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Caraz(카라즈)컵 세계 조선족 글짓기 대회 응모글

 

응모글 49편 윤정화 <불효자는 웁니다심사평

서옥란 연변대학교 특별초빙교수,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사지도교수

이 글은 유명한 대중가요 “불효자는 웁니다”의 가사로 시작하여 쓰는 이의 그 어떤 눈물겨운 사연을 제시한다. “나무는 가만히 서 있으려 해도 바람이 흔들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려 해도 부모는 이미 돌아가셔서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아버지의 예상치 못한 죽음으로 저자는 “불효자”란 낙인이 마음속 깊이 찍혔다. 특히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고...효도를 많이 못해 드려 미안하고...아플 때 많이 돌아오지 못해 미안하고” , “언젠가는 내가 직접 만든 백설기를 아버지에게 맛보게 해주고 싶었는데 결국은 평생의 한이 되어버렸다.”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표현중에서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과 저자 자신의 죄책감과 자책감이 와닿았다. “자식으로서 이국타향에서 사는 인생을 선택했다는 것은 불효자의 길을 선택한 것과 다름없다”라는 구절은 수많은 이국타향에 있는 독자들을 울릴만한 대목이다. 20년전 일본유학을 선택해서 열심히 달려온 인생, 아버지는 자식의 선택을 존중했고 지지했다. 그런 아버지는 영원히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글은 주제가 선명하고 틀이 잘 잡혀있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서사적 진행의 자연스러움, 소재를 풀어내는 노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소재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여 그것을 문학적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조금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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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모글 제49편 불효자는 웁니다 (윤정화) ◀

 

 

응모글 50편 김경애 <좌충우돌 한국 생활> 심사평

서옥란 연변대학교 특별초빙교수,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사지도교수

“좌충우돌”이라는 표현으로 이국타향에서의 생활을 표현하는데 모두 공감할만한 단어인것 같다. 앞서 다른 한 수기에서도 제목에 이 단어를 쓴 기억이 난다. 이 글은 섬세하고 생동한 언어적 표현, 풍부한 문학적 형상화에 ‘재미’까지 더함으로써 수기라기보다 여러 미학요소를 두루 잘 갖춘 단편소설로 보는게 더 적합할 것 같다.

이 글을 다음과 같은 몇가지로 평하고 싶다. 첫째, 유머와 재미로 넘쳐나며 문학적 형상화가 뛰어난 작품이다. 한국에서 일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만한 구인구직과정, 식당에서 서빙하면서 생긴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실수, 한국인과 조선족과의 마찰 등을 실감나게 다루고 있지만 유머적인 표현과 유창한 흐름으로 독자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둘째, 한국인과 조선족간의 문화적 마찰과 갈등을 아주 적절한 사례로 들어서 엮어 내려감으로써 진실감과 생동감을 더해준다. “활어活鱼회”, 분명히 싱싱한 회라고 우기는 저자와 무슨 회인가고 따지는 손님사이의 에피소드때문에 식상은 웃음바다가 된다. “고기가 만만하다”라는 표현때문에 면박을 맞은 저자는 사장과 따지고 내기를 건다. 하지만 결국 전체 직원이 보는데서 아이스크림 내기에서 이겨버리고 더욱 당당해진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무작정 남의 말에 숙어들지 않고 도리를 따지는 주인공의 견강함과 개성이 돋보이는 이야기들이다.  그렇게 해서 “그래, 그래. 내가 미안해요, 조선족을 무시하는 말을 이제는 하지 않을 게요.” 라는 사과까지 받아낸다. 셋째, 언어적 표현이 매우 뛰어나다. 문장의 곳곳에 비유와 상징과 은유적 표현이 숨어 있어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이미지 형상화에 성공적이다. “입에 지퍼를 꾹 잠그고”, ”얼굴에 심술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사람들의 조롱이 담긴 웃음소리는 식당 벽에 부딪혔다가 다시 날아와서 나의 뺨을 철썩 때리는 것 같았다.”, “순간, 내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뚜껑이 확 열릴 것만 같았다.” 등등 표현들이 문장 곳곳에서 볼수 있는데 언어의 감칠맛과 묘미를 느끼게 하며 수많은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문장의 끝머리에 “서쪽 하늘 구름 사이로 초승달이 보일락 말락 숨바꼭질한다.....갑자기 보름달이 걸려있던 대낮같이 밝은 고향집마당이 눈앞에 선하다.”에서 “초승달”과 “보름달”이라는 대조적 표현과 상징을 통해 저자의 현재의 어려움과 그걸 버텨나갈 수 있는 힘이 ‘고향’과 ‘거기에 있는 사람’들임을 암시하고 있다. 넷째, 소설의 갈등과 구조적 기법 장치에 능란하다.  “주 52시간 근로기준법 개정안”때문에 회사에서 팽팽하게 갈등이 고조되던 시점에 김팀장에게로 한통의 전화가 들어온다. 바로 “차용화 기사”를 “차용화 기자”로 잘 못 입력했던 아는 택시기사의 전화였다. 어처구니 없는 것 같지만 “기사”를 “기자”로 잘 못 안 나대리와 최과장은 나의 주장에 승복하고 만다.  

이 글은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좌충우돌”하는 한국생활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 어떤 상황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지혜와 인내심으로 자신의 위치와 정체성을 지키기에 노력한다. 또한 모순과 갈등 속에서도 한국인과의 화합과 화해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재미와 웃음뒤에 깊은 사색을 던져주는 훌륭한 작품이며, “좌충우돌”하면서 이국생활을 하는 우리 민족 독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안겨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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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모글 제50편  좌충우돌 한국 생활 (김경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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