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국인교회 최황규 목사>

귀환이란 말에는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끌려갔다 탈출을 하거나 자연스런 환경변화로 인해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고대 이스라엘 민족은 바벨론대제국의 포로가 되어 끌려가 노예처럼 생활을 했다. 그러다 다른 민족에게 포용적인 황제가 바벨론에 등장하자 이스라엘 민족의 귀환을 허용했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간 경험들이 있다. 당나라와 고구려가 전쟁을 해 고구려가 패했다. 그때 당나라는 약 20만 명의 고구려인을 중국대륙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반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여기저기 흩어져 살게 했다.


중국대륙에 몽고제국이 들어서고 한반도가 몽고군에 의해 점령되자 많은 조선사람들이 몽고군에 끌려 대륙으로 갔다. 임진왜란으로 알려진 일본의 한반도침략이 있었다. 일본군은 신식 조총을 앞세워 한반도를 파죽지세로 점령했다. 이때 조선사람들이 일본으로 많이 끌려갔다. 그 후 중국의 청나라가 한반도에 쳐들어와 조선 왕이 청나라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항복을 했다. 이때도 많은 조선사람들이 청나라로 끌려갔다. 그 후 몇 백 년이 지나 일본에 의해 한반도가 식민지가 되었고 많은 조선사람들이 만주로 끌려갔다. 소위 개척식민단이라는 이름으로. 또 항일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망명을 갔다. 200만 조선족과 50만 고려인 70만 재일교포와 사할린 동포들이 그렇다. 또 미국으로 망명간 동포들이 그렇다.


5천년 역사 가운데 손에 끈이 묶여 눈물을 흘리며 고향땅을 떠났던 적이 대체로 다섯 번이다. 아는가? 이 민족적 설움을!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역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분명하고 명백한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은 한반도를 점령하고 한반도에 사는 조선민족을 유린한 나라다.


최근 북조선의 김계관 부상이 미국을 방문해 키신저 前(전)국무부 장관을 만났다. 김계관 부상이 물었다. “미국은 북조선에 전략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이 말은 무슨 말인가? 그러면서 김계관은 민감하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를 꿰뚫는 말을 했다. “중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우리 조선민족에게 큰 고통을 주고 점령을 한 나라다.”고.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 만주로 갔던 동포들이 이제 거의 100년이 되어 고국으로 귀환하고 있다. 수 만 명이 돌아왔다. 귀환동포들에게 가장 필요한 의식은 무엇일까? 나는 역사의식이라고 생각한다. 민족사 5천년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민족이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를 분명히 인식하는 역사의식이다.


우리 민족은 ‘네 마리 코끼리 사이에 낀’ 처지다.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이 네 마리 코끼리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운명이다.


귀환동포들의 사명은 무엇인가? 다시는 민족의 비극을 당하지 말자는 결의다. 아울러 민족의 생존과 활로를 위하여 모든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그리고 새로운 나라, 힘 있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앞장서는 일이다. 우리 민족은 죽기를 각오하고 하나가 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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