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포문학’ 4행시 심사위원장 성해동

발기자와 심사위원들의 4행시
동포문학 사행시 후기

행시가 원래 가진 뜻은 행으로 이루어진 시문학을 말합니다. 주어진 단어의 각 음절을 운(韻), 정확히는 맨 첫 글자인 두운(頭韻)으로 삼아 각 행(行, 줄)의 시문학을 짓는 것입니다. 보통은 세 글자로 된 삼행시가 대부분이고 사행시, 오행시 정도가 있습니다.

좋은 시는 일반적으로, 상투적인 표현에서 벗어나 ‘낯설게 하기’와 ‘침묵의 여백’ 이 있고, 독자가 스스로 깨닫게 하는 시이고, 독창적인 이미지와 새로운 인식으로 쓴 시어야 하고, 설명이 아닌 함축과 은유가 베어 있어야 하고, 정서의 표현이(설명) 아닌 느낌이 감동을 일으키고, 의미가 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말합니다. 행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에 맞춰 풀어나가기에 급급해서는 시의 본질을 벗어나 상황을 설명하는 압축 글이 되고 맙니다. 운율에 따른 낱말 맞추기 설명이어서는 좋은 행시가 될 수 없습니다. 시의 옷을 빌려 입은 퍼즐일 뿐입니다.   지난 12월 18일부터 12월 25일까지 8일간 재한동포문인협회는 ‘동포문학’ 시제로 4행시 짓기 릴레이를 펼쳤습니다.   협회 권명호 선생님이 발기한 이번 릴레이에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짧은 기간 이었지만 무려 43분의 옥고 93수가 올라왔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귀중한 시간을 내서 저마다의 진정성으로 개성이 뚜렷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 높은 사행시를 보내주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협회와 ‘동포문학’에 대한 회원님들의 깊은 사랑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의 옥고를 보면서 시에 대한 탄탄한 내공을, 그리고 우리 문협 시문학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가 있어서 내심 뿌듯하였습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이번 시평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작품 선정의 공정성을 기리기 위해서 발기인 권명호 선생님과 신현산, 박수산, 성해동 등 심사위원, 김경애 공동회장 등 다섯 분의 작품은 이번 심사평에서 제외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행시를 쓸 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1. 꼭 운을 사용하여야 시가 살아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접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운을 그대로 사용하면 행시의 긴장을 떨어뜨린다. 시제와 운이 상응해야 한다. 시제 따로 운 따로 별개여서는 주제가 살아나지 않는다.   2. 조사나 접미사를 운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운을 맞추기 위해 자연스러운 문장의 흐름을 끊고 나눠서 다음 자를 운으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3. 될 수 있으면 운에 맞는 정서를 표현해야 하며 주제, 시제, 운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여야 한다.   4. 직접적인 언술을 삼가고 문학적인 표현으로 에둘러서 말해야 시가 된다. 이를 위해 가능하면 기승전결에 맞춰 씀이 바람직하다.   5. 어려운 한자어 사용을 삼가고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 저는 위와 같은 기본 요구에 추가적으로 우리 ‘동포문학’이 갖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얼마나 잘 표현하였는지를 가장 중점적인 심사기준으로 작품을 살펴보았습니다.   심사숙고 끝에 우리가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 은상작: 박영진   동-동트는 동쪽나라 내 고국 사랑스러운 대한민국
포-포용과 사랑으로 반겨주네 재한동포문인협회
문-문화예술 꽃피우는 우리는 자랑 찬 중국 조선족
학-학문의 금자탑 위 반짝이는 별 하나 동포문학
  선정이유: 한정된 시어 속에 시제와 주제가 유기적인 조화를 이뤘다.   # 동상작: 김철하   동-동해바다 건너 고국땅에서 서로만나 겨려의 숨결로 하나둘 이어가고
포-포근한 인정미로 마음 나누니 고향의 따뜻한 정 넘쳐 흐르네
문-문명한 세상 함께 만들어 가면서 이상의 날개를 활짝 펼치어 가고
학-학습엔 노소가 따로 없으니 서로서로 배워가며 함께 갑시다

선정이유: 산문적인 느낌이 조금 아쉬웠지만 기승전결로 동포문학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뚜렷하였다.

  이외, 장려상 3수를 뽑아 장려하기로 하였습니다. 심사평은 생략합니다.   장려상 / 방예금   -동이 트노라 포-포물선을 긋는 일출 장관이어라
문-문신을 한 하늘이 경이롭구나
학-학이 계군에 군림이요, 군계일학(鹤立鸡群) 동포문학이어라

장려상 / 차동국   동-동쪽 나라 나의 고국
포-포옹했던 잠재의식
문-문필에 찍어 발산하니
학-학도들의 마음 활짝 열렸네.
  장려상/김재연   동-동해 바다에 아침해가 솟아 오른다
포-포말 날리며 천군만마 달리는 파도소리
문-문들을 열어라 줄기차게 나가자
학-학해무애(学海无涯) 고지 향해 힘껏 달리자

한가지 정말 아쉬운 부분은, 심사위원들은 이번에 군계일학(鹤立鸡群)의 작품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여러모로 미흡한 부분이 보여 전반적으로 우리의 행시 짓는 수준을 좀더 업그레이드 할 필요성을 느껴 여백의 美로 이번에는 대상과 금상을 남겨 두었습니다. 대상과 금상은 이번에 참여를 한 회원 모든 분들에게 드린다는 마음으로 심사평을 마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행시 경연을 자주 펼쳐 우리 모두가 진정 대상에 걸맞는 삶과 문학을 가꾸어 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으로 제가 심사위원의 일원으로 금번 시평을 하게 되어 너무나 황송하면서도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장 : 성해동
  심사위원 : 신현산, 박수산 2019. 12. 31  
아래는 발기자와 심사위원들의 작품이다. [편집자 주]     1) ‘동포문학 4행시 릴레이’ 발기자 권명호 시   동-동해의 검푸른 수평선에 힘차게 떠오르는 불타는 새 희망
포-포근하고 정다운 우리 동포 사랑의 쉼터
문-문학창작의 뜨거운 숨결들이 하나로 이어진
학-학자의 정열로 쌓아 올린 금자탑 동포문학이어라
  2) 심사위원 신현산 시   동/동방의 등불이라 일컫는 이 있었으나
人稱東方之燈火
포/포효하던 5천년이 잠들날을 잊었구려
泡哮千載未平安
문/문산에 한몸 들여 남북을 둘러보니
身入汶山望南北
학/학춤은 볼수없고 철책 녹만 짙어가네
  3) 심사위원 박수산 시   동-동소 남북에서 모여
포-포용과 헌신, 그리고 개척하는 마음으로 하나로 뭉쳐
문-문학의 길을 개척하니
학-학술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넘치네.
  4) 동포문학 4행시 릴레이’ 심사위원장 성해동 시   #1 동-동포문학은
포-포도 열매로 영그는 문인들이
문-문학과 삶의 본질을 찾아
학-학의 날개를 파닥이는 디아스포라 문학
  #2 동-동포문학은
포-포용과 배려의 햇살 아래
문-문명과 문화의 물결 위에
학-학다리 서는 디아스포라 문학
  #3
동-동박새 겨우내 동백나무에서 포도동
포-포기할 수 없는 신념으로 뭉친 동포
문-문전옥답으로 가꾸는 재한조선족 인문
학-학으로 날아오르는 디아스포라 문학
  #4 동-동박새가 겨우내 동백나무에 군불을 지펴
포-포말의 한을 바닷바람 붓으로 적어봅니다
문-문전옥답으로 가꾸는 동포사회 삶의 현장
학-학 뜀 하며 페이지 사이를 겅정겅정 뛰논다
    [소감/권명호]동포문학 사행시 후기   재한조선족작가협회의 탄생과 장경률 김경애의 새로운 회장단의 출범 그리고 동포문학9호의 출간이 [동포문학] 사행시 릴레이를 발기한 저의 동기입니다.   [동포문학] 사행시 릴레이를 통해 새해의 붉은 해와 더불어 힘차게 떠오르는 새희망 재한조선족작가협회의 탄생을 축하하고 새회장단의 출범을 홍호하며 동포문학이 우리 민족 문화의 흐름 속에서의위치 그 가치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자리매김함으로서 우리 문협가족의 단결된 문학 창작의 재능을 발휘해 해외동포중에 조선족의 명예를 지키고자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입니다.   문협 가족 여러분이 타향의 고달픈 일상에서도 새회장단의 전적 지지하에 적극적으로 많이 참여해주셔서 삶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긴 주옥같은 시로 동포문학의 위상을 높이였고 포근하고 정다운 재한문협이란 사랑의 집에서 문학창작의 불타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2020년 새해의 삶의 숨결이 흐르는 더 좋고 더 많는 문학창작의 뜨거운 불씨를 살려주신 선수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해외 독자들이 평가한 것처럼"동포문학 사행시는 백화가 만발하는 싱싱한 향수의 시의 바다였고 재한문협 시인들 짱이다 "라는 소감이 감탄으로 이해가 됩니다.

한 수 한 수의 짧은 시구 속에 시인의 밝은 마음과 선비의 예리한 눈빛으로 수 놓은 화려한 꽃무늬가 너무나도 선명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다만 단순한 문자따라 쓴 사행시의 시향이 얼마나 좋을지라도 특정 사행시 동포문학은 그 시의 깊은 곳에 새로 탄생한 새 이사진에 대한 축하와 동포의 우정, 그리고 한마음으로 뭉친 문협인들이 받들어 올린 별 하나 '동포문학'이 보인다면 그 시는 뜻 깊은 미와 향이 흐르는 화려한 꽃으로 역사의 한 페지로 남을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동포문학] 사행시 릴레이에 적극 참여해주신 변창렬,김태권,박춘혁,허경수,리복자,김철하,신명금,김홍남,김미선,최미영,윤효덕,남태일,길송월,송경옥,등44명의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행복과 영광이 함께하는 새해에 성공의 꿈을 이루기 바랍니다!   문협 가족 여러분 밝아 오는 새해에 건강하시고 행복과 행운이 함께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꼭 소망을 이루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9,12,29
권명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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