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이 전하는 고사성어39] 학립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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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이 전하는 고사성어39] 학립계군
  • 김태권
  • 승인 2019.12.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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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오늘에 공부할 고사성어는 학립계군, 한자표기는 鶴立鷄群, 중문표기는 鹤立鸡群, 병음표기는 hè lì jī qún이다. 글자풀이로는 학 학, 설 립, 닭 계, 무리 군이며 뜻풀이로는 학이 닭 무리 속에 끼어 있다는 뜻으로서 닭들 무리 중 유일한 학을 비유하여 평범한 무리에 비범한 한 존재가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동의어로는 군계일학(群鷄一鶴), 계군일학(鷄群一鶴), 계군고학(鷄群孤鶴) 등이 있다.

위진(魏晉)시대에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 청담(淸談)을 즐기며 세월을 보내던 선비가 적지 않았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죽림칠현(竹林七賢)으로 불리는 완적(阮籍) · 완함(阮咸) · 혜강(嵆康) · 산도(山濤) · 왕융(王戎) · 유령(劉伶) · 상수(尙秀) 등이다. 이들 가운데 특히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던 사람은 중산대부(中散大夫)로 있던 혜강이었는데,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을 당하고 말았다. 당시 그에게는 열 살밖에 안 된 아들 혜소(嵆紹)가 있었다.

혜소가 장성하자 같은 죽림칠현의 한 사람으로 이부吏部에서 벼슬하던 산도(山濤)가 무제(武帝) 사마염(司馬炎)에게 혜소를 천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경(書經) 강고(康誥)〉》에 아비와 자식의 죄는 서로 연좌하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혜소는 혜강의 아들이지만 춘추시대 진()나라의 대부 극결(郤缺)에 뒤지지 않습니다. 그를 비서랑(秘書郞)으로 기용하십시오.” “()이 천거하는 사람이라면 승()이라도 능히 감당할 것인데, ()에 그쳐서야 되겠소?” 무제는 이렇게 말하며 혜소를 비서승에 기용했다. 혜소가 낙양에 간 날,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어떤 사람이 왕융에게 말했다. “어제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혜소를 보았는데, 의젓하고 늠름한 모습이 마치 들판의 학이 닭의 무리 속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자 왕융이 말했다. “자네는 혜소의 아버지를 본 적이 없겠지.(혜소보다 훨씬 뛰어났다네.)”(山濤領選, 啓武帝曰, 康誥有言, 父子罪不相及. 嵇紹賢侔郤缺, 宜加旌命, 請爲秘書郞. 帝謂濤曰, 如卿所言, 乃堪爲丞, 何但郞也. 乃發詔征之, 起家爲秘書丞. 紹始入洛, 或謂王戎曰, 昨於稠人中始見嵇紹, 昻昻然如野鶴之在雞群. 戎曰, 君複未見其父耳.)(진서(晉書) 혜소전(嵇紹傳)〉》)

혜소는 나중에 시중(侍中)으로 승진하여 혜제(惠帝)를 모셨다. 혜제 때 여덟 사람의 황족이 무려 16년 동안 서로 싸움을 벌인 팔왕(八王)의 난이 일어났다. 하간왕(河間王) 사마옹(司馬雍)과 성도왕(成都王) 사마영(司馬穎)이 난을 일으켜 도성을 공격하자, 혜소는 혜제를 따라 적을 맞아 싸웠지만 패하고 말았다. 수많은 장졸들이 도망쳤으나 혜소는 끝까지 곁에서 혜제를 보호하다가 적의 화살에 맞아 전사하고 말았다. 혜제의 옷은 혜소의 선혈로 붉게 물들었는데, 난이 끝난 뒤 근시들이 의복을 빨려 하자 혜제는 혜소가 흘린 충의의 피다. 씻어 없애지 마라.”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진서(晉書) 충의전(忠義傳)〉》에 나온다.

이 고사성어의 쓰임새 예를 보자면 이러하다.

그는 시낭송에 남다른 애착과 재능을 갖고 있기에 이번 시낭송 대회에서 금상을 받았으며 낭송계에서 학립계군이라고 인정을 받았다.”

-고사성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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