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화 저

1.1.1. 2. 예 의

재만조선이주민의 예절은 옛것을 그대로 보존하여 왔다. 서로 처음 만나면 경어를 쓰며 아랫사람은 웃어른한테 존경어를 써야 하며 노인과 손님한테는 따로 밥상을 차리고 노인이나 웃어른이 숟가락을 들어야 식사를 시작하여 술, 담배는 부자간이 좌석에서 마시고 피우지 못하며 아랫사람은 웃어른 앞에서 술, 담배를 회피한다. 회비할 수 없는 장소에서는 몸을 옆으로 돌리고 마시어 존경을 나타낸다. 연장자와 동행할 때는 젊은이가 반드시 노인의 뒤에 서서 걸어가야 한다. 길에서 아는 노인을 만나면 공순히 인사를 하며 문안하고 길을 피해주어야 한다. 부모와 선조에게 효성을 다하는 것은 사회공덕으로 되었다.
1.1. 제4절 민간신앙

재만조선이주민은 민족의 언어, 문자, 신앙, 심리를 그대로 이어왔으며 이는 민간신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재만조선이주민의 민간신앙 중 해에 대한 숭배가 뚜렷했다. 이는 원시적 종교에서 자연에 대한 숭배의 한 개 내용이었다. 평생을 백두산 기슭에서 살아온 조선이주민선조에게 있어서 해는 특수한 의미를 상징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몽을 해의 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조선이주민이 해를 숭배하는 전형적인 실례이다. 동시에 달에 대한 숭배도 뒤따르고 있었다. 해는 양으로서 남성을 가리키고 제군을 상징하며 달은 음으로서 여성을 가리키며 제후를 상징했다.
재만조선이주민은 장생장수를 숭상했다. 수놓은 병풍은 수복(寿福)을 소재로 한 것이 많으며 백수백복도(百寿百福图), 백수전도(百寿全图), 십장생도, 종정도(钟鼎图) 등이 그러하다.
옷에 수를 놓은 것도 ‘산과 더불어 오래 살고 바다와 같이 복을 많이 누리자’는 소재가 많으며 구름, 소나무, 바위, 파도들로 이루어진 장생무늬가 많다.
산, 돌, 구름, 물, 거부기, 학, 참대, 소나무 등은 모두 목, 화, 토, 금, 수, 음양오행에 망라된 것으로서 장생과 장수를 상징하며 하늘과 땅과 공존하는 세상만물의 기원으로 간주되어 왔다.
재만조선이주민은 학을 숭상하였다. 특히 몸이 흰색이고 깃은 검은색, 머리 위는 새빨간 백학을 숭상했다. 학이 오래 산다는 것과 선인이 학을 타고 하늘에 올라갔다는 전설까지 있어 학을 상서로운 상징물로 간주하였다. 그러한 까닭에 민간무용, 무용자세는 백학을 모방한 것이 많으며 둥근 베개에 수놓은 것을 보더라도 학을 주체로 한 것이 많았다.
재만조선이주민 역시 흰색을 숭상하는 심미풍속을 가지고 있었다. 즉 조선이주민의 ‘색상백(色尚白)’이다. 새야한 집에서 살고 새하얀 옷을 입고 새하얀 밥을 먹는 등이다. 겨울이건 여름이건 남녀노소가 모두 흰옷, 흰 바지, 흰 버선, 흰 치마를 즐겨 입으며 먹는 음식 또한 이밥, 찰떡, 국수 등 모두가 흰색으로서 흰색음식구조를 이루었다.
또 일상생활에서 부귀다남을 숭상했다. 즉 아들이 많은 것을 숭상하며 아들이 많으면 복하고 잘살게 되며 귀중하게 되는 것으로 간주해왔다. 「백자도(百子图)」, 「백동자도(百童子图)」, 「포도도(葡萄图)」가 그런 것이다. 불로초는 또 민간에서는 오래 살고 아들을 많이 보고 복을 많이 받는 마스코트로 간주되었다.
조선이주민의 민간신앙은 민족문화를 풍부히 하고 발전시켰으며 이는 근면과 지혜의 반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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