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 해를 맞이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요즘 최고 유행어는 '소가 재물을 돌린다'는 뜻의 '뉴좐첸쿤(牛转钱坤)'이다. 이는 '천하의 판세를 돌려 놓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扭转乾坤'과 발음이 같아 더욱 환영받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지난 3일 소띠 해를 맞아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거나 유행이 예감되는 단어를 선정해 발표했다.

산자이(山寨)
2008년 중국 최대의 유행어였던 산자이는 원래 '산적들의 소굴'이라는 뜻이지만 광둥성에 밀집한 모조품 제조업체들을 빗대 '모방''표절''복제' 등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휴대전화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산자이 휴대전화는 지난해 중국 휴대전화 시장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는 설 특집 방송프로그램에서도 산자이가 등장했다. 라오멍(老孟)이라는 쓰촨 사람이 제작한 'CCSTV'는 '중앙텔레비전(CCTV)의 설 특집방송에 도전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100여 명의 배우가 참여한 30개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방송해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타이차오궈(太超过)
영어 '투 머치(Too much)'에서 나온 타이차오궈(太超过, 너무 했다)가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부패혐의로 구속된 타이완 전 총통 첸수이볜(陈水扁)의 아들 천즈중(陈致中)과 며느리 황루이량(黄睿靓)은 타이완 검찰의 송환조사 요구에 '타이차오궈(太超过)'라고 소리치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후 타이완 최고의 유행어가 되었고, 중국 대륙에까지 확대되었다.

차오타마(草他妈)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멜라민 분유 사태로 중국 전역을 공포에 빠뜨렸던 싼루(三鹿)그룹의 톈원화(田文華) 전 회장은 '차오타마(草他妈)'로 불린다. '차오타마(草他妈)'는 발음이 같은 중국어 욕설 '차오니마(操你妈)'에서 변형됐다.

멜라민 분유 사태로 사람들이 분노하자 싼루그룹은 젖소를 키우는 목장주들에게 책임을 미뤘고, 목장주들은 젖소에게, 젖소는 먹이였던 풀(草)에게, 풀은 엄마에게 책임을 미뤘다는 것. 결국 멜라민 분유 사건의 원흉은 '풀의 엄마(草他妈)'라는 설명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차오타마(草他妈)'를 자신이 잘못하고도 발뺌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을 일컫는 대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인육검색(人肉搜索, 개인정보공개)
인육수색은 네티즌 한 명이 특정인에 대한 질문을 게재하면 다수의 네티즌이 그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밝히는 것을 가리킨다. 중국에서 인육수색은 '인터넷 마녀사냥' 또는 '사이버 인민재판'으로도 불리며 표적인물이 정해지면 개인생활이 초토화될 때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인육검색의 대표적인 대상은 부정부패 관리들이다. 장시(江西)성 신위(新餘)와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관리들은 '시장고찰' 명목으로 캐나다와 미국에 갔다가 네티즌들의 제보로 공금유용 사실이 탄로가 나 처벌을 받았다.

부저텅(不折腾)
작년 말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기념대회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연설중에 언급한 '부저텅(不折腾)'이 올해 유행예감 단어로 꼽혔다. 부저텅은 '갈림길을 가지 않는다' '우물쭈물하지 않는다' '큰 변화 없이 꿋꿋이 이끌어 나간다' 등의 뜻을 가진 북방지역 방언이다. 쓰촨대지진, 베이징올림픽, 경제불황 등 2008년을 롤러코스터 타듯 정신없이 보낸 중국인들은 올 한해 '부저텅(不折腾)'을 기대하고 있다. [온바오 한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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