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서신 형식의 칼럼은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이승률 회장이 보낸 글이다. 동북아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이승률 회장의 노력과 마음을 볼 수가 있어 훈훈하다.  -편집자 주] K형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10월 말에 3박4일간(10/29~11/1) 일정으로 북경을 다녀왔습니다.

이 기간중에 개최된 3건의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작지만 모두 의미있는 모임이었으며, 저는 이 모임들을 '뷰티풀 퓨전 소사이어티 (Beautiful Fusion Society)'라고 불러 보고 싶습니다.

차례대로 하나씩 간략하게 스케치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첫 번째 모임 (손춘일 원장 출판기념회)

10월 30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회의실에서 연변대학교 손춘일 교수(민족연구원 원장)의 최신작 “중국조선족이민사” 출판기념회와 함께 “과경민족문화”에 대한 학술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중국사회과학원 이문 박사(아태연구소 주임)의 사회로 2시간 반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인 이번 학술토론회는 손춘일 교수의 저서를 중심으로 조선족사회의 형성과 변천에 대해 주로 토론했으나, 이와 결부하여 중국내 기타 소수민족의 민족문화 비교연구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특히 손춘일 교수의 이번 저서는 8년간의 집필과 까다로운 심사(3년간 수요)를 거쳐 학술전문출판사인“중화서국(中華書局)”에서 발간했으며, 조선족 사회 형성에 관한 중국내 최고, 최우수 저작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중국내 한인 교육계를 대표하여 이날 축사를 맡은 본인(이승률)은 그 동안의 집필 노고에 대해 치하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대 한민족 역사발전을 위한 학술적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손교수의 “중국조선족이민사”를 높이 평가했으며, 앞으로 이 책을 한국어판으로 출간하는 일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2. 두 번째 모임 (포항공대 북경사무처 개설)

10월 30일(금) 오후 5시부터 조양구(朝陽區)의 쿤륜호텔 귀빈실에서 포항공대 북경대표처 설립기념 만찬회가 있었습니다. 첨부 자료(조선일보 10.31 보도)에도 나와 있습니다만, 최근 포항공대는 국제화의 길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대학교육의 목표를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융합형 인재교육’에 두고 있는 청화대를 비롯하여 중국내 유수대학들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포항공대 장기발전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가려는 노력입니다.

그날 저녁 만찬은 중국에 진출해 있는 포스코 그룹의 북경지사(POSCO-China)와 산하기관 법인장들이 대거 참여하였으며, 북경주재 한국특파원들도 상당수 참석해서 한·중 간 대학교류의 현장을 통해 많은 유익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본인은 연변과기대 부총장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이날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또한 지금 미학에 유학중인 차남(이동헌, 오하이오주립대 물리학 박사과정)의 학부형 자격도 되는 자리여서 본인으로서는 매우 뜻깊은 국제 산학협력의 모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포항공대의 국제화 교류 업무가 발전하여 한·중 간 뿐만 아니라 한 · 중 · 일, 나아가 ‘아시아존’의 수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에 와서 공부하면서 인격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협동하는 수준 높은 글로벌 인재교육의 모범을 보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지 없습니다.

3. 세 번째 모임 (민박회 간담회)

10월 31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밤늦게까지 중관촌 부근의 국가도서관 건물 맞은편에 있는 구주상무호텔에서 민박회(중앙민족대학 박사학위동문회/회장 이승률)의 학술발표 및 친교 행사가 종일토록 진행되었습니다. 참석인원은 9명에 불과했지만, 이 모임은 소수민족 지식인들의 연구 모임이라는 측면 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2008년 북경 올림픽이 개막하던 날 밤 백두산에서 가진 2차 모임 때의 일을 「역사는 어디로 흐르는가」라는 칼럼에서 이미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만 (※ 첨부자료 참조), 이 민박회 모임에는 2006년 중앙민족대학을 졸업한 민족사회학계 전공자들(조선족, 몽골족, 만주족, 묘족, 장족, 토족, 위그르 족과 한족 출신 등 15명)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소장파 학자들이지만 중국국가체제와 소수민족의 정체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발전해 갈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공동체자유주의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도 세분이 책을 저술하였는데, 내년부터 매년 ‘동북아민족문화논총’이라는 저널형 논문집을 ‘민박회’이름으로 공동 발간하기로 협의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4차 모임은 한국의 제주도에서 갖기로 해서 벌써부터 한국 방문에 들떠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무튼 이 민박회는 'Open Mind & Network'를 기반으로 초국가주의(Transnationalism)를

지향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와 포지티브 섬 게임(Positive Sum Game)의 실행을 핵심가치로 삼는 중국내 소수민족문화연구집단인 동시에 동북아공동체의식을 일깨우는 한·중 간 지식인들의 국제교류모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모임을 확대 해석하면 곧 동북아문화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 ‘민박회’가 지금은 겨자씨처럼 작은 모임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크게 자라서 아시아 존의 수많은 민족문화와 각양의 시대정신을 포용하고 배태하는 희망의 푸른 숲이 되어주리라 믿는 마음 가득합니다.

K형,

저는 이번 3박4일간의 일정동안에 새삼스러울 정도로 참으로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만나고, 한국인들과 조선족들과 중국인들이 한마음으로 교류하기를 원하고, 중국내 소수민족들이 서로 화합하면서 자국의 발전을 기원 할 뿐만아니라 한국인 회장의 리더십을 존중하고 따르면서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임이어서 저는 잠이 안올 정도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를 두고 「뷰티풀 퓨전 소사이어티」라고 부르지 못한다면 또 어디서 이런 모임을 만날 수 있을까요.

혹시라도 누군가가 이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나무라신다면 저는 “선생님, 이 세상의 모든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커지는 법이고,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혼자로서는 못사는 세상이니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며 지내는게 그 어찌 좋다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대답해 주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동북아공동체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서 조용히 하늘을 우러러 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9.11.3

 
▲“중국조선족이민사”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내빈들(중앙 왼쪽부터)
이승률 회장, 黃有福 한국문화연구소 소장(중앙민족대학 교수), 泰淑華 편집장(중화서국 출판사)
▲ 과경민족문화 토론회 전경
(왼쪽부터) 李花子 교수(북경대, 서울대 박사), 禹賓熙 사장(민족출판사), 李文 박사(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주임), 李永春 박사(아태연구소 연구원), 이승률 회장, 孫春日 원장(연변대 민족연구원), 黃有福 교수(중앙민족대학) 등 이외에도 사진에 나타나지 않은 분들까지 합쳐 40여명이 토론회에 참석하였음.
▲ 출판기념회 이후 주최측 기념촬영
(좌로부터) 이문 박사, 이승률 회장, 손춘일 원장, 황유복 교수, 전신자 교수(연변대)
▲ 포항공대 북경대표처 설립 기념만찬 합동기념 촬영
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白聖基 총장(포항공대), 여섯 번째 이승률 회장
▲ 포항공대 발전을 위한 화합주
(왼쪽부터) 이승률 회장, 金東震 동사장(중국 포스코 그룹 총대표), 백성기 총장
▲ 포항공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내 13개 대학 관계자들 기념촬영
<조선일보>

포스텍-칭화대 협력 강화키로

연합뉴스 홍성제특파원

백성기 포스텍(포항공과대) 총장은 30일 중국의 명문 칭화(淸華)대의 구빙린(顧秉林) 총장과 대담을 갖고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양교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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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박회 회원들과 함께
앞줄(왼쪽부터) 손춘일 교수(연변대 민족연구원 원장,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학위, 전신자교수의 부군), 치진위 교수(북경대), 이승률 회장, 서영 교수(내몽고대학 예술학원)
뒷줄 (왼쪽부터) 우런 교수(내몽고 국제대학), 전신자 교수 (연변대학), 하스 (내몽고 적봉대학), 장궈윈 교수(북경우전대), 고아 교수(중앙민족대)
▲ 민박회 회장에게 저서를전달하고 있는 우런 교수(내몽고 국제대학)
▲ 저서를 전달하고 있는 치진위 교수(북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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