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2004-1-2

중국 당국이 한국 답사단의 고구려 유적 접근을 원천 봉쇄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이 자국내 고구려 유산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한 이후 한국 답 사단으로는 최초로 지난해 12월27부터 30일까지 4일간 중국의 지린(吉林)성과 랴오 닝(遼寧)성을 답사한 고구려연구회 서길수 회장은 "중국 정부가 고구려 유적에 대한 접근을 차단해 답사를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고 2일 밝혔다.

서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랴오닝성의 오녀산성과 백암성은 랴오닝 성장이 직접 지시해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지린성의 광개토대왕릉비와 장수왕 릉, 태왕릉은 앞에서 보기만 했고, 국내성은 그나마 버스속에서 보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가는 곳곳마다 공안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광개토대왕릉비 앞에는 군견 4마리와 경찰 4명이 24시간 교대로 경비하고 있었다"면서 "사진 촬영도 허용됐던 유적 출입이 금지된 것은 물론이고, 일반에게 공개된 집안 박물관 입장조 차 금지당했다"며 삼엄한 경비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박물관의 경우 12월25일부로 구멍이 뚤려서 다시 정리한다 는 등의 변명 을 댔지만, 전날까지 중국인이 관람했다는 점에서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지적하 며 "현지 인맥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성급에서 내려온 지시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모두가 유적에 대한 접근을 통제당하는지, 이번 답사팀만 예외적 인 것이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중국측이 6월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해 놓고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것 같다"면서 긴장 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kyunghee@yna.co.kr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