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디자인연구소 김두수의 탐방기

스웨덴 핀란드 교육탐방 일기-1 

2010년 9월 27일 월요일 오전 6:34

내가 이번에 ‘제3차 스웨덴 핀란드 교육탐방단’에 참가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에 가깝다. 그동안 주변의 몇 분들이 북유럽 교육탐방을 갔다 왔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나도 한번은 꼭 가고 싶은데 언제 기회가 올까? 하고 먼 미래의 이야기로 취급해 왔다.

헬싱키 공항

우리 ‘사회디자인연구소’가 교육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몇 차례 토론과 좌담을 한 적이 있었다. 크게는 2008년 7월 30일 서울시 교육감선거에 대한 평가를 최초로 했다. 그 토론회에서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한나라당 조전혁의원이 고발조치까지 하였으니, 큰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때 주경복 후보자의 7년 치 이메일을 둬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서울 창동고에 이기정 선생님이 쓰신 책을 주제로 토론과 강의도 있었다.

우리 연구소는 나름대로 교육문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송인수 공동대표를 초청하여 포럼도 개최한 바 있었다. 나름대로 가닥이 잡혀간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북유럽의 교육이라는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어 있는 마당에 직접 찾아가 보지 않고 말한다는 것이 좀 꺼림칙했다. 마음속에 갈망처럼 존재하였다. 

9월 초에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파주자유학교’ 이사회에 갔다가 조경숙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왔다. 학교에서 휴식월을 하고 있는 선생님 1분과 교감선생님이 북유럽 교육탐방을 가는데, 이사장님이 함께 가지 않겠느냐? 는 제안이었다. 그 제안을 받는 순간, 실제로 망설이게 되었다. 잘 알고 있는 분들은 내가 8월 26일자로 큰 판을 벌리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른바 ‘유쾌한 100만 민란 프로젝트 국민의 명령’을 막 시작한 때였기 때문이다. 민란을 조직하고 있는 초창기 마당에 10일씩이나 쑥 빠져버린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잠시 고민하다가 이 기회가 아니면, 또 언제 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제안을 승낙했다. 곧바로 알리지 않은 것은 그때 신청하면 인원이 꽉 차서 추가로 인원을 받는 중이라고 해서 성사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21세기교육연구소(준) 안승문 소장님께 연락하고, 부탁을 드렸더니 결국 가게 되었다. 중간에 트윗과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지만, ‘핀란드 교육개혁 보고서’와 ‘핀란드 교육혁명’ 2권이 필독서였다. 추석도 끼이고, 100만 민란도 진행 중이라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어찌어찌해서 대충 읽고서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오늘 9월 26일까지는 서울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9시간 걸려서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하고, 다시 실자라인 심포니라는 여객선을 타고 14시간을 걸려서 스웨덴 스톡홀름에 온 것이다. 토, 일요일을 경과하면서 오늘 하루는 스톡홀름 시내 구경을 하게 되었다. 바사박물관은 1628년에 건조된 배가 첫 항해에서 침몰했다가 300여년이 지나서 인양되었고, 그것을 인양하는 과정과 전시를 통해 스웨덴의 위대한 시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스톡홀름 시청사에 대한 관광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시청사의 공공성, 예술 문화의 역할, 그리고 노벨상 시상식 이후의 일정에서 차지하는 역할까지 보여주는 종합 건축예술물이었다. 호숫가에 지어진 붉은 벽돌 건물로 밖에서 볼 때는 단순미 그 자체였는데, 내부로 들어가니 화려한 예술품이었다. 1923년 건축가 라그나르 오스트벨리에 의해 설계된 ‘내셔널 로만양식’의 웅장한 건축이었다. 스웨덴의 정신, 역사, 상징이 모두 녹아있는 실체였다. 옛 중세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관광지로 연결한 감라스탄 지구의 거리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스웨덴 교육만 보려온 것이 아니라, 스웨덴의 교육이 어떻게 스웨덴의 사회와 연결되는지, 그리고 스웨덴의 국민의식과 결합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왔으니, 오의 관광은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역할을 할 것 같다.

 

바사호 복원 모형

스웨덴의 자랑 에릭손 모자잌

지금 한국시간은 아침 6시 10분을 넘어서고 있다. 모두들 시차적응을 위해 잠자는 시간을 견디어야 하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일찍(?) 잠에 들고 있다. 여기 시간은 밤 11시 10분이다. 평소에 12시 넘어서 자는 게 일반적이었으니 하는 생각으로 이글을 쓰고 있다. 룸메이트는 자고 있는데, 나만 글을 쓸려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일부터는 초등학교와 전문가들과 강의 토론이 있는데, 졸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스웨덴의 자랑 에릭손 모자잌 지금 한국시간은 아침 6시 10분을 넘어서고 있다. 모두들 시차적응을 위해 잠자는 시간을 견디어야 하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일찍(?) 잠에 들고 있다. 여기 시간은 밤 11시 10분이다. 평소에 12시 넘어서 자는 게 일반적이었으니 하는 생각으로 이글을 쓰고 있다. 룸메이트는 자고 있는데, 나만 글을 쓸려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일부터는 초등학교와 전문가들과 강의 토론이 있는데, 졸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스톡홀름 시의회장

북유럽 교육탐방 첫날과 둘째 날 소식은 여기서 일단 접는다.


스톡홀름 시의회장 북유럽 교육탐방 첫날과 둘째 날 소식은 여기서 일단 접는다. 스웨덴 핀란드 교육탐방 일기-2

2010년 9월 28일 화요일 오전 8:24.

9월 27일(월)은 아침 6시30분에 기상하여 7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8시에 ‘스칸딕호텔’을 출발했다. 스톡홀름에서 옵살라로 가는 길에 있는 미래학교 ‘FUTURUM SKOLAN’라고 불리는 학교를 탐방하는 날이다. ‘푸투룸’이라고 부르는 학교는 0학년에서 9학년까지 통합교육을 하는 대안학교에 가깝다.

   
미래학교 출입구

학교정문(여기는 넓은 들판에 학교가 있어서 사실상 정문 개념은 없다)에 도착하니까 남녀아이들이 섞여서 운동장에서 축구를 신나게 하고 있고, 일부의 아이들은 응원에 열중하고 있었다. 학교 출입구에서 신발에 먼지주머니를 씌워서 신게 했다. 입구에 여성 교장과 남성 교감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교장선생님 말씀이 1주일동안 핀란드 교육을 둘러보고 오는 길이라 업무가 밀려있어서 안내는 교감이 한다고 양해를 구한다. 사실 우리를 안내하는 교감선생님이 이 학교를 설립하고 기획한 책임자처럼 보였다.

   
푸투룸 조감도

여기에서도 핀란드 교육에 대해서 꽤나 경쟁의 상대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우리 선생님 중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을 비교해 달라고 즉석에서 질문하니, “스웨덴은 자율이 특징이고, 핀란드는 구조적 체계가 장점이다.”고 한다. 그리고 핀란드는 뛰어난 청년에게 장래에 교사가 되라는 운동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교사의 지위향상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푸투룸학교는 76년부터 있던 학교를 95년에 신축하여 900여명의 학생에 100여명의 교사가 있는 학교이다. 아침부터 아이들이 야외에서 뛰노는 것은 이번 테마가 ‘건강과 야외수업’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안내를 맡은 교감선생님은 이 학교를 기획하고 설립하고 운영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학교의 구석구석을 안내했는데, 강당과 식당과 카페와 극장을 통합해서 설계하여 건물을 지었다.

   
미래학교의 통합강당과 식당 카페

이 학교는 큰 학교 속에 작은 학교를 기본 컨셉으로 하고 있었다. 6개의 구역과 부분을 나누고, 각각에서 연령과 남녀 등을 구별하지 않고 통합한 교육을 하는 것이다. 통합교육을 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사회에서도 한 직장 안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일한다고 하면서,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알게 모르게 가르쳐주는 것이 많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 모범적인 것을 배운다고 하는 철학에 기초해 있다고 한다. 학생 150명 단위로 교사 15명 정도가 한 파트를 구성한다. 각 방마다 남미방(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으로 이름을 붙인) 등으로 5대양 6대주의 이름을 가지게 하고, 그 방의 특징도 살리게 했다.

이 ‘미래학교’는 아침 6시에 방과전 학교를 시작해서 저녁 6시까지 방과후 학교까지 한다고 한다. 일부는 학교에 와서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15분에 시작하는 첫 수업에 들어가서 오후 1시30분에 수업이 끝나면, 그때부터 방과후 학교에 가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 학교에서는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푸투룸 꼬마 어린이들과 한판

우리를 과학실 강당에 앉게 하여 프레젠테이션을 했는데, 이 학교의 모토는 “아이들이 입학할 때의 환호하는 모습이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1650년 암스테르담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그림이라고 한다. 그때는 통합교육을 했다는 것이고, 다양성을 가진 학생들의 학교를 지향한다고 한다. 그리고 1870년의 석판화그림과 1970년의 교실을 비교하면서 그 차이를 보라고 한다. 그리고 2014년의 교육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교육은 컴퓨터, 네트워크에 의해 정보의 교환과 교류를 핵심으로 본다는 것이다.

지금 스웨덴은 ‘로그북’이라는 노트를 가지고 교육의 기본을 삼고 있는 업무가 있다. 교사는 물론이고, 학생도 자신의 계획과 평가를 스스로하고, 학부모도 교사와 로그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일이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가 1년에 2번 3자 회의를 한다는 것인데, 그 기초 자료가 ‘로그북’이고, 평상시 각 개별 학생에 대한 지도 목표와 방법을 기록하는 것이다. 학생은 자신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고, 이 로그북은 엄청난 업무의 과제가 주어지고 있는데, 이 로그북의 출발이 이 ‘미래학교’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수입되면, 이것만 수입되어 결국 교사들의 업무만 늘어나서 결국 ‘잡무’가 늘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제도의 정신은 어디 가버리고, 형식만 수입되면 곤란할 것 같다.

   
스웨덴 시골 풍경-웁살라로 가는 길목에서

학교에서 점심을 아이들과 섞여서 먹고, 곧바로 웁살라 고등학교로 향했다. 이 학교는 종합학교로 10학년에서 12학년까지 교육을 맡고 있는데, 한 학교 안에 실업계, 인문계, 예술계 등이 모두 있는 학교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학생이 기본 교과목인 국, 영, 수를 배워야 하고, 이 영역에서 이해가 높아야 기능적 측면에서도 잘 할 수 있고, 직업을 전환할 때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충분히 직업적 적성을 테스트해 보고, 전과할 수도 있기에 자신의 지향을 분명하게 하여 학교와 학과를 정한다는 것이다. 우리를 안내한 교감선생님은 약간의 장애를 가진 선생님이고, 이 지역에 시의원이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당’소속으로써 선의의 경쟁과 선택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력한 연대와 사회복지에 대한 지지는 스웨덴 사민주의와 아주 가까워 보였다. 우리에게 설명을 한 후에, 학생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실습현장을 보여주었다.

   

웁살라고등학교 목공 건출실습장

웁살라고등학교 시찰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출발하여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교육청을 방문했다. 이곳에 경남 마산출신으로 유학을 왔다가 교수, 감사원 직원, 교육청 간부가 된 ‘황선준’ 박사의 강의를 들었다. 제목은 “스웨덴의 교육과 한국교육”이었다. 스웨덴 교육제도로부터 배울 수 있는 3가지는 첫째 양질의 유아교육, 둘째 방과후 활동제도, 셋째 성인교육이라고 하면서 이 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스웨덴 교육당국은 핀란드 교육에 대해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도 6가지로 비교 분석해 주었다.

그리고 한국교육과 스웨덴 교육의 차이는 첫째, 주입식 외우기 교육과 비판 자주 창조의 교육, 둘째, 사(오)지 선다형 시험과 논술형 시험, 셋째 경쟁-상대평가와 협력-절대평가, 넷째 엘리트 양성을 위한 교육-선발을 위한 교육과 모든 학생이 일정수준의 학력도달-전인교육이라고 했다.

한국에 대해 제안한다면, 수업개방, 교사팀제도,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 사이의 대화, 학생 개개인 발전 계획서라고 했다. 그래서 비판적 독립적 창의적 학생을 양성하는 것으로 잡았다.

이 강의가 끝나자마자, 남스톡홀름대학으로 옮겨서 최연혁 교수로부터 스웨덴 정치문화와 정치제도를 배웠다. 1주일 전에 끝나 총선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해석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자세하게 전해 들었다. 이 대목은 다음 기회에 한번 주제를 정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간이 1시를 넘어서고 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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