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Caraz(카라즈)컵 세계 조선족 글짓기 대회 응모글

 

 

응모글 제10편 황해금 <지금 나는 아이와 함께 성장중> 심사평 

황유복 중앙민족대학 한국문화연구소 소장

우리가 지금 방황하고 있다는 건 자아의 삶을 추구하려는 욕망이 아직 자기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속에서 솟아오르는 생각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사회현실에서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젊음의 자유의지와 사회현실 사이의 불화와 대립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내가 뭐를 해야할지 고민하고 초조해하면서 방황하기 시작했다. 나는 방향을 잡기위해 허덕이고 헤매는 일인자이며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다시 구상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서두를 뗀 글쓴이는 “15년 가까이 월급이 고정으로 나오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젊었을 때 용기, 패기를 잃어버리고 자신없이 살아왔던 거 같다. 그렇다고 자금을 많이 모아놓아 직장을 때려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할 여유도 못된다. “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결국 자식을 둔 모든 엄마들처럼 글쓴이는 자아의 삶보다는 자식에 대한 교육으로 방향을 잡게 된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아이와의 세 차례 “대전(大战)”을 거치면서 자신의 소망이 나를 위한 것인가, 아이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심을 잡으면서 성장은 자신에게도 필요하다는 도리를 깨닫게 된다.  이제 성장은 평생의 과제가 되었고 그 막막한 불확실성 앞에서 자신이나 자식이나 모두 똑같이 성장해야 한다는, 모든 엄마들이 엄마가 되고서야 깨달을 수 있는, 성장은 엄마에게도 필요하다는 진리를 “지금 나는 아이와 함께 성장중이다” 이라는 라는 말로 제시했다. 진지한 감정이입을 통한 글의 참신한 형상창조와 유머, 위트 그리고 철학적 사색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감동 속에서 저자와의 정신적 대화를 가능케 하며 동시에 자식교육에 대한 사색을 하게 한다.

그런데 자식교육을 담론하는 글에서 “나와 아이는 이성을 잃고 서로한테 살인의 분노를 냅다 쏟았다.”라거나 “이런 세상을 다 갈아 엎어버리고 싶다”, “3차 세계대전을 벌려서 모조리 나쁜 시각과 아이를 비꼬는 어른들을 없애버릴거라”는 등 끔찍한 폭력적인 표현은 너무 유감스럽다. 글의 전후를 거쳐 “육아”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육아”는 어린 아이를 기른다는 뜻이기 때문에 초중학생에게는 적당한 단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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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글 제10편 지금 나는 아이와 함께 성장중(황해금)◀

 

응모글 제11편 박경옥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며> 심사평 

김학송 시인 국가1급작가

박경옥씨의 응모글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며”는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표출한 글이다.

작자는 말발굽산 아래에서 시작된 생명의 원류를 추적하며 글의 실타래를 차분히 풀어간다. 문장의 갈피마다에는 동년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흐르고 있다.

가녀린 어깨 위에 한 가정을 떠메고 반찬장사로 3남매를 키워내신 억척스런 어머니에 대한 묘사가 소박하고 진실하여 공감을 자아낸다.

자식을 위해 고생을 락으로 여기는 헌신적인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깊은 사랑에 노력과 출세로 보답하는 효녀딸의 정겨운 관계가 독자를 감동시킨다. 부드러운 필치로 펼쳐낸 사모곡에는 작자의 착한 성품과 깊은 효심이 드러나서 좋다.

힘든 형편에서도 자식들 공부에 온갖 열성을 바친 어머니는 우리 조선족의 모든 어머니들의 대표적인 형상이여서 그 감동의 폭과 의미의 파장이 커진다.

녀성으로서의 정서의 섬세성도 보인다. 간결한 서술과 상세한 서술의 적당한 교차로 주제의식을 자연스레 끌고갔기에 글의 흐름이 순탄하고 구성도 비교적 짜인셈이다.

금후 글쓰기에서 개성적인 언어와 새로운 표달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안일한 습작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사색으로 미적인 승화를 보여줘야 보다 무르익은 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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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글 제11편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며 (박경옥)◀

 

 

응모글 제12편 허순옥 <가족사진 변천사> 심사평

서옥란 연변대학교 특별초빙교수,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사지도교수

 

우리의 기억을 보관해주는 가족사진,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가족사진을 둘러싸고 그 변천의 세월과 더불어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감칠맛나게 다룬 글이다. 부부가 둘만이 찍힌 약혼사진부터 아이 둘을 낳은 뒤 네 가족의 흑백사진, 그리고 비록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 손자 손녀까지 함께 한 커다른 채색 가족사진... 그 사진과 더불어 그 세월의 살아온 추억들을 새록새록 불러낸다. 가족사진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가족의 끈끈한 정을 묶어두고 함께 한 추억들을 소환하는 매개체이다. 그래서 저자는 어렵게 살던 시절에도 가족을 사진속에 담아두려고 했다. “그렇게 입히고 찍은 자그마한2촌짜리 사진은 유일하게 네 식솔이 함께한, 남편과 동고동락하던 세월의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가족사진이다.”라고 한다.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과 배려와 예절을 가르쳐서 행복한 사회를 위하여 기여하는 인재로 키우겠다는 저자의 신념이 가족사진에 담아놓았으며 실제로 실천에 옮겼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에서 자식을 끝까지 뒷바라지 해서 해외로 유학생활을 보내고 커다른 가족사진을 남겼다. 박사공부하는 자식들과 찍은 사진을 매일 보면서 “두 자식 모두는 삶에 령감을 불어넣는 소중한 존재이며 삶의 활력소다. 그러기에 자립하는 자식들로 나이를 잊고 언제나 청춘에 살고 있다.”라면서 자신의 삶의 커다른 원동력으로 되였음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이렇듯 가족사진을 중요시한 이유가 무엇일까. “가족의 변천사를 사진에 담는 것 만큼 좋은 추억거리는 없다...이 시각, 나이먹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스스로의 얼굴에도 책임 져야겠다는 생각이다. 마음가짐을 바로 잡아 대충 살지는 말아야겠다.”이 구절에서 저자의 마음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즉 가족사진의 의미는 우리의 추억을 쌓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관조하는 거울로 되였으며, 나를 더욱 아름다운 미래로 향하게 하는 중요한 동력임을 밝히고 있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촬영하면 바로 확인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나 핸드폰이 있어 누구나가 손쉽게 아름다움과 행복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담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삭막해지는 인간관계와 소원해지는 가족관계 때문에 가족사진의 의미 또한 색바래지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오늘날 가족의 소중함과 그 의미를 다시금 사색하게 한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설날을 앞두고 시어미니를 보러 온 자식들이 5성급 호텔을 예약한 이야기로 현념을 깔았는데 마지막에 호텔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앞뒤가 조응되고 시대의 변천을 보여주는 완벽한 장치가 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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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글 제12편 가족사진 변천사 (허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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