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2004-1-12

외국인 전문의들이 선진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 국을 찾아 여러달 동안 병원에서 숙식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인도에서 온 정형외과 전문의 모하메드 샤피(Mohamed Shafi.30) 씨와 조선족 동포 안과 전문의 박정훈(43)씨로 현재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에서 연수 중이다.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Chennai)시에서 온 샤피씨는 인도 교육병원에서 지도 전문의로 근무하던 중 외국의 선진의료기술을 배우기로 결심, 대전성모병원 정형외 과 김원유 교수의 "고관절(엉덩이뼈)수술" 관련 논문을 읽은 뒤 지난해 10월 연수를 자원했다.

샤피씨는 "임신 5개월 된 아내를 혼자 두고 낯선 땅에 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며 "의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의사가 되고 싶었고, 의사가 되고 난 뒤 에는 더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입국 동기를 밝혔다.

샤피씨는 이 병원에서 6개월간 연수를 마친 뒤 호주, 싱가포르, 태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의 유명 병원에서 4년간 더 연수한 뒤 귀국, 모교인 마히대학(Ma he Un iv.

)병원에서 최첨단 의술을 펼칠 계획이다.

한편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 내 도문시에서 온 박씨도 지난 20년 동안 도문시의원(시립병원)에서 안과 전문의로 재직하던 중 "백내장 수술"을 배우기위해 지난해 11월 말 한국에 왔다.

박씨는 "성모병원 안과 의료진이 2002년 초부터 5차례에 걸쳐 우리 병원을 방문 해 조선족 동포 78명에게 개안수술을 해줬다"며 "그동안 백내장 환자는 의료장비와 기술 부족으로 모두 큰 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성모병원측이 도문시의원에 백내장 수술 장비 등 안과관련 장비 일 체를 기증해 준 덕택에 기술만 배우면 환자들을 직접 수술할 수 있게 됐다"며 "1년 동안 열심히 배워 조선족 동포들의 눈을 뜨게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 외국인 전문의들은 국내 의료법상 단독으로 진료 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 에 한국인 의사들이 수술할 때 조수로 참여하며 오전 7시 30분 의국 회의를 시작으 로 오후 6시까지 모든 일과를 한국인 의사들과 함께 한다.

샤피씨와 박씨는 "처음에는 음식이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 생활이 정말 즐겁다"며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 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에 흠뻑 빠졌다"고 말했다.

/성혜미기자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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