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자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앞단추 모두 다 열어 젖히고

새~파란 창공을

시원한 가을 공기 들이 마시며

훨-훨

한껏 날고 또 날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훨-훨

중국에 두고 온 아들 곁으로 날아가

키도 많이 크고 요즘은 밥도 잘 먹는다는 모습

잠깐 만이라도

지켜보며 다독여 주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타향에 떨어져

열심히 살고있는

하나뿐인 동생에게로 날아가

누나의 온정을

모두모두 퍼 주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탄광에 팔려

곧 도시로 이사가야 할

석탄으로 뒤덮힌

내 고향의 골목길을

다시 한번 동심으로 뛰놀며

거닐어 보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저 세상에 계실

부모님 곁으로

훨-훨 날아가

기억속에서 가물거리는

그 따스한 품속에

꼭~ 다시 한번

안겨 보고 싶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오늘 하루

쉼없이 날고 또 날고 싶다

 

- 울산에서. 200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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