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영진

[서울=동북아신문] 2020 경자년 쥐띠해, 새해의 벽두부터 지구촌은 쥐 같은 신종코로나19의 공격을 받아 역병대란의 공포로 떨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19 감염증으로 지구촌은 또다시 전염병의 대 폭풍을 맞고 있다. 신종코로나19는 국민들의 심리공포로 변하여 우리들의 일상을 완전히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박영진 : yongzhenpiao@naver.com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수필/수기 수십 편 발표. 수상 다수.

지구촌 대재앙, 인간 생명이 한순간에 넘어가는 천지의 대 환란(患亂), 어떤 종교나 가치, 시비, 선악, 도덕이나 인간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자연의 대 재난이다. 그토록 참혹한 쓰나미나 대지진, 그리고 대 화산의 폭발과 허리케인 못지않게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병란이다. 민란이나 군란, 그리고 폭란이나 전란은 피하면 되는데 피할 수 없는 난이 역병이다. 그래서 역병이 난중에서도 제일 무서운 난이라고 했다.

지금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건강 위협은 조류 인플루엔자인데 바이러스의 변종이 지금도 무섭게 이뤄지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간에서 인간으로 전이될 힘을 얻어 인간 독감을 야기하는 것은 오직 시간문제일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조류 인플루엔자가 풍토병으로 정착하면 향후 15천만 명까지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무엇보다도 조류 인플루엔자 전염을 막을 대책이 충분히 세워져 있지 못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해인 19188월에서 10월 사이에 조류독감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유행성독감(일명 스페인독감)으로 교전중 전사자수보다 많은 4천만 명(1억까지도 주장)이상이 사망하였다. 1958년과 1968년에 발병한 독감은 합쳐서 무려 3백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고 2003년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발생한 사스(사스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800명 사망자와 6백억 달러의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었다.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제1차 세계대전을 끝나게 한 스페인독감과 유전자염기서열이 매우 유사한,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으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었다.

이번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은 사스와 80퍼센트 이상 유사한데 사스보다도 엄청나게 더욱 치명적이라고 한다. 우연인지 아니면 필연인지 딱히 알 수는 없어도 이번 신종코로나19가 공교롭게도 인류역사상 최악의 역병- 최대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발생 100주년 즈음에 발생하여 사람들에게 더욱 불길하고 더욱 우려스러운 느낌을 안겨준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유명한 속담이 있는데 요즈음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바다도 흐리고 지구촌도 완전히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밉살스런 미꾸라지 같은 신종코로나19 역병광란의 질주를 그저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나는 우리가 사는 인류사회의 미래가 무척 걱정되고 우려스러웠다. 상생을 한사코 외면하고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인류에 대한 대자연의 엄중한 경고라고 생각된다.

요즘 신종코로나19의 우려와 공포가 세상을 뒤덮고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뜸해져서 모든 거리가 완전히 활력을 잃어버렸다. 죽은 듯이 조용한 삭막한 거리를 거닐다보니 머릿속에 저절로 중국 당나라 때 유명한 시인 유종원(773~819)의 당시-강설(江雪)이 떠오른다.

많고 많은 산에는 새들의 날개 짓도 끊기고
많고 많은 골목길에는 사람발자취조차 사라졌는데
외로운 조각배에 삿갓 쓴 늙은이만이
눈발 내리는 차가운 강물에 홀로 낚싯대를 드리웠네.

신종코로나19의 우려로 모두가 죽음의 공포에 잠겨 전전긍긍하며 외출과 외부인과의 접촉도 꺼려하는데 광화문광장에서는 한심하게도 매일과 같이 선거운동을 부추기는 마스크집회가 열려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도대체 선거유세가 무엇인지 정권교체가 무엇인지 국민들의 생명안전과 신체건강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정치에만 이용하려는 비정한 집단의 유세와 집회가 강행되고 있다. 더군다나 모모 종교인들도 거리에 나와서 자기가 모시는 "하느님"에 대해서도 막말을 하고, 또 국민들이 선출한 대한민국 대통령도 마음에 안 든다고 탄핵을 주장하며 집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한심한 세상을 보며 나는 한국의 소위 '민주주의'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요즘처럼 신종코로나19의 우려 때문에 나라전체가 초비상 사태에 처했을 때는, 너도나도 앞장서 정부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따라주어야 진정한 애국자라고 말할 수 있다. 입들이 살아서 말로만 애국자라고 떠들어대면서 실제로는 나라를 시끄럽게만 하고 저들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나 불온한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의 방역사업을 방해하는 사람이나 단체와 조직들은 애국적 국민들과 무서운 하늘의 저주를 받게 될 것이요, 결국에는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남 잡이가 제 잡이로 되어 오히려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게 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어쩐지 한심한 언론의 '홍보'로 몸보다도 마음으로 더 빨리 전파되는 것 같았다. 일부 야비하고 비열하고 속된 정치언론인들을 대변하고 있는, 바르지 못한 보도태도와 자세, 그리고 가짜뉴스 살포와 허위보도는 신종코로나19의 우려를 더욱 키워만 주었다. 심보가 고약한 일부 기자들이 그런 열정으로, 행복바이러스를 퍼뜨려주는 양심 있는 애국적기자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행복바이러스야 멀리멀리 퍼져라,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행복바이러스 사랑바이러스 빨리빨리 퍼져라, 중국 땅 내 고향으로, 행복바이러스 희망바이러스 많이많이 퍼져라, 후베이성 우한으로!                                                                                                    

2020년  2월  9일, 김제에서.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