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들은 목소리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목소리가 높다함은 그만큼 흥분지수가 높다는 것을 의미 하기도 한다. 특히 나처럼 중국 대륙성 기후에다 조금 더 가미한 북쪽지방 태생에게는 피면하지 못할 지리적 특성이 하사한 태생병 이기도 하다. 이런것은 나 하나로 족하고 끝날 문제라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왕왕 개인의 사유와는 상관없이 전반적인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은 어쩔수없는것 같다.


한국에서 많이 들어본 속담중에 "호떡집에 불났냐?" 이말이다. 난 처음에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호떡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고 왜 "불이 났냐" 하는 뜻을 뒤끝에다 덧붙일까 의하했지만 결국엔 목소리 높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웅성 시끄럽게 하는 것을 비유한 표현 방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한국에 처음으로 건너와 정착하며 살아가던 화교들의 상업적 수단으로 여러가지 장사를 한 중에 사람들이 오가는 주변 도로에서 호떡을 구워파는일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장소만은 유별나게 조용한 날이 빌새가 없었다고 한다.매일 이다싶이 싸움을 하는 듯한 목소리로 주변을 떠들석하고 주위를 시끄럽게 하다보니 중국화교들이 장사하는 곳엔 언제나 다반사의 말 시비가 끊길 사이 없는 듯 하게 비추어져 이런말이 유행어처럼 나와 지금의 중국 동포들 한테도 은연중간에 따라붙게되였던 것이다.


사실 한두마디 안팎에 싸움을 걸어가는 태세인것 마냥 자주 오버한다는 느낌을 상대방에게 줄때만큼 당혹한 것은 없다. 실제 그렇지 않은 마음을 표현한 것인데 받아들이는 쪽에서 목소리가 크고 거칠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어 전투적인 방어태세로 나오면 난감하기는 그지없다. 그러니 목소리가 큰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처음엔 강세로 나오는 듯 해 보이지만 결국엔 조용한 부드러움의 기교에 한풀 꺽기여 들어가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의 동포들은 말하는 어순이 상당히 부드럽다. 남여를 막론하고 살살 녹아내리는 듯한 톤에 난 사실 징글맛다고 생각을 하였으나 점차적으로 한국적 말 기법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투박하고도 억센 인상의 연변말보다는 그래도 토속적인 문법과 말투를 상당히 많이 배울려고 노력도 하지만 웬지 그것이 잘 안된다. 그렇다고 하여 연변말을 흉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 재한동포들도 고국에 머물러 있는 시간에라도 부드럼의 기교를 습득하여 어디서나 인정받는 동포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재한동포들이 한국적 시각의 문법을 익히고 이에 맞추어 배우라고 하면 상당히 거부감을 가져올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사람과의 대화에서 제일 중요포인트는 대화를 전개하는 목소리에서부터 발빠른 긍정감과,상반되는 거부감을 보여주기에 될수록이면 친근감을 가져다 주는 순화된 어순을 우리식으로 맞게 끔 배워 한-중 언어의 불가피한 언어의 벽을 허물어 버라는 것도 재한동포들의 몫이라고 보기에..




2004년 2월 16일 서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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