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떨어지는 해와 빛을 잃어가는 무리/육삼

추억


기다가
달음질하다가
나중엔
양 옆에 날개까지 달고
또 나중엔
밀물 죽은 껍데기 밀려오고
하늘 향해
마른 세포가 벗겨지다
둥근 햇빛 한 알 잡아
불씨로 남겨
거룩한 하늘의 고독한 별과
대칭하다//



생명


언제까지 사랑이었습니까?

다시금 고요가 깊숙이 젖어들어
나는 구슬피 비행하는
空의 주인

소모되는 에너지는
손톱 두께의 암석으로 남아
시간의 담장 세우고
사랑이 끝난 미지의 지역에서
생명은 참조물

EH 하루가 새로이 닫힐 때
움트던 사랑은 조용히
부처 같은 눈 뜨다.//



생명 1


배반하는 마음이 침묵의 눈빛에 닿아 뫼 같은 고순도 향기 피다

풍성한 언어는 지방질 어두운 곳에 숨겨져 상처는 가을얼굴처럼 연지곤지 곱게 길들다.

고운 이는 돌아나는 찔레꽃 눈빛의 기억으로 먼먼 날들을
벚꽃처럼 후드득 날으고

그 사람 입성하는 새벽 변두리의 한중 빛 모아 살구 씨 같은 생명을 엎어진 들판의 둥근 어깨 타고 미끄러지는 바람에 달다.//



생명 2


돌이킬 수 없는 그리움이 사무치면
생명이 움튼다.

순간의 이곳과 저-곳
영원히 머무르다

이 찰나 날
불러주실 이는
어디 그 누구?

소리는 소리 안으로 들어가고
어둠은 어둠 안으로 스며들고
달빛은 달의 안으로 겹쳐지고
고요는 고요 안으로 싸여지다

새벽 잠 재우는 개나리꽃망울 같은 아름다움

냇물의 맑은 햇살이
산의 뿌리를 거쳐
향기론 바다 건너고 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