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2003-12-11

혈혈단신 탈북한 20대 여성이 백혈병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1일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국경을 넘어 탈북한 김모(21)씨는 백혈병 판정을 받고 현재 경기도 안성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골수 이식을 위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증자 골수채취비 750만원과 항암치료비 1천여만원 등 총 5천여만원의 수술비가 필요하지만 탈북자로 의료급여 1급 수급자인 김씨가 받을 수 있는 보험혜택은 2천만원에 불과하다.

함북에서 자란 김씨의 어머니는 김씨를 낳은 직후 숨졌고, 김씨는 아버지와 재혼한 새 어머니와 불화를 견디다 못해 탈북했다.

김씨는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졸업 뒤 주택건설사업소 노동자로 일하는 동안 몸이 허약해 근무도 제대로 못했다. 고등중학교에 다닐 때는 병원에 입원도 했지만 병명을 알 수 없어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한 게 병을 키웠다.

김씨는 탈북 뒤 중국에 머물며 두통과 가슴 통증에 시달리다 병원 진찰 결과 "백혈병 가능성이 높다"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지난 9월 김씨가 중국 동포의 도움으로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 영사부에 들어왔을 때 영사부는 김씨가 몸 조차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쇠약한 것을 알고 제3국을 거치지 않고 곧장 국내로 송환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320만원의 성금을 걷었지만 치료비가 많이 부족하다"며 "어렸을 때부터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몸이 약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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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1 15: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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