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자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앞단추 모두 다 열어 젖히고
새~파란 창공을
시원한 가을 공기 들이 마시며
훨-훨
한껏 날고 또 날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훨-훨
중국에 두고 온 아들 곁으로 날아가
키도 많이 크고 요즘은 밥도 잘 먹는다는 모습
잠깐 만이라도
지켜보며 다독여 주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타향에 떨어져
열심히 살고있는
하나뿐인 동생에게로 날아가
누나의 온정을
모두모두 퍼 주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탄광에 팔려
곧 도시로 이사가야 할
석탄으로 뒤덮힌
내 고향의 골목길을
다시 한번 동심으로 뛰놀며
거닐어 보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저 세상에 계실
부모님 곁으로
훨-훨 날아가
기억속에서 가물거리는
그 따스한 품속에
꼭~ 다시 한번
안겨 보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오늘 하루
쉼없이 날고 또 날고 싶다
- 울산에서. 2009.11.5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