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현장의 목소리- 최민 칼럼>

미국 버지니아의 32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사건에 중국도 크게 놀랐다. 이 참사 직후 미국 시카고 타임스 등에서 사건의 용의자는 중국인이란 오보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긴장한 중미관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대변인은 “중국인민과 정부는 사상자의 가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는 발 빠른 행동을 보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1991년 4명이 살해된 미국 아이오와대학 총기난사 사건이 중국계 학생 루강에 의해 저질러진 상처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범인은 한국계 조승희씨였다. 중국은 대뜸 오보의 언론사를 힐난하였다.
어찌되었던 간에 세계의 선진 문명국이란 미국은 총기 참사로 하여 골머리를 알고 있다. 미 의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의하면 한 해 동안 권총에 맞아 사망한 각국별 통계가 있는데, 뉴질랜드 2명, 일본 15명, 독일 213명, 그리고 미국은 9,390명이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한다. 미국의 총기에 의해 살해된 살인사건이 다른 흉기에 의한 살인사건의 2배에 달한다. 미국은 총기 소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나라이다. 그러므로 인구 3억 명의 미국인에 2억 5000만정의 총기가 보급되어있다 한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소형총기 3자루 가운데 한 자루는 미국에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총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나라이다. 조승희씨도 사건 5주전 ‘단정한’ 대학생의 모습으로 마을 총포상에서 571달러를 내고 쉽게 권총과 탄약을 구입했다고 한다.  
미국 각지에서 총기소지 반대목소리는 일어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그것은 첫째 미국의 헌법에 총기소지 허용이 굳어져있다. 연방수정헌법 제 2조에는 “규율 있는 민병대는 자유국가의 안전보장에 필요하므로, 국민이 무기를 소지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 짖고 있다.  둘째는 미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에 기인된다. 미국의 독립전쟁과 서부개척을 거치는 제반 건국과정에 총기소유의 가치관이 미국의 독특한 문화로 굳어져왔다. 셋째는 미국인의 개인주의 의식이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경찰이 아니라 나 자신”이란 자위사상으로 만연돼있다. 밤중에 남의 집에 마음대로 들어가다 총에 맞아도(뒷면에) 해볼 곳이 없는 곳이 미국이다.
다음 묵과할 수 없는 것은 총기제조상들과 총기소지 지지론자들의 막강한 로비이다. 미국 총기협회(NRA)는 1년에 1억 달러의 로비자금을 정치권에 뿌리는 워싱턴 최대의 큰손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총기소지인협회(GOA)도 목소리를 높이는데 이번의 버지니아 참상에서도 대학 캠퍼스에 총기소지가 허용되지 않아 방어의 문제라면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까지도 총기를 가질 것을 부추기고 있다. 기이하게도 미국은 총기살인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총기 판매가 배로 급증한다고 한다.  
결국은 정치와 돈의 싸움이지만 녹아나는 것은 무고한 생명이다. 지금 미국의 총기소재 반대 여론이 급물살을 타지만 이연히 기득권층에서는 정신질환자, 불법체류자 총기불가, 총기사용 제한 등 총기소지의 규제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맴돌고 있다. 미국국민이 언제가면 총기의 위협이 없이 자유로이 마음 놓고 살겠는지? 현재까지 여러 명의 현직 대통령이 총탄에 쓰러졌고 또 어린 청소년을 포함한 수많은 무고한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지만 총기소지논쟁은 의연히 오리무중이다. 이는 고도의 문명과 자유를 누리는, 발달한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미국이 안고 있는 고질병이며 또한 뽑기 어려운 악재의 씨앗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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