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래가 창호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집에 돌아갈거죠? 아주머니가 기다릴텐데...>>

창호는 나래가 묻는 의미를 잘알고있었다.

<<안가도 돼. 우린 서로를 관계하지 않도록 되였으니까.>>

<<그렇다고 외박을 해도 돼요?>>

창호는 씁쓸하게 웃었다.

<<근심 마. 와이프가 찾아와 나래 머리채를 잡아뜯지는 않을테니까.>>

나래가 수줍게 창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구요, 저때문에 오빠가 괴롭힘을 당하는게 싫어요. 한국 같으면 큰일나죠.>>

<<여긴 중국이야. 그리고 너 근심할 일도 아니고. 그리고 나와 집사람은...>>

창호는 나와 집사람은 다만 모여서 살고있는, 부부의 관계는 이미 사라진지 오랜 사이라는것을 말하려다가 자신이 초라해지는것 같아 말을 돌렸다.

<<계약이 되여있지.>>

<<계약?...>>

<<그래, 서로 부부라는 계약이 되여있지.>>

나래는 창호의 말을 롱담으로 듣고있었다.

<<부부가 무슨 계약이죠? 롱담도...>>

창호는 롱담을 한것이 아니였다. 계약? 사실은 계약조차도 없었다. 그들은 다 자랐으니까, 어른이 되고 성적으로 발육이 되였으니까 결혼에 이른것뿐이였다.

창호가 밖에 주는 인상은 아주 가정적인 남자였고 창호를 알고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창호네 가정은 행복한 가정으로, 궁합이 맞는 커풀로 알고있었다. 안해 금화는 언제나 조용한 녀자였고 얼음같은데가 있었다. 얼음같다는데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그 차가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 있었다. 인물도 수수했고 처녀때에는 화장이라고는 하지 않다가 지금 화장을 하지만 언제나 적당했고 옷도 류행에 따르지는 않아도 촌스럽지 않게 적당히, 목소리는 낮지도 높지도 않게 적당히, 사람을 대함에 미소도 정색도 아니게 적당히...

창호의 안해 금화는 쇠로 된 공과 같았다. 모가 나지 않아 부드러움이 있었고 오래 쥐고있으면 따스해지는, 언제나 존재를 느낄수 있으나 다루기에는 무거워 부담스럽고 어디로 굴러갈지를 모르는 그런 둥그런 존재였다. 창호에게 있어서 가정은 하나의 아리숭한 존재였다. 매일 찾아서 들어가는 곳이고 그곳에는 어떠 녀자가 식사준비를 해주고, 필요하다면 거절없는 섹스가 이루어지는 곳, 그리고 딸애의 쨍알거림이 있는 곳, 그래서 삶을 느끼기도 하는 곳이였다.

카이란이 결혼한 후 따구쟈에서 떠난 창호는 중학교 때 가까이 지내던 동창의 집체호로 찾아갔다. 도시의 집으로 돌아갈수 없었던 창호에게 선택이란 있을수 없었다. 집체호에서 두해를 지나자 하나둘 집체로를 떠나기 시작했다. 군대를 가고, 도시 공장의 로동자로 뽑혀가고, 재수좋은 놈은 대학이나 중등전문학교에 추천이 되여 떠나고, 결국 집체호에는 창호와 비슷한, 가정성분이 지주로 되여있는 금화가 남았다. 수수하게 생긴데다 성분까지 지주였기에 누구도 금화에게 련애를 걸어오는 사람이 없었고 도시로 들어가는 추천을 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우파의 아들이였던 창호와 마찬가지로 금화는 이 사회가 저주가 필요할 때에만 기억되는 인간존재였다. 창호에게는 그래도 지식인가정의 교양이 있었고 총명이 있었지만 금화에게는 그런 교양이 있을수 없는것은 물론, 남보다 특별한 총명도 없는, 어디서나 만날수 있는 보통의 평범한 녀자였다.

집체호에 창호와 금화가 남자 십여명이 쓰던 큰 방 두개를 나누어쓰는것이 부담스러웠다. 그 큰 방을 덥히려면 땔나무가 엄청 들었고 두사람이 땔나무를 해서 부엌 두개를 먹이기에는 힘에 부쳤다. 결국 어느 겨울날 두사람은 가마목에서 한이불을 뒤집어썼고 젊음은 그들의 옷을 벗겨버렸다. 모택동이 죽고 <<4인방>>이 몰락하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도시의 공민으로 되였고 적당한 시기에 결혼식을 올리고 적당한 시기에 딸 미라가 태여났다. 그후 창호는 종업원대학의 야간생으로 학교를 다녔고 졸업증을 쥐자 남들이 썩 부러워하는 직업은 아니지만 체면만은 지킬만한 작은 신문사의 기자라는 직업을 잡게 되였다.

창호는 이런것들을 나래에게 이야기할수 없었다. 이야기를 해도 리해를 하지 못할것이고 아무리 해석해도 원인을 알수 없을것이였다.

<<자, 인젠 자자. 너도 먼길에 피로할텐데, 내가 먼저 씻을가?>>

나래가 수줍음을 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세요. 전 녀자니까...>>

창호의 눈에 나래의 모습이 예쁘게 보였다.

창호가 샤워를 하고 나오자 나래가 인차 욕실로 들어갔다. 물흐르는 소리가 기분이 좋았다. 성적인 환상에 잠기며 창호는 한국에서의 나래와의 만남을 회상해보았다. 그러나 그 모든 기억은 무연한 안개속에 잠긴듯 어렴풋하고 흑백사진건판처럼 색조가 없었다. 이상했다. 필경은 여러번의 만남이 있었고 성적인 관계가 있었던것이 아닌가...

나래가 욕실에서 나왔다. 함초롬히 물기를 머금은 모양이 금방 잡은 잉어처럼 싱싱했다. 창호가 팔을 벌렸다. 나래가 타올을 감은대로 창호의 품에 안겼다.

<<오빠, 나 정말 보고싶었던거야?>>>

<<물론이지.>>

<<거짓말. 와보니 오빠 인기 짱이더라?>>

창호는 나래를 품안에 꼭 안으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인기하고 나래 보고싶은게 무슨 련계가 있어? 바보야, 나 인기 좋은 남자 아니야.>>

나래가 응석이 섞인 눈을 들어 창호를 쳐다보았다.

<<아니야, 오빠 인기 좋아. 나 오빠 많이 좋아한다?...>>

창호는 나래의 가슴에 손을 가져갔다. 탄탄한 젖가슴이 만지웠다.

<<나도 나래가 좋아. 너 어린애같은데가 있어.>>

<<어린애같다구요? 저가? 오빠 나 스물일곱이야...>>

<<내 눈에는 그렇게 보여. 그렇게 순진한데가 보인단 말이다... 알았어? 바보야...>>

<<저가? 순진한데가?...>>

나래의 믿어지지 않는다는 눈길이였다.

<<왜? 거짓말같아? 나 진심으로 말하고있는거야...>>

창호는 말하면서 나래의 몸에 감긴 타올을 벗겨버렸다. 나래가 몸을 움츠리며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오빠, 불꺼. 싫어...>>

창호는 웃으며 벽등의 조명을 어둡게 조절해놓았다.

<<됐어? 왜 부끄럽니?>>

나래가 창호의 목을 끌어안고 머리를 끄덕였다.

<<오빠 속속 다 들여다보는게 싫어.>>

창호는 나래를 꼭 끌어안았다. 싱그러운 향기를 담은 나래의 몸이 매끌했다. 창호의 손이 계곡으로 흘러가자 나래가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떨었다.

<<왜 무서워?...>>

<<아, 아니, 나 오빠 너무 좋아. 오빠 애기 갖고싶어...>>

<<나래, 사랑해...>>

창호의 손이 부드럽게 나래의 몸을 터치해나갔다. 샘이 솟고있었다.

창호는 타고있는 나래의 몸에서 자기의 힘과 자신을 동시에 느꼈다. 나래의 얼굴이 아름답게만 보이고 자기를 받으려고 온몸을 활짝 열고있는 나래에게 고마움과, 그리고 누이와 같은 정을 느꼈다.

<<나래야, 너 너무너무 좋아...>>

<<오빠도, 오빠는 넘 멋진 남자야...>>

창호의 의식속에는 나래가 어느때인가 륜락의 길을 걸었댔다는 기억이 없었다. 처음의 만남은 이미 까마득한 과거로 망각속에 묻히고있었고 지금의 현실에 다가와있는 나래는 하나의 녀자, 서로를 깊이 리해하고 언제나 따스함을 만질수 있는 녀자가 되여있었다. 사랑한다는, 사랑하고싶다는 그런 마음과 격정이 솟구치고있었고 창호에게는 아직은 서투른, 방종과 타락에 자기를 맡기고싶다는 오욕의 물결이 소용돌이치고있는것을 창호는 보았다. 두개의 상반되는 모순된 마음가짐이 자석의 두 극처럼 하나가 되여 나래를 감격의 나락으로 힘있게 힘있게 끌어당기고있었다. 흥분의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창호는 소리를 질렀다.

<<나래! 넌 내꺼야!...>>

생명의 합창이 끝나고 조용한 후렴부의 여운이 세포마다에 향기로운 피로를 심어주고있었다.

<<나래, 너 안졸려?...>>

<<나도 피로해. 잘가?...>>

창호의 팔속에 안겨 두눈을 감고 무언가를 음미하듯 조용하던 나래가 갑자기 머리를 들었다.

<<오빠, 피로해?>>

<<왜?>>

나래가 창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창호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오빠, 나 아주머니한테 죄짓는것 같아...>>

창호가 피씩 웃었다.

<<바보야, 계약에 대해 말했잖아?>>

나래가 아리송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

<<그건 대답이 아니잖아요? 계약이 뭐야? 하긴 부부라면 어떤 계약이 있다고 말해도 되겠지만 오빠 외박하는것도 계약에 들어있어?>>

나래는 묻고나서 자신도 우스운지 쿡쿡 거렸다.

<<오빠, 그런 계약도 했어? 외박하는 계약, 바람피는 계약, 그리고 다른 녀자 사랑할수 있다는 계약도... 그런 조목이 있었어?>>

창호는 빙그레 웃었다.

<<그럴수도 있지...>>

나래가 얼굴을 들었다.

<<그럴수도 있지가 뭐예요? 오빠, 너무 심한거 아니야? 저두 녀자이거든요. 그렇게 무시하지 말아요. 그래도 어린애 낳아준 녀자이고 자식의 엄마인데 그렇게 무시해도 돼? 우리 오빠 어딘가 무서운 구석이 있는것 같애...>>

창호는 진지해진 나래를 내리보며 자조에 가까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였다.

<<나래, 넌 영원히 리해하지 못해. 국가와 국가, 사회제도와 사회제도의 차이가 가져다주는 인간들 삶의 차이를 그 현실을 겪지 못한 사람에게는 한낮 귀가를 스치는 바람소리에 불과한거야. 그래, 너 잘말했어. 무서운 구석이 있다는 말, 중국서 살아온 우리 세대는 도덕적 배신을 안해. 그러나 우리는 도덕적 약속도 안해. 바로 그거야...>>

나래는 심각한 얼굴의 창호를 보며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오빠, 넘 심각하지 마. 오빠가 결혼하고 애 낳고 한것이 뭐 그렇게 국가고 사회제도고 하는것 하고 관계가 있는거야? 서로가 사랑하고, 사랑했기에 결혼을 하고, 그래서 애가 세상에 오고... 오빠, 아주머니 많이 사랑했지?>>

순간 나래의 젖가슴에 올려졌던 창호의 손에 힘이 갔다. 나래가 팔짝 몸을 틀었다.

<<아퍼! 왜 그래?!...>>

창호도 놀라면서 손을 움츠렸다.

<<미안해! 나래... 많이 아퍼? 나 만져줄가?...>>

나래가 몸을 일으켜 창호의 목을 끌어안았다.

<<괜찮아, 오빠 가슴 아픈일 넘 많은것 같아. 다시 안 물을게... 대답하지 않아도 되고...>>

창호는 한손으로 나래의 목을 감고 다른 손으로 나래의 풋풋한 히프를 어루쓸었다. 순간의 암울하던 기운이 빠지기 시작하는것 같았다. 사랑하고, 사랑했기에 결혼하고, 사랑했기에 새로운 생명이 태여나고... 그랬어야 했고 그랬어야 하는것이 참답다라고 할수 있었다. 그러나...

창호는 카이란을 생각했다. 그리고 경희의 모습도 뇌리에 스쳤다. 그러나 금화는 보이지 않았다. 법적인 안해고, 딸의 엄마인 금화의 자리는 창호의 심혼속에 없었다. 사랑하고, 사랑을 해야한다고 하는 강박관같은것조차 없었다. 금화는 함께 살고있는 하나의 존재일뿐이였다. 처음부터 그들에게는 사랑이라는 의미를 부착할만한 곳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문에 유감이 있은적도 없었다. 창호로 말한다면 금화는 무관심의 대상이면서 또한 자기의 안해이고 녀자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금화한테로부터 오는 무관심과 언제나 다쳐오는 사늘함이였다.

사랑한다고, 사랑하기에 너를 위해 죽을거라고 다짐했던 사람은 창호의 기억속에서 아득하게 멀어져가고있었다. 카이란은 이제 아름다운 추억의 덩어리로 되여 이쁘게 다듬어지고있는, 자의에 의해 조각이 될수 있는, 생명이 없는 돌이나 나무에 불과했다. 카이란 이후로 경희를 만나기전까지 창호는 사랑을 느낀 녀자가 없었다. 실은 오늘에 이르러 창호는 과연 경희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였는가 자문한다면 그렇다고 할 자신이 사라져있었다. 동해바다가의 혼귀석우에 앉아 경희를 생각하며 삶이냐 죽음이냐를 두고 싸우고있을 때 창호는 경희를 사랑한다고 믿고있었다. 그랬다. 다만 믿고만있었을뿐이였다. 경희와 헤여지고 그 리별을 현실적으로 승인한 뒤부터 창호의 마음속에서 경희의 존재는 상상보다 빠르게 희석이 되여갔다. 너무나도 빨리 잊어져가는 경희의 존재를 확인할 때마다 창호는 자신의 감정적인 진실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나래야, 너 아주머니하고 나 사랑없이 결혼했다면 믿겠어?>>

나래는 홍두깨내미는듯한 소리에 놀라는 얼굴이였다.

<<오빠, 왜 그래? 사랑없이 결혼할수는 있었겠지만 살아오면서 서로 사랑할수도 있잖아요?>>

그랬을가? 그것을 바랬을수도 있었으리라. 금화의 처녀성을 가지던 그날밤, 창호에게는 책임감이 뒤섞인 격정이 없었다. 꼭 같이 금화도 처녀성에 련련하지 않았고 무엇을 잃었다고 여기지 않았다. 마치 배고픈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 한끼 포식하고, 즐거워하기에는 싱거워지는, 그런 절제력이 있었다. 결혼식을 올리면서 창호는 이제 이 녀자와 오래인 시간을 비비대고 잠자고, 먹고, 그리고 섹스를 해야 한다는 그런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면서 어쩌면 평범하나 평온한 가족이 되여 살아갈거라는, 희망이라면 희망이고 포기라면 포기인 맹랑한 생각을 했다. 첫날밤 창호는 금화의 옷고름을 풀어주고 그대로 자버렸다. 금화도 요구가 없었다. 이미 그들은 젊음이 가져다주는 유혹조차도 선불해버린것이였다.

<<인간은 사랑하면서도 살수 있고 증오하면서도 살수 있는거야. 그리고 사랑하지도 증오하지도 않으면서 살수도 있고...>>

나래가 얼굴을 들고 이윽토록 창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오빠, 오빠 지금 어디가 아픈거야?>>

<<아파? 뭐가?>>

나래가 창호의 가슴을 만졌다.

<<오빠, 여기 병이 있는것 같아. 오빠가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왜 그런 생을 살아야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빠 지금 많이 아픈 사람이야. 마치 조선조시대를 살아온 사람같은 이야기를 하고있어.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나 아직 감이 안잡혀. 그러나 오빠의 이야기속에 허무같은것이 있어. 그런거야?...>>

창호는 나래의 머리칼속에 손을 넣고 부드러운 머리를 만졌다. 감촉이 좋았다. 허무라는 말이 너무나 잘 맞는다고 창호는 생각했다. 허무라, 모든것이 그토록 진실했고 모든것이 그토록 진실하게 과거를 쌓아올리고있었건만 지금의 창호는 그 진실속의 내용을 알아볼수 없었다. 불확실하고 희미하고, 확실하다면 허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느낌뿐이였다.

<<나 오늘까지 껍데기로만 살아왔어. 살아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살아있다는 그것만을 증명하기 위해서 살아온것 같아. 인생의 수많은 론리들은 나한테는 통하지 않아. 적어도 우리 세대에게는 통하지 않는거야. 넌 리해를 못하겠지만 우리는 그 세대가 되여있다는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있고 너무나 큰 부담을 가지고 살게 되여있어. 우리는 이미 잃을것은 다 잃어 얻을것이 없는 세대야.>>

<<오빠, 나 좋아?>>

갑자기 물어오는 나래의 물음에 창호는 쓸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직도 감을 잡지 못하겠니? 확인이 안돼?>>

나래가 몸을 일으키며 창호의 목을 안았다.

<<오빠, 나 지금 오빠 사랑하고있어. 오빠 아프면 나도 아프고, 이렇게 오래오래 같이 살고싶어. 오빠, 내 말 믿어? 나 오빠 빼앗을 그런 사치한 생각은 없어. 다만 오빠 사랑하고 그 사랑이 언제나 오빠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면 나 그것으로 만족할거야. 오빠...>>

나래의 목이 갈렸다. 눈가에 고였던 눈물이 끝내는 방울로 되여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커다란 감격이 창호의 마음에 가득차 올랐다. 사랑을 받는다는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따스해왔다. 마치 서럽게 자라던 어린애가 누구의 관심어린 말 한마디에 감격하듯이 창호는 감동하고있었다.

<<나래, 너 너무너무 좋아. 널 만난것이 마치 내 생의 운명처럼 느껴져. 운명이라면 달갑게 받아들이는거 아니니? 맞지? 나래야...>>

창호의 목을 감고있는 나래의 팔이 파르르 떨고있었다. 나래의 입술이 창호의 입술을 찾았다.

<<오빠!...>>

나래가 창호의 입술을 빨면서 흐느끼고있었다. 창호는 나래의 혀를 찾았다. 기다렸다는듯 나래의 혀가 들어왔다. 그것을 애무하면서 창호는 나래를 정말로 사랑하고있다고 믿고있었고 언제든지 이 녀자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생각하고있었다.

<<사랑해!...>>

<<오빠, 나 오빠 떠나지 않을거야!... 중국서 살아버릴거야...>>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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