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산의 중국문화풍경

[서울=동북아신문]중국인은 여인에 대하여 푸뉘이싼두(婦女善妒)라고 말한다. 여인은 질투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 질투의 투(妒)는 미워할 독(毒)과 동음이다. 즉 여자는 독하다는 뜻으로도 표현된다. 독한 여자이니 세상 무슨 일인들 못 저지르겠는가? 뒤에 따르는 것은 여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다. 과부 문전에 시비가 많다(寡婦門前是非多)는 것이 더욱 노골적인 표현이다.

중국인의 의심병(病)은 두 가지 면에서 비롯된 상 싶다. 첫째는 상대를 요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상으로 추측하니 의심이 생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대를 요해했기에 생긴다. 내가 무슨 일을 하면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역시 의심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중국 사람은 선천적으로 뭉치는 힘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상호 신임하기 싫어한다. 표면상에서 자그마한 믿음을 주는 일을 때때로 하지만 진심에서는 상호 신임을 멀리하고 있다. 역사상 중공당과 국민당은 두 번이나 합작을 하였다. 상호 신임한 것 같지만 일정한 조건이 깨지고 이득관계가 파탄되면 헤어지는 것이다. 진심에서의 신임은 없다는 예이다.

중국 어린애들은 어머니의 젖을 먹을 때부터 부모들로부터 의심에서 비롯된 조심성을 강조 받는다. 자라난 후 다시 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다.

‘일인불진묘, 이인불규정(一人不進廟, 二人不窺井)’이란 말이 있다. 혼자서는 절간에 들어가지 않으며 둘이서는 우물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자서 절간에 가면 중(스님)이 강탈할 수 있고 둘이 우물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 애가 나를 우물에 처넣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재물을 탐내거나 나에게 앙심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심에서였다.

서로를 의심하고 불신하기에 중국인은 매사에 한발 뒤로 물러서는 자세로 뿌관(不管)이란 태도를 취한다. 상관하지 않는 것이다. ‘부동성, 난상권’ (不同姓 難相勸), 같은 집안 (성씨) 아니면 권고하기 어렵기에 나는 너의 일에 상관하지 않으며 너도 내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처세철학이다. 서로가 자기할 일만을 하고 편안하게 사이좋게 지내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중국인과 오래도록 사귈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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