재한동포문인협회는 김기덕 선생님의 타계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위챗 메인에 쓰시던 故김기덕 시인 사진

 

시로 가신 하늘길

 

고향의 봇도랑에
진달래를 피워주신 형님
도랑물에 삽자루를 만년필로 세우시고
올챙이의 꼬리를 모음으로 엮으시었지요

논두렁의 구부러진 물길따라
시를 이모작 하신 형님이지요
저녁노을에도 형님의 서정이 짙었습니다

개굴이의 눈망울에 서정을 잡으시고
잠자리의 날개에 눈물을 담으셨지요
소나기 한 철을 시의 빗방울로
뒷창문 미닫이에 열고 닫으신 선배님

병환으로 시달린 숨소리가 시 한 줄로
단풍을 이끌어오신 룡담산 형님이십니다

시를 논두렁 끝자락 까지
읊으며 숨 쉬신 시골아저씨의 시맛은
돈을 시로 바꾸는 밑지는 뚝심입니다
마지막 한 쉼으로 만발하신 진달래의 맛

하늘길이 논두렁 입니다
내일이면 별이 진달래로 필 겁니다
은하수에는 교하의 민들레가 만발할 거고요
한 송이 빈 자리에도 시는 자리매김합니다

시는 형님의 것입니다
귀퉁이 한 자락에 우리의 시를
북두칠성으로 시화전 만들어 주십시오
하늘의 구름은 형님의 얼굴입니다


김기덕선생님 가시는 하늘길에 고이 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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