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김모씨(34)에게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김씨에게 중국동포 김모(39)씨와 엄모씨가 들이닥친 지난 4월 10일, 오후 9시 경이었다.

김씨와 엄씨는 자신들이 일하던 공사현장 팀장이었던 피해자 김씨가 “3개월치 임금을 가로챈 뒤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작구 신대방 한 골목길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김씨의 왼쪽 옆구리, 복부 등을 찌르고 도망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평소 김씨와 엄씨는 피해자 김씨가 3개월 간 임금을 가로챘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가 피해자가 중국으로 출국한다는 소문이 나자 마음이 급해져 찾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피해자 김씨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씨의 처남인 정모씨는 김씨가 작년 11월부터 약 5개월 동안 부천 소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현장책임자로 일했는데 공사비가 초과되어 임금을 지불 못한 것일 뿐 가로챈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정씨는 “천만 원이 넘는 수술비와 치료비가 나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도움을 청하고 자신의 돈도 모두 털어 1차 병원비를 내긴 했다”며, “앞으로 치료비와 입원비 등 김씨의 치료에 감당해야할 돈이 태산 같은데 가해자들은 치료비도 주지 않는다”며 억울해했다.

현재 피해자 김씨는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회복 중이나 아직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아직도 많은 치료가 필요한 형편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동포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에 발을 내딛지만 밑바닥 인생 밖에 될 수 없는 힘든 현실이 이렇게 한 인간을 무섭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한 중국동포는 “피해자 김씨가 임금을 가로챈 것이 사실이라 해도 칼까지 준비해 사람을 찌른 것은 정말 충격적인 일”이라며 “같은 민족끼리 고향땅에 와서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게 되다니 우리 동포들의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조선족교회 인권센터는 “중국동포들은 한국에서 힘든 노동환경과 열악한 생활환경에 지쳐 ‘될대로 되라는 식’의 생각으로 사고를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하며 “이번 사건이 동포사회에서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우고 오히려 결속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지연 기자(enterjy@db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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