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03-12-30

불교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천도교 등 각 종교의 지도자들은 2004년 새해 메시지를 발표했다.

자기만 살겠다는 집착 버립시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
선가에서는 “세계는 한 떨기 꽃”(世界一花)이라고 말합니다. 온 인류가 한 몸으로 연결된, 공생해야 할 가족임을 뜻하는 말입니다. 국가와 민족, 이념의 갈등을 극복하고 인류 모두가 공동운명체임을 자각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부패와 빈부격차, 사회적 차별이 해소되는 전환점을 맞이하기를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선 자기만 살겠다는 집착과 욕망을 버리고 무아의 가르침을 되새겨 실천해야 합니다.



성실한 자기개혁에 충실합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순권 회장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수많은 일들을 긍정적이고 바르게 세워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앞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중국동포 문제, 팽팽한 긴장을 이루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 생태보전과 개발의 문제, 정치권의 개혁 등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 과제들은 엄격한 자기반성과 성실한 자기개혁의 원칙에 충실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자신이 평화의 도구 되도록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지 말고 공동선의 증진을 위해 꾸준히 선을 베풀고 가정과 교회, 사회와 세상이 더욱 평화로워질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이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서로서로 보은감사하는 마음을
원불교 좌산 이광정 종법사
평화란 내 마음속 상극을 녹여 상생으로 화하는 마음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요, 서로서로 보은감사하는 마음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깊이 깨달아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기를 축원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대표회장
어렵고 암울한 상황 속에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세상의 변화와 개혁의 중심에 서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해야 합니다.



미·중을 도의적으로 가르쳐줘야
천도교 김철 교령
평화 애호와 인내천 사상을 바탕으로 미국이나 중국을 도의적으로 지도해 나가고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아울러 가도화순(家道和順)하고 만사여의(萬事如意)되기를 기원합니다.



진실과 정의를 바로세우기를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
상극과 원한의 갈등을 넘어, 해원(解寃), 상생(相生), 보은(報恩),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도심(道心)이 온누리에 꽃피기를 축원합니다.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워, 상생문명의 기틀을 다지기를 축원합니다.



이웃을 위하는 넓은 마음으로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장 이운산 스님
나 자신과 우리라는 집단만을 생각하지 말고 남과 이웃과 국가사회를 위하는 넓은 마음과 올바른 생각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동체대비의 세상을 만들어 나갑시다.



독선의 어둠을 버립시다
대한불교 천태종 김도용 종정
새로운 마음의 눈을 열고 새해를 맞이합시다. 집착과 대립, 독선의 어둠을 버리고 지혜의 빛으로 이웃을 봅시다. 나의 네가 아닌, 너의 나를 보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우리 주위에 가득합니다.



자비와 이타정신을 발휘합시다
진각종 혜일 총인
대중과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이해관계를 부처님의 자비사상과 보살의 이타정신을 발휘하여 원만하게 조절하고 또한 원융과 회통정신을 실천하여 갈등과 대립, 다툼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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