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Caraz(카라즈)컵 세계 조선족 글짓기 대회 응모글

 

응모글 제40편 허은주 <타향살이> 심사평

김학송 시인 국가1급작가

허은주씨의 응모글 “타향살이”는 고향의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깨달음이 담긴 아름다운 글이다.

시골의 감자얘기로 서두를 뗀 문장은 망향의 한이 서린 노래 가락을 타고 나래치다가 한구비 꺾어 추억의 대안에 닻을 내린다. 외할머니댁에서 겪은 어린시절의 생활세부는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생동하여 그 표현의 섬세함과 질박함이 금세 손에 닿을듯이 생동하다. 작자는 어른들의 인생이야기를 귀동냥 하던 소시적의 추억담에서 글의 종자를 발견하고 그것을 현실과 밀착시켜 철리가 깃든 미려한 문장으로 꽃피워내고 있다.

먹으면 목이 메는 감자와 “타향살이” 노래가 절묘하게 매치되여 목메이는 설음을 극대화 시킨점이 글의 미학적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생활의 작은 세부도 놓치지 않고 소박하고 감정화된 언어로 주제의식을 표출했기에 구체적 체험을 통해 얻어진 작자의 깊은 고향애가 독자의 마음에 강한 울림으로 다가선다.

타향과 고향에 대한 의미 파악도 무척 새롭다.

대상을 바라보는 섬세한 눈길과 생활에 대한 독창적인 사고가 엿보이기에 보는 눈이 즐겁기만 하다. 표현력이 벽계수 흐르듯 차분하고 경쾌하다. 내용의 전개, 사색의 조약을 자유자재로 조종해 나가는 작자의 탄탄한 문장력을 보면서 장래의 더 큰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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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모글 제40편  타향살이 (허은주) ◀

응모글 41편 사토우 시오리 <모국방문 여행기>심사평

서옥란 연변대학교 특별초빙교수,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사지도교수

  어린 16세 중학생의 아주 평범해보이는 수학여행기 이지만 짧은 글속에는 모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따뜻한 인간애에 대한 기특하고도 순수한 마음이 잔잔히 느껴진다.  

저자는 아마 아주 어렸을때부터 모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차 있었던 것 같다. “오래전부터 한국재외동포재단에서 개최하는 청소년 모국 방문활동에 참가하려고 했는데” 라고 모국에 대한 동경으로 서두를 뗐다. 글의 제목 자체부터 한국방문이 아닌 “모국방문 여행기”라고 달고 있다. 모국에 대한 깊은 사랑, 몸은 타지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모국에 가 있다는 것이 문장 전체에 녹아들어 있다.

평창에서 모국방문 개막식과 웰컴파티에서 한국 중고생들이 너무 반겨 맞아주고 또한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서 감동을 받았고 따뜻한 정을 느꼈다. 재외동포 4세로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알고있지만 직접 통일전망대에 와보니 한국역사에 대하여 더 관심을 가졌다고 쓰면서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다주는 전쟁에 대해 비판하고 평화와 인간애, 그리고 사랑의 소중함을 호소하고 있다.

평창 땀띠공원에서 친구들과 쓰레기를 주으면서 나의 자그마한 노력으로 환경이 더욱 깨끗해 질수가 있다는 것을 몸소 겪으며, 그것도 다름아닌 고국에서이니 감회가 더 깊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저탄소, 친환경을 중시하고 있는 현재에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이 자그마한 행동이 기특하다. “K-POP”, “K-드라마”, “K-음식”, “K-문화” 등 한류의  K문화가 전세계의 관심과 총애를 받고 있는데 모국에서 몸소 그것을 배우고 실천하고 느끼는 동안 K문화에 대한 사랑을 넘어서 모국문화가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어린 재외동포 4세의 모국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어서 읽는 내내 감동되였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글의 처음에 언급했듯이 모국에서 겪는 언어장벽이라든가 문화적 이질감 등 부분도 살짝 넣었더라면 글이 더욱 재미있고 내용이 풍부해졌을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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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모글 제41편  모국방문 여행기 (사토우 시오리) ◀

응모글 42편 김미향 <나의 사랑스러운 제자에게> 심사평

리동렬 동북아신문 대표, 재한조선족작가협회장,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

 

역이주 조선족학생과 사제로 만난 독특한 소재, 무거운 주제를 더 깊이 파고 들었더라면

서간체 글은 늘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편지 자체가 발신자와 수신자 간의 내밀한 행적과 비밀스럽고 은밀한 심적 그라프를 보여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서간체의 글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김미향의 서간체 글 "내 사랑스런 제자에게"에서처럼 사제간에 발생한 일은 물론 그 결이 다르다. 제목을 보면 약간 식상해질 수가 있다. 스승과 제자간에 있은 일은 독자들이 사건 자체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기에 호기심을 유발하기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목에서 "사랑스런"이라고 밝혔으니 왜서 "사랑스럽다고 했겠느냐"를 밝혔을 거라고 짐작할 수가 있다. 때문에 여기서 이러루하게 제목을 달면 딜레마를 갖게 된다. 사제간에 있은 일을 통해 주제가 무엇이란 것을 보여줄 수 있어 좋으나, 제목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갔는가 보자. 작자는 "기현아, 잘 지내고 있지?"라고 서두를 떼며 편지받는 대상 수신자가 "기현이"란 것을 밝혔다. 기현이는 한국에 있고, 중국에 있는 "선생님"은 코로나 때문에 4년 정도 제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부모를 따라 한국에로 역이주한 조선족가정에서 생활하는 "기현이"의 일을 쓴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 "많이 예민하고 낯도 많이 가려"서 "한마디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은 "좌절감이 많이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3개월쯤 지나니 기현이는 "중국어 수업을 재미있어"했고, 두어 달쯤 지나니 "쌤 휴대폰 케이스 너무 이뻐요. 어디서 샀어요?”하고 주동적으로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선생님은 그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알아내서 중국 본토에서 "그 캐릭터가 있는 휴대폰 케이스랑 필통을 사주었"더니 몹시 기뻐했다고 쓰고 있다. 기실 기현이는 "마음의 병을 좀 앓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기현이가 선생님한테 쵸콜렛을 선물했다. 이렇게 “마음의 병”이 낫게 되니 기현이는 당연히 학업에 열중을 하게 됐다.  

이후 선생님은 집에 일이 있어 중국으로 돌아오게 됐고, 차후 또 기현이 어머니를 통해 기현이가 외고에, 그후에는 대학교 중문과에 입학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편지로 "대학생 된 거 정말 너무너무 축하한다"는 축하 인사를 보낸다.

이 글은 불과 3천자 미만의 짧은 글인데다가 구두체로 써서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가 있어 좋았다. 편지 쓰기 격식을 잘 지킨 점도 칭찬해주고 싶다.

아쉬움도 든다. 소재는 잘 찾았으나 글을 너무 단순하게 쓰지 않았나 싶다. 

한국에서 4년 쯤 생활하다 보면 기현이와 같은 "중국애"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애들을 "중도입국 학생"이라고 부른다. 이들 학생들은 대부분이 한국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학교울타리 밖에서 유령처럼 배회를 한다. 한국사회는 이런 학생들의 아픔을 이해해주고 품어주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는다. 이것이 역이주한 우리 조선족 어린세대들의 비극이다. 그 아픔을 파헤치고 함께 해결방도를 고민하면서 이 사회를 향해 무거운 주제를 던져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기현이가 "마음의 병"을 앓은 것은 마치 감기 앓듯 묘사를 해서 그 아픔이 너무 담담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글이 재밋게 생동하게 씌어지지 못했다. 감동을 줄만한 디텔한 묘사나 가슴 설레게 하는 묘사가 아주 적었다. 이는 결국 보다 풍성한 소재를 발굴해서 글을 재치있게 엮어내려가는 서사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장력을 키우면 좋은 글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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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모글 제42편  내 사랑스런 제자에게 (김미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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