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류재순 소설가

'2019 세계일본문화축제 및 도쿄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지도 얼마간 지났다. 조선족이 제일 많은 중국도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우리는 하나다’란 격정에 찬 우리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 보내며 사상 최초 하나된 조선족 대행사를 치른 그 감격과 공명, 감개무량함은 깊은 여운으로 가슴에 뿌리를 내리며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류재순 : 중국작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공무원문인협회 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장. 중단편소설집 북경민족출판사/서울'과학과 사상사' 출판 . '도라지' 해외조선족 문학상', '설원문학상'소설대상 등 수상 다수.

생면부지이긴 하였지만 기업경제 문화 각 분야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우리민족 거목들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그들의 실적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듣는 것만으로도 열띤 고무를 받으며 민족의 자부감을 한껏 부풀렸다.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 문화예술의 화려한 무대는 충분히 온 장내를 열광의 도가니로 들끓게 하였다.

재한동포문인협회 일원으로서 나는 이번 글쓰기 공모에 참석하여 ‘나의 첫 김밥말이’를 내놓아 수상자중의 한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번 글쓰기 공모에 대해서만 소감을 말하려 한다.

위쳇에서 작품교류로 이름만 알고 있던 박춘화 부회장이 금년 초봄에 한국행을 하게 되면서 나를 찾았다. 그는 제1회 전일화 부동산컵 글짓기 공모에 대해 소식을 전했다. 특히 일본 같은 나라에서 젊은 세대들의 우리말 상실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말 배우기 붐을 일으킬 수 있을가를 깊이 고민해 보았다고 하였다. 지금 각 나라에 흩어져 디아스포라 삶으로 이어져 가고 있는 우리 민족 모두의 현 문제점이라고 하였다. 나는 그의 이런 발상에 은근히 놀랬다. 순 문학인도 아닌 그가 어떻게 이 방면의 창의를 생각해 냈을까? 나는 위쳇 작품을 통해 박춘화 선생님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던 우리협회 임원들의 모임을 가지고 (사실 박춘화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여러 문학인들의 우수 작품들을  밤잠을 설치며 편집하여 위쳇에 올려 많은 이들이 공유하게 하였다.) 이번 모임에서 그는 이번 글쓰기 공모와 축제 계획에 대해 설명하였다.

나는 새로운 박춘화란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아직은 젊은 나이에 어쩌면 이렇게 깊이 있는 의식을 가질 수 있으며 돈도 안 되는 헌신적인 노력을 해보려 할까? 누군가 말했었다. 한 나라는 잃으면 되찾을 수 있지만 한 민족이 자체 독립적인 문자와 언어를 잃어버리면 사실상 그 민족 존재성은 상실되고 만다.

북경 중앙민족대학 황유복 교수는 자신의 칼럼에서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조선족 사회가 하나로 계속 살아남으려면 조선족 문화의 공유가 우선 조건으로 한다. 우리 세대는 문제없지만 청소년들에 의한, 민족 언어의 상실은 문화공유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조선족 문학은 문학의 보편적 가치뿐만이 아닌, 민족의 지속기능 발전에 키워드로 작용해야한다.”다시 말하면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우리말 글쓰기 공모’는 우리 민족발전의 키워드 작용을 위한 민족 문학의 분실 되지 말아야 할 주춧돌형성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그리 큰 명예의  문학상 공모도 아니고 단지“우리말 글쓰기 공모‘란 점이여선지 많은 유명작가들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역시 삼십몇명의 글쟁이들이 정성들여 공모에 응하였다. 필체는 좀 부족점들이 있었지만 흩어져 사는 우리들의 생소한 삶의 아픔과 갈구, 분투들이 눈물겹게 안겨왔다. 나도 박춘화 부회장의 깊은 뜻을 알게 된 이상 팔짱끼고 꽃구경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느꼈다.

제1차 우리말 글쓰기 공모는 이번 축제에서 무대에서의 비록 길지 않은 퍼포먼스 출연 같은 시상식이었지만 그 뜨거운 의미는, 인지  키스심리학자가 말했듯이 우리 마음의 쇼포트웨어에서 작동하는 시물레이션(simulataon)- 우리가 하나라는 모의 실험같은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고 보니 황유복 교수님의 말씀이 또다시 생각난다.-우리는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이제 문화는 세계 각국, 각 민족의 ‘상대적인’경쟁력을 결정한다. 다시 말하면 문화가 강한자가 이기게 된다.

우리민족 기업경제 거목들의 호명을 우리말 이름으로 부를 때, 화려한 무대의 노랫가락과 소품들이 그 친절한 우리말로 가슴에 안겨올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다’라는 우리의 동질성이 아름다운 하모니 속에서 뜨거운 눈가를 적시게 하였다.

이번 글짓기 공모는 첫 스타트이다 보니 작품의 질적 방면이나 전면성, 범위성 등등의 면에서 없지 않아 미흡한 점들이 존재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글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소리 높여 세상에 알렸고 새로운 도약을 약속하였다. 이 모든 것을 위하여 초봄 1월부터 11월 행사 마지막가지 불철주야로 침식을 잊어가며 물찬 제비마냥 앞뒤로 뛰어다닌 박춘화 부회장님,  앞에서 이끌어주신 재일본 허영수, 금산장호 회장님, 그리고 묵묵히 뒤에서 같이 뛰어다닌 모든 스탭들과 자원봉사자님들...모두 감사했다.

듣자니 제2차 글짓기공모가 다음해 문화축제에 다시 선을 보이게 된다니 더 완벽해진 공모전 규례와 함께 이번엔 또 얼마나 많은 글쟁이들의 참여와 열망이 우리말 글짓기에 금상첨화를 수놓게 될 것인가. 벌써 가슴 부풀게 기대가 된다!

2019. 11. 27.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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