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6시간 빠지지 않고 일해

  

지난 12일 한국에 들어와 온갖 고생을 했지만  꿋꿋이 견디며 생활하고 있는 중국동포를 만나 세상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오후 무렵에 김형수씨(59)가 일하는 경기도의 한 떡 공장에서 그를 만났다.“한국에 지내실만하세요?”기자가 처음 여쭙는 말에 “참을 만 합니다. 즐겁게 일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 질게 아닙니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모은 돈이 1억여원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기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부끄러운 듯 “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라며 얼굴을 붉혔다.   


그는 흑룡강에서 살다가 4년 전 딸이 한국으로 시집오는 바람에 초청자격으로 머물고 있다. “한국에 온지 4년이 됐지요. 그동안 계속연장을 해왔고 이번에도 연장신청을 했습니다. 아직 법무부에 답변은 못 들었지만 이렇게 연장이 가능하게 된 것은 서경석 목사의 정부에 대한 시위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감사하죠” 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가 처음부터 그 많은 돈을 쉽게 벌어들인 것은 아니었다. 처음 입국 했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모든 것이 낯서 2달간은 놀다가  처음으로 공사장에서 일도하고 시멘트 나르는 일도 했지만 몸이 허약해 오래 일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계속 놀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다시 공사장으로 또는 목수일을 하며 근근이 생활하였다고 한다.


그 후에  옷 공장에 취직을 하여 3개월 정도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사장이 중국동포라는 이유로 월급을 주지 않아  결국 그만 두게 되었다. “그 심정은 말로 표현 못하죠.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단지 중국동포라는 이유로 월급을 계속 준다고 미루기만 하니까 속상했습니다. 누구한테 하소연할 때도 없고” 말을 나누면서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다시 일자리를 구하는 도중 지금의 사장님을 만나서 떡공장에 취직을 하였다.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 한참 애를 먹었다고 한다. 아침 9시에 출근하여 새벽 2~3시까지 일을 하느라 너무 힘들어 그만 두려고 했지만 꾹 참고 일 한 것이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는 “일하는 시간이 보통 중국의 2배였으니까 많이 힘들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는 “ 정말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다보니 공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마침 부인도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상태라 우리부부는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억척스럽게  벌었습니다. 그래서 1억원이란 돈을 모은 것 같아요”그는 웃으며 말을 건넸다. “낯선 땅에 와서 인정받으니 정말 행복합니다. 돈도 물론 중요하지만 남한테서 인정받으니 힘이 절로 나더라고요 사람대접을 받는데...”


이에 김연숙(43) 사장은 “한결 같이 책임감 있는 모습이 좋습니다. 한국사람 보다 더 열심히 하니까 오히려 제가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전에는  좋지 않게 동포들을 봤었는데 김형수씨를 계기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 지금 모아놓은 돈으로 딸 도와주고 중국에 있는 아들 집사는데 보태주고 나머지는 정말로 제대로 돈을 쓰고 싶습니다. 중국가면 아무래도 큰돈이니까요 또 국적취득도 큰 바램 이지만 일단 일에만 신경 쓰고 싶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며 다시 공장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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