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간 50대 이하 90%이상 한국 재입국 고려

한국정부의‘자진귀국 불법체류 조선족들에 대한 특혜 부여’방안 발표와 더불어 단속이 대대적으로 강화되면서 자진귀국자, 강제귀국자가 대폭 증가, 이들의 관련 화제가 최근 조선족사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흑룡강 신문의 소식에 따르면 최근 인천-하얼빈 (CJ684 중국남방항공)의 월, 수, 금, 일요일 고객탑승률은 80%이상, 항공편마다 강제귀국자가 20여명, 자진귀국자가 10여명이고 인천-하얼빈 (OZ339 한국아시아나항공)의 화, 목, 토, 일요일의 고객탑승률 역시 85%이상, 항공편마다 강제귀국자가 10여명, 자진귀국자가 20여명으로 지난 3월 15일의 ‘자진귀국’ 새 정책 발표 후 불법체류자에 대한 ‘융단’식 검문이 진행되면서 강제 귀국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한다. 그러나 적지 않게는 새 정책을 반신반의하면서 관망하고 있어 아직까지 대규모의 귀국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른 한 소식에 따르면 한국에서 동북3성의 항공노선들이 5월부터 8월까지는 거의 예약만료인 상황이라고 한다. 이로부터 미루어 보아 정책을 충분히 이용하되 버틸 때까지 버틴다는 계산이 중국 조선족 불법체류자들의 현재 심정이다.

이틀 전 귀국한 상지시 하동향의 김모씨(남 45세)는 “아침 출근길에 어쩔 수 없이 단속에 걸려 강제 귀국하였다.”고 말하며 “최근 들어 건설현장이나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집중단속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현장에 대한 단속이 제일 엄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처럼 무방비 상태로 길을 다니다가 엉겁결에 봉변을 당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고 말했다.
 
한국체류 3년이 되는 아성시 이모씨는 단속이 심해지면서 일거리 찾기가 어려워지자 자진출국을 신청하고 비행기표까지 예약해 귀국준비를 서두르던 중 공교롭게도 귀국을 코앞에 두고 단속에 걸려 결국은 강제귀국자신세가 되고 말았다.

또한 일본 유학중인 딸의 결혼으로 초청되어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한국으로 입국했던 상지시의 조모씨(남 56세)는 “열흘 전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 단속에 걸렸다. “오랜만에 떨어져 살던 아내와 만나 아기자기하게 살아보려고 하다 이 같은 일을 당해 가슴이 아프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오상시의 이모씨에 따르면 최근 단속이 심해지면서 자진출국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고 적지 않게는 신고중이라 한다. 하얼빈시의 김모씨는 1년 후 재 출국을 위해 자진귀국을 신청했다. 그는 “하던 일자리가 참 좋았는데 불안해서 못 살겠다.”며 “집에 와서 병 치료도 할 겸해서 귀국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권기한이 만기 된데다 80세가 넘는 부모의 건강 때문에 걱정이라던 영안시의 전씨네 부부의 경우 몇  달 전부터 거취여부로 고민하다 마침 새로운 정책이 나오자 선뜻 자진귀국을 선택, 재입국을 위해 과감하게 결정을 한 이들도 있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자진귀국자나 강제송환자나 할 것 없이 재 출국이 그들의 주요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림시 해남향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수백 명이 귀국, 그중 50대 이상은 일부 고향에 안주하려 하지만 50대 이하 90%이상이 재 출국을 제1위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 않게는 이미 한국 생활방식에 익숙해진 자진귀국자는 물론 강제송환자도 대부분 재 출국을 시도한다고 한다. 이유인즉 귀국해보니  어쩐지 어수선하고 마음이 붙지 않는데다 장사는 재간이 없어 못하겠고 직장생활은 봉급이 낮아서 먹고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대다수 견해이다.

수화시의 정모씨(남 45세)는 “별 볼거리도 없는 곳에 한국과 별반 차별 없이 소비수준만 높아가고 있다”며 그래도 재 출국이 상책이라 했다.
한국 생활 7년 만에 귀국한 하얼빈시의 장모씨(여 47세)는 “모든 것이 생각보다 너무 어설프다. 보이는 것마다 눈에 거슬려서 못 살겠다.”며 다시 출국을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또한 밀산시의 허모씨는 요즘 재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한국에 두고 온데다 모처럼 성공한 한국행이 1년 만에 끝장을 보았으니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라고 말하며 “어떠한 방법으로든 가야 한다. 이렇게 헤어지면 이제 또 몇 년을 홀아비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에게 있어 재출국은 그의‘이상’인 셈이다.

현재 조선족동포사회 일각에서는 우왕좌왕하는 한국의 불법체류자 대책으로 결국 관련된 해운사와 항공사만 이익을 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체류자들만 살리는 결과를 초래하며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합법체류자들이나 한국행 희망자에게 피해를 가져다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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