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 국제학부 임경완

 [서울=동북아신문] 1992년 한중 수교 후 18년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여기에는 가까운 지리적 위치, 근대에서의 공동한 역사적 경험, 문화의 근접성,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조선족이라고 하는 특수한 존재가 커다란 역할을 발휘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조선족은 한중관계에서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으로 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고, 한반도는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동질성으로 한중 양국은 역사적으로 항상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현대 중국에 있어서 한반도가 갖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경제적 측면이다. 그것은 한국이 중국대륙에 인접한 모든 국가 중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된 나라이면서 동시에 서로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각종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대신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실정이고, 한국의 경우 그 반대로 상호 보완적 성격을 갖고 있다. 기술력도 중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고도기술(high-tech)보다 한국의 중간기술(Semi high-tech)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이처럼 양국 간의 교류가 확대되고 서로의 필요성이 증대되자 중국인들의 대한국관도 변화되고 있다. 첫째 부류는 정치위주형이다. 한국에 대한 경제적 제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남북한 관계 및 대만 관계 등의 정치적 불편으로 인해 정경분리 또는 관민분리의 입장에서 한국을 대하는 것이다. 둘째 부류는 경제위주형이다. 대부분의 개혁이론 연구자와 지식층, 상공기업과 연해 개방지구 책임자, 경제특구의 책임자들은 한중 경제교류를 보다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지방경제를 발전시키고자 주장하며, 양국 경제의 상호보완적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은 한중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한중 수교 후 급상승세를 타고 있고, 현재는 미국을 초월해 제1위 수출대상국이 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중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국 및 경제파트너로 부상 할 수 있도록 중개자 역할을 한 것도 중국 전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조선족이다.

많은 조선족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직해 선진기술과 경영방법을 배웠으며, 일부 조선족들은 한국에서 벌어온 돈과 배워온 기술 및 관리 경험을 이용하여 고향에 돌아와 제조업체를 세웠다. 또 일부는 대도시에 진출해 가공업체나 서비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들은 이미 기업체 규모와 무역기반 및 소비시장을 점유했고 인맥과 인적자원을 포함한 풍부한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다. 이런 풍부한 네트워크와 인력자원은 한중 경제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한중 수교 후 조선족사회는 자신들의 문화적 우세와 이중정체성 및 특수지위를 이용하여 한중 경제발전에 중요한 중개적 작용과 조정자 역할을 감당했고, 조선족의 역할은 향후 더 커질 것이다. 그 예로, 우리나라 기업인 삼보는 중국 조선족의 도움으로 중국시장에 안착하여 중국 내 진출을 확장하고 있다. 진출 초기 조선족과의 화합을 잘 맞춘 기업은 성공한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실패하였다. 즉 한국 기업의 성공 여부가 한국인과 조선족 간의 화합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일본인들은 중국 진출 한국기업이 일본인의 15배는 되는 것에 조선족이 엄청난 기여를 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부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민족의 문화를 가지고 중국국민에서 살아가고 있는 조선족의 협조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게 극도로 필요하다. 이는 조선족이라는 재외동포의 필요성과 역할의 중요성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조선족과 재중한국기업의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최대한 지원하며, 한류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최대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전제에 깔려있으면 서로의 접촉은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과 한국기업 간 친밀한 관계 맺기는 중국에서의 한국기업의 순조로운 적응을 의미하고, 한중 경제발전의 지속적 발전을 가능케 한다. 한중관계는 18년간 급속도로 발전해 왔고,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순조로운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조선족의 중개적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1세기 한중관계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조선족의 중개적 역할 발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중정체성을 갖고 있는 조선족 역할이 한중관계 발전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추천인: 김범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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