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동근 칼럼

2006년 12월 31일, 나는 서울 재한조선족연합회 망년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정말 명절의 분위기었다. 많은 남성분들이 양복에 넥타이, 여성분들은 드레스까지 입고 왔었다. 30-40 명의 재한조선족연합회의 골간분자들이 모인 년 총회어선지, 일년간의 오가는 얘기들은 옆에서 들어도 흥이 났다. 

 

몇 년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있으니, 만난사람들은 술기운에 어깨도 툭툭 치고, 고향말투로 친구의 정을 나누는 것이 자못 부려웠다. 저도 모르게 만약 유학생들과 같이 한 100명-200명의 동포들이 모여서 송년회를 했다면 그 분위기는 더 좋았을 것인데, 생각되었다.

 

먹자판이 끝내자, 노년회회관으로 춤판으로 갔다. 사실 이번에 총연회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40-70대까지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단체조직 적극분자들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분들은 88년도부터 한국에 체류한 분들도 있고, 이제 금방 한국에 도착한 분들도 있었다

 

농촌에서 땅만 파는 사람도 있고, 교편을 잡은 분들도 있고, 공장에서 일한 분들도 있고, 정부에서 퇴직한 간부들도 있었다. 하여튼 현재 그들은 하나의 처지이다. 그것이 바로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단체임원들을 보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났다. 자기도 모르게 부끄러워지기 시작하였다.  문화대혁명의 세례를 거친 세대여서 인지, 봉화처럼 타 오르고 있는 열정과 순수함은 60넘은 청춘을 망각할 정도로 춤판을 가꾸어 가고 있었다. 나도 왜서인지 그런 흥이 찾을 수 없었다. 아직 반 70도 안된 나이인데앉아나 서나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분위기로 자기절로 민망스러워 보였다.

 

그분들은 내년에도 유학생단체와 같이 좋은 일을 많이 하자고 말하고 있다. 작년에 상해에 갔을 때, 한국돈으로 200만원을 가난한 대학생어머니한테 지원하여 하숙집을 운영하는데 성사시켰고,그리고 신용합작사를 다시 복귀시켜 한국에 들어오는 조선족동포들이 좀더 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니, 한국에는 3.1만세 운동이 있는데 우리 연변에서 자랑찬 3.13만세운동을 기념하는 합창단을 조직하여, 조선족들의 항일과 독립을 기념하여, 우리들의 주체성을 명확히 하기,정말 뜨거운 얘기들이 솟아나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우리가 너무나 갇혀 사는 듯하였다. 우리의 젊음은 죽어가고 있는가?바쁘기는 똑 같지만, 우리는 바쁨이란 핑계로, 사회적관심과 사회적 이상은 사라져 가고 있다. 명년에는 꼭 졸업논문을 써야지. 명년에는 꼭 영어를 어떻게 잘 해야지24시간의 80%라도 어디어디 투자하여야지.과연 그 사이에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잃어가고 있는가?

 

과연 잃어가고 있는 것들은 되찾을 수 있는가? 그분들은 한국에서 일주일에 하루 밖에 쉬지 않는 귀중한 시간에 모여서 사회적이상을 꿈꾸고 실현하여 가고 있다. 그분들은 자신들의 개인인권과 사회적이상을 맞춰갈 수 있었고, 때로는 농성을 벌려 굶주림과 피의 결실로 자신들을 지켜갔다. 과연 우리는 무엇인가? 때로는 공부만 많이한, 약간 지식귀족티 흉내를 내며 인생으로 끝마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2007년, 새해가 솟아오라고 있다. 한중우호의 년, 황금돼지의 해, 한국에 있는 조선족동포들은 이제는 잘살아 보자는 이념을 초월하여 재미나게 살아보자 는 모습들이 그들의 패션에서, 그들의 환한 웃음에서 엿보이였다. 보다 더 좋은 조선족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 유학생들도 젊음의 열정과 순수함으로 사회적 이상도 동시에 실현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예동근: 현재 고려대박사과정

            재한유학생네트워크 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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