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문학특집 -- 기업계렬소설(1)

회사경영비용이 치솟는 분수(井喷)식이 된데다가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정책이 점점 없어지고 엎친데 덮친다고 새 로동법이 실행됨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긴장한 비상상태에 처하게 되였다.

갈수록 험난한 회사경영에 김룡은 몸이 기진맥진해지고 말았다.
생각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회사를 때리치구고 싶은 마음이 꿈만 같았지만  10년간 경영해오던 회사를 문닫는다는 그 자체가 너무나도 아쉽고 자존심 역시 허락하지 않았다. 그보다도 생사고락을 같이 해오던 한식구와 다름없는 직원들을 도저히 버릴수가 없어 울면서 겨자 먹기로 힘든데로 끌고갈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국세청에서 사람들이 내려와 장부 검사를 하더니 지금까지 수출 해온 수출 페킹리스트에 문제가 있다면서 벌금을 때리겠다는 것이였다.
모든 페킹리스터 서류는 복제품이라면서 문제가 어지간히 심각한것만 같지 않았다.

<페킹리스트가 짜가라니? 이게 무슨 강아지 풀뜯어 먹는 소리야? 페킹리스트가 짜가면 우리가 지금까지 수출한 제품도 모두 짜가란 말이냐?!>
김룡은 얼토당토같지도 않은 말을 도무지 이해 할수가 없어 무역원 미스리를 불러놓고 호되게 족치면서 애초지종을 캐여묻기 시작했다.
 <사장님, 그게… 그게….  >
<그게는 무슨 떡같은 그게란 말이여? 페킹리스트가 짜가라면 없는 제품을 수출시켰단 말이더냐?>
<그게 아니구요, 사장님! 번마다 수출이 급하다고 대리회사를 족친 원인도 있겠지만 원칙대로 하면 물건을 보낸후 싸인을 받은후 대리회사 사무실에 돌아와서 페킹리스트를 복사한후 세관에 원본을 주고 복사품을 우리에게 건너 주어야 하는데 부두에서 사무실까지 오자면 좀 먼 거리였고 왔다갔다 하자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잡하였기에 직접 원본을 부두에서 세관에게 넘겨 주고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자기들이 페킹리스트를 원본내용대로 다시 타자해서는 옛날에 복사해 놓은 도장을 오려내서 같이 복사해서 페킹리스트를 만들어서 우리에게 넘겨 주군 하였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회사 장부상 보관해놓은 페킹리스트가 말 그대로 모두 대리회사에서 만들은 복재품이란 말인가?>
<예…..   예……  사장님!!>
<뭐야? 이런일이 있을수가? 기가 막혀서… 무슨일을 그따위로 하는거야? 정신은 천당에 시집을 보냈더냐?  아무리 급하기로 가짜서류를 만들다니…. ….  >
<페킹리스트는 복재품이지만 실지 보낸 재품은 페킹리스트와 같은 제품이여서 별일이 없는줄로만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지만 별문제 없어…. 없었구요… … >
<변명은 무슨놈의 변명이냐? 어쨌거나 지금 큰 일을 저지런것이 사실이 아니더냐? 재품을 재대로 보냈다고 한들 페킹리스트가 가짜인데 벙어리 황련먹은 신세가 아닌가?

옛날에는 외자기업이라면 모든면에서 어지간 하면 한쪽눈 감아 주어서 조금은 소홀해도 됬지만 지금은 멸치똥만큼이라도 소홀하면 큰일을 저지럴수 있으니 항상 신경을 곤두 세워서 일을 해야 한다고 입에 불이 나도록 주의를 주았는가? 왜서들 정신들을 못차리는거야? >
<예….  예….. … 알았습니다 앞으로 꼭 정신을 차리겠습니다,>
<소읽고 외양간 고치면 뭘할건데? 일단은 당신이 저지런 일이니 당신이 알아서 처리해! 회사에서는 일전한푼도 책임질수 없으니 당신이 세무국 사람들을 쌈던가, 아니면 벌금을 내던가, 또 아니면 대리회사에서 잘못한 일이니 그들에게 책임을 묻던가, 알아서 하란 말이야!
천날만날 외부에 당하는것만으로도 피 말라 죽겠는데 회사 식구들에게까지 당하면서 닭쫒던 개 신세로 죽도록 고생만 하면서 수포로 돌아가는 회사경영을 마냥 할수는 없잖아? >
<예, 잘못 했습니다. 앞으로 실수를 하지 않겠습니다. 이번만 용서 해 주십시오… …>
갑작스런 사장님의 호된 나무람에 무역원 미스리는 몸둘바를 모르며 머리를 푹 숙인체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군다.
강할때는 꺾어지면 꺾어졌지 휘여지지는 않지만 눈물앞에서는 누구보다도 약한 사장님의 성격을 너무 잘알고 있는지라 금싸락같은 눈물로 사장님의 귀중한 량해를 얻어올려는 마음이 사실 목적이기도 한 미스리였던 것이다.
<눈물만 흘리면 문제해결이 되더냐? 눈물흘릴 시간 있으면 빨랑 나가서 개발에 땀이 날정도로 뛰여 다니면서 방법을 찾아내서 문제해결 해야지 뭘하는거야? 문제해결 못하면 내 얼굴을 볼 생각 말아라! 어서 나가지 않고 뭘하는거야!!!>
<예….   엡…  알겠습니다!  해…..   해결해 보겠습니다!!>
<해결 해 보겠습니다가 아니라 반듯이 해결해!!! 알아 들었어?!!>
<엡…   예….. ….. 사… ..  사장님!>
길가던 강아지를 데려다가 몇년을 길러도 정이 들데로 들어 지금과 같은 자기 신세 보다는 낳았을것이겠건만 하물며 근10년간을 열심히 일을 해온 자기를 멸치방귀만치도 생각지 않는 사장님이 아니꼽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당장 사표를 집어던지고 회사를 나와봤자 지금있는 회사같은데도 찾을수가 없을건만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였다
떠돌아 다니는 강아지 신세인것 같아 미스리는 자기의 운명이 참 가련하기도 하였다.

미스리는 맥없이 자기 사무실에 돌아 와서는 쓰러지듯 의자에 몸을 맡기며 남들이 있거나 말거나, 보거나 말거나, 책상에 엎더려서는 통곡을 터떠리고 말았다.
사장님에게 호되게 닦인것도 서럽기도 하지만 자기의 연약한 몸으로는 도무지 이 일을 해결할길이 없어 한스럽기도 하였다.
도무지 희망이 없는 곤경이라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가슴이 떨릴정도로 불안 하기도 하였다.
10년가까이 몸과 마음을 다 바치며 일해온 회사에서 이렇게 떠난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억울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돈이라도 있으면 자기 돈으라도 벌금을 확 내버리고 일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꿀뚝같이 치솟아 올랐건만 수년을 일전한푼도 쪼게쓰면서 겨우 집한체을 마련했는데 그것도 은행 웅좌돈을 내서 샀기에 여유돈이란 일전한푼도 없는 가련한 신세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 참 안스럽기도 하였다.
미스리는 아무리 머리를 싸쥐고 방법을 연구해 보아도 해결할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머리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유독 한가지 방법이란 일단은 주요 책임은 수출 대리회사에 있기에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쪽에서 세무국을 상대해서 일을 처리하게 할수밖에 없는 방법이였다.
미스리는 수년간 같이 일해오던 수출 대리회사에 피해를 주기싶은 마음은 꼬물만치도 없었지만 워낙 다런방법이 없고 심각하고 급한 일이라 혹시나 하는 행운을 빌면서 맥없이 전화를 걸었다.
<… … 왕과장님 이번만 어떻게 꼭 도와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난… 난… 죽는길밖에 없습니다. 흑….   흑……>

미스리는 이 일의 경위를 상세하게 설명 하고는 슬피 슬피 흐느끼기 시작했다.
<다런회사들도 모두 이렇게 하고 있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왜서 하필이면 당신들 회사만 문제가 생기는데요? 그리고 우리의 잘못이라고 한다고 치더라도 복재품인줄 번연히 알면서도 매번마다 당신은 아무말없이 받아가지 않았소?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일이 생기니 우리에게 책임을 묻고 있으니 좀 너무한것이 아니오?>
<예, 알고 있습니다. 저도 잘못이 있다는것을 부정하는것이 않입니다. 저도 잘못이 있다는것을 너무나도 잘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책임은 그쪽에 있지 않습니까? 당신들이 편리하기 위하여 그렇게 한것이지 우리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적은 없지 않습니까?

지금에 와서 누구 잘못이라고 따져 보았자 아무런 의의가 없는 일이겠지만 문제는 해결해결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수출대리회사를 다런회사를 찾지 않고 줄곧 당신들 회사를 리용한 그 정을 봐서라도 이번건만은 왕과장님께서 어떻게 좀 해결해 주십시오. 이번일을 해결하지 않으면 저… 저는 정말 죽습니다. 

왕…. 왕과장님은 능력있는 분이잖아요. 이번건만 어떻게 꼭 도워 주십시오. 저를 살려주면 그 은해 꼭 잊지 않겠습니다. 
흑… 흑… 사… 살려 주십시오…
흑 … 흑….>
<아…. 알았어! 알았다니까? 울기는 왜 우는데? 운다고 문제해결이 되는거 없잖어! 우리 같이 방법을 연구 해보자구!

일단은 우리쪽에도 잘못은 있으니까 벌금의 일부분은 우리쪽에서 부담하도록 하죠,
머리아파 죽겠군! 전화 끝읍시다!>
대리회사 왕과장도 여자들의 특이한 무기인 눈물공략 앞에서는 약하였던지 벌금의 80%까지 부담하기로 하였다 사실 눈물폭탄의 공격도 있었지만 이번일을 도워주지 않으면 수출대리회사를 다런곳으로 바꾸겠다는 위협의 힘도 어느정도 있는것도 사실이였다. 

그제야 미스리는 안도의 숨을 훅 들여쉴수가 있었다.
미스리는 거울앞에 다가서서  허트러진 머리카락을 좀 다듬은후 사장님 사무실에 들어갔다.
<사장님,  대리회사에서 80%부담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잘됐죠?>
미스리는 승리의 희소식을 전하며 얼굴에 웃을꽃을 피웠다.
<잘되기는 뭐가 잘됬는데? 그 사람들의 잘못이라면 80%부담하는것이 아니라 100%책임지라고 그래! 그렇게 못하면 당신이 나머지 알아서 처리 하던가?!>
일처리 잘했다고 칭찬을 들을줄로만 알았던 미스리는 넋을 잃은체 사장님을 멀꺼럼히 쳐다 보기만 하였다.
대리회사에서 80%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을 받았으면 나머지 부분은 충분히 회사에서 부담해 주리라고 생각 했지만 이번따라 손톱도 들어가지 않았다.
김룡역시 원숭이 앞에서 닭을 잡듯이 이번 사건을 통하여 직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교육시킬 생강이였기 때문이였다

오다 단가는 쥐뿔만치 오른 데다가 임금비는 빗물뒤의 오이 크도록 크가기만 하고 기타 모든 비용도 하늘로 뿜어 오르는 분수(喷井)마냥 치솟아 오르는 이 시각에 회사가 살아가자면 이렇게 할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였다.
미스리는 서리맞은 가지가 되여 기진맥진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창문넘어 다 지어가는 해를 멍하니 쳐다보면서 넋을 잃고 말았다. 사장님에게 인정을 받고 휘황찬란하던 그 시절은 저 지어가는 저녁노을 같이 산너머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마는것만 같았다.

세상은 끝장인것만 같았다.
미스리는 두눈을 지긋이 감은체 두 손을 가슴에 얹은체 하느님에게 빌었다. 온 마음과 충성으로 자기를 살려주기를 기도 들였던 것이다. 자기를 구할수 있는 지푸라기라도 보내줄것을 빌고 또 빌었다.
하느님도 미스리의 애절의 기도에 감동이 되였던지 미스리의 머리속에 번개같이 그 무엇이 번떡이더니 두 눈에서는 광채가 반짝이였다. 그렇다. 조금후에 콘테이너가 들어오지 않는가? 때마침 들어오는 콘테이너가 자기를 구할수도 있다고 판단이 되였기 때문이였다.

이번 콘테이너에 설비가 수입되는데 그 설비는 반듯이 나무상자로 포장이 되였으리라고 판단이 들었기 때문 이였다
요즈음 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중국 정부에서는 모든면에서 백배 천배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지라 수입품에는 목제품등 기타 식물제조품을 당분간 수입이 금지 되였던 것이다. 미스리가 하도 정신없이 돌아다치다보니 재때에 서울 본사무역쪽에 통보를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사실 이 일은 작다면 작은 일이지만 크게 만들면 큰일이 될수도 있었던 것이다. 꼭 마치 짜가 페킹리스터를 만들은 사건같이 말이다.
미스리는 전화를 들어 해관 상품검사국에 전화를 걸었다 평소 자기와 딱친구로 사귀여 오던 장과장을 불렀던 것이다.
큰일도 작게 만들어야 하는것이 도리였지만 작은일을 크게 만들려는 자체가 회사 직원으로서 참 못된짓이라는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미스리 였지만 죽어가는 판결에 이것저것 생각할 여념도 없이 최후 바락을 할수밖에 없었다.
상품검사국 장과장이 오게 된 결과는 국가 법칙에 위반 되였으니 무조건 물건을 다시 한국으로 보내라는 것이였다.

문제가 어지간히 중한것이 아닌것 같았다.
다행히 미스리가 장과장하고 이만저만 친한 관계가 아니여서 사정사정 하여 벌금을 어느정도 하고 물건을 콘테이너에서 내리게 되였다.
김룡은 너무 애매한것 같아서 상품검사국 국장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였지만 미스리가 국장에게 알리면 오히려 문제가 더 크 질수도 있다고 애절하는 눈빛으로 사장을 바라보며 사정하기에 전화를 놓고 말았다.
사실 김룡이는 특별히 큰 문제도 아닌일을 가지고 장과장이 일부러 큰 일로 만드는 그 자체가 무역부 미스리와 장과장이 어떻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추척은 가고 있었지만 친한 연분을 유지하고 있는 상품국 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다시 전화를 놓아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일단 전화를 걸면 문제는 해결해결되는것이 사실이였지만 자기엎에서 근 10년간이나 아글타글 일하여 오던 직원인 미스리를 잃어 버리고 만다는것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회사 경영에서 돈도 중요 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한것은 사실이다.
직원들이 일하다보면 신이 아니고서야 이런저런 착오와 실수는 피면하지 못할것이다. 미스리가 잔머리를 굴리고 있다는것을 거울보듯이 여겨보고 있었지만 알면서 모르는척 쏙아주는 김룡의 마음은 오히려 가슴이 뿌듯 하기만 하였다.
때로는 당하는 기분도 꼭 나쁘지는 않았다.

그 기분 묘하기만 하였다.
알면서 당하는 기분 이였기 때문이였다.
회사경영에서 경영자들이 엄격하고 세심한 경영방법이 반듯이 필요한것도 사실이지만 때로는 알면서도 당하는 그것 역시 총명한 경영 방법인것이다.
김룡이는 회계더러 지페한장 끝어오라고 해서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미스리손에 쥐여 주었다.

화를 내도 과하지 않을 사장님이 웃으며 지표를 쥐여 주다니? 곁따라 웃으며 사장님 손에서 지표를 받아쥐였지만 미스리는 불안하기만 하였다.
<혹시 사장님께서 내속을 빤히 다 들여다 보고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왜서 벌금을 선듯이 내어줄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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