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코리안 드림' 20년을 맞아 한국 체류 중국동포 40만 명이 되는 시점에서 "재한중국동포들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나?"를 모색하는 학술회의가 지난 20일 서울 중국동포타운신문사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 오른쪽으로부터, 토론자 중국동포타운신문 김용필 국장, 발제자 이주동포정책연구소 문민 연구원, 사회자 동북아신문 이동렬 편집국장, 발제자 연합뉴스 곽승지 팀장,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박우 회장 등 순이다.

중국동포사회연구소(소장 김정룡)의 주최로 진행된 이날 학술회에서 연합뉴스 곽승지 박사는 '조선족사회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회고와 성찰, 목표, 행동강령'란 제목으로 발제를 하면서 조선족 사회는 '과거를 성찰하고 현실을 진단하며 미래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팀장은 "조선족들이 눈앞의 현실을 좇는데 급급하다 보니 먼 훗날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며, "21세기 새로운 역사 흐름은 과거와 달라서 이를 이해하고 준비해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미래는 세계화가 진전돼 국가간 경계가 약화되고 국가보다 민간단체의 영향력이 강화되며, 한.중.일 중심 동북아지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미래를 위한 비전을 세우기 위해 "우선 한민족이자 중국 국민인 조선족의 두 정체성을 향유하면서 양 국가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선족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것, 가족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비전 설립에 포함될 요소로 들었다.

곽 팀장은 "조선족은 동북아시대를 위한 '린치핀(수레바퀴 축에 꽂는 핀)'이고, 조선족의 삶의 터전인 중국 동북지역은 반도와 함께 동북아 시대의 중심지역이며, 조선족의 변경문화적 소양은 다문화시대에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중심가치"라며 이 세 가지를 '건강한 조선족사회', '부강한 조선족지역', '더불어 사는 세상'이란 비전으로 정리했다.

그는 조선족의 확산에 따라 동포사회를 결집할 수 있는 주체로 재한 조선족이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고, 재한 조선족사회의 규모는 확대되면서 활동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조선족사회의 비전 공유, 목표와 실천계획의 추진을 위한 세력으로서 재한 조선족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1년 동포정책을 묻다'에 대해 발표한 귀한동포연화총회 문민 부회장은 중국 동포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이 없고, 배정된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중앙부처의 외국인정책 관련 예산(1천747억원) 중 국내 체류 중국동포를 위한 예산은 동포체류지원센터 지원에 편성된 1200만원(한화 이하)으로 전체의 0.007%에 불과하다. 국내 체류 동포가 전체 등록 외국인의 40% 이상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만 정부 예산 측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전체 외국인 가운데 15%를 차지하는 결혼이민자에 대한 예산은 417억원이나 편성됐다.

문 부회장은 또 부처별 재외동포 관련 사업에서도 한국내 체류 동포에 관한 지원이 간과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체류 동포 관련 사업은 고용노동부가 동포에 대한 체류지원 서비스 강화를 목적으로 외국인지원센터 개편, 운영에 편성한 5억원이 전부다.

그러나 중국 동포들은 자신을 '외국인'이라고 여기지 않는 탓에 외국인지원센터를 이용하지 않아 국내체류 동포정책은 결국 재외동포 정책에서도 제외됐다고 봐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문 부회장은 국내 체류 중국동포에 대한 지원이 이같이 부족한 것은 정책 당국이 동포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고민이 없는 한편, 체류 동포 역시 '돈만 벌면 그만'식으로 주인 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체류 동포들은 지원정책을 요청하기에 앞서 어떤 지원사업이 모국과 동포의 이익에 부합하는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며 "동포정책은 동포들의 수준을 초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을 국내 체류 동포 지원정책의 원년으로 만들자"며 "내년엔 체류 동포에 대한 예산을 1억2천만 원으로 늘려서라도 실질적으로 정책이 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박우 회장과 중국동포타운신문사 김용필 국장이 지정토론을 하였으며, 방청객 7~8명도 열띤 토론을 벌이었는데, 4~50여명의 방청객들이 참석하였다. 특히 박영선 국회의원도 오시어 축사를 하는 등 동포정책에 대한 중시를 보여주어 가슴을 훈훈하게 하였다.(흑룡강신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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