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청 5급 승진자 논술시험으로 우수자 뽑아

   
서울시 노원구 관계자가 승진시험 논술장에서 주제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동북아신문]지난 3월 7일 서울시 노원구에서 전국 최초로 논술과목으로 승진시험을 치뤘다. 5급 사무관 승진 후보자들에게 미리 추천도서를 제시하고 주제를 선정하여 1시간 40분 동안 흰 백지에 논술문을 작성하라고 했다. 이 가운데 우수한 논술역량을 발휘한 공무원을 뽑아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승진자를 발표했다. 이제 논술과 거리가 먼 듯한 공직사회에도 고전 인문학이 본격적으로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시험방식은 ‘현대판 알성시(謁聖試)과거시험‘으로 불리고 있다. 알성시는 조선시대 실시된 비정규 문(文)과와 무(武)과 시험으로서 성균관 유생들에게 임금이 직접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참관하던 제도였다. 국초(國初)에는 성균관 유생과 3품 이하의 조사(朝士)에게만 응시자격을 주어 성균관 유생들에게 학문 의욕을 고취하는 효과가 있었다. 뒤에 지방의 유생들에게도 응시자격을 주었다. 무과는 초시와 전시로 나누고 전시에 국왕이 친림하였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과거처럼 공무원의 연공서열과 인사청탁에 얽매이는 부조리함이 사라지고 객관적 투명성이 보장되어 바람직한 제도로 평가되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로 파급될 전망이라고 한다.

▼ 대전시 평생교육 일환 ‘논어교실 운영’ 눈길

우리나라 중부권 행정중심도시 대전광역시 염홍철 시장은 평소 트위터를 통한 직원들과 소통+공감을 잘 하고 있는 분으로 소문나 있다. 염 시장은 서정적인 시를 쓰는 시인으로서 시집을 여러권 출간한 포엣 프로페셔날(Poet Professional)로 지역 문화계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남 다른 문적(文的)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를 가지고 본청과 중구를 비롯한 5개구 공무원들에게 ‘논어(論語)’와 ‘명심보감’ 등 평생교육과정을 설립 국립 충남대학교와 협력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논어 강사의 가르침을 맹습(猛習)하는 공무원들.

매주 화요일 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논어교실’에는 시청과 산하 구청 공무원 등 40여명이 퇴근 후 몰려와 2시간씩 논어를 공부하고 있다.

논어(論語)의 학이편(學而篇) 제1장 처음에 나오는 구절이다.

“孔子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人不知而不이면 不亦君子乎아!”
(배우고 때에 익히니 기쁘지 아니하냐?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참으로 군자가 아니겠는가!)

▼ 전 세계의 0.1퍼센트 부자들이 고전 인문학을 읽는다!

“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중국의 뛰어난 현학(賢學)으로 불리는 북송대의 정치가 왕안석(王安石1021~1086)의 말이다.

전 세계 부(富)의 90퍼센트 이상은 세계 인구의 약 0.1 퍼센트가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근대 민주주의가 도래하기 전에 그 0.1 퍼센트는 왕과 귀족 이었다. 과거 부자와 왕, 귀족들은 신분제도를 만들어서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의 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지금은 월 스트리트 투자자와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의 부자들은 교육제도를 통해서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이다.

과거의 부자와 현대의 부자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고전 인문학’을 정독했다는 사실이다. 과거는 차치하더라도 근대사의 국내 재벌이었던 삼성그룹의 이병철, 현대그룹 정주영, 대우건설의 김우중씨 등은 잘 알려진 고전 인문학의 책벌레들이다. 이 가운데 이병철씨는 아침에 서재에 들어가면 책에 파묻혀 저녁이나 먹으로 나올 정도로 고전 인문학을 즐겼다고 한다.

저 유명한 세계적인 사업가 ‘셸비 데이비스’는 서른여덟살이던 어느 날 공무원을 그만두고 월 스트리트로 향했다. 이유는 전업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주변에서는 공무원 철밥통을 버렸다고 미친 짓이라며 말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데이비스는 처음 5만달러로 투자를 시작했다. 그 후 45년이 지난 뒤 5만 달러는 놀랍게도 1만 8,000배로 증가하여 9억 달러가 되었다.

그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형적인 학자 였다. 따라서 주식이나 펀드니 하는 것에는 관심 자체가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월 스트리트 최고의 투자자중 한 명이 될 수 있었을까 ……?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다른 전업 투자자들과 비교할 때 차원이 다른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그 것은 ‘고전 인문학 독서‘였다. 그는 아들과 손자에게 늘 이렇게 말 했다고 한다.

“회계는 언제라도 독학으로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역사는 반드시 배워야 한다. 역사를 배우면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고 특별한 사람들에게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철학과 문학, 신학은 네가 투자를 하는데 더 없이 좋은 배경이 될 것이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하지. 투자를 하고 나면 죽도록 신에게 기도해야 한다.”

셸비 데이비스의 아들과 손자는 그 말을 충실하게 따랐다. 그의 아들과 손자는 이제 모두 월 스트리트의 전설이 되었다. 데이비스 가문은 월 스트리트에서 전설의 투자가문으로 불린다.

그리고 ‘셸비 데이비스’ 이 외에 벤저민 그레이엄, 존 템플턴, 조지 소로스, 피터린치, 앙드레 코스톨라니 등의 세계적인 대 재벌들이고 한결같이 고전 인문학을 완전 정복한 책벌레들이다.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항복했지/ 나도 거의 같은 식으로/ 사랑의 운명을 만났다네// 책 장에 진열된 역사책은/ 언제나 반복되고 있지//(中略).”

이 노랫말은 스웨덴의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ABBA)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노래 ‘워털루’의 한 구절이다. 나폴레옹이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졌던 것처럼 사랑에 항복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녀 간의 사랑을 ‘역사는 반복한다’는 일상적 교훈으로 자연스럽게 노랫말을 만들어 불렀다.
 

   
1815년 나폴레옹이 치뤘던 치열한 워털루 전투장면 그림

요컨대, 고전 인문학은 마치 색 바랜 고서(古書)나 낡은 학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도 가깝게 우리의 삶 속에 함께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 인간으로 살아가는 도리와 근본, 교훈, 미래 등을 훌륭하게 담겨있는 보고(寶庫)가 바로 문(文學)․사(歷史)․철(哲學) 인문학(人文學)이다. 따라서 인문학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싫든 좋든 우리들 곁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인간학’이기도 하다.

▼ 왜, 전 ‘고전 인문학’을 읽어야 할까 …… ?

21세기는 이른바 문․사․철(文學, 歷史, 哲學)트랜드 시대로 불린다. 그러나 그간 인문학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다. 인문학은 세상과 인류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발전적으로 진화시켰던 가치관이며, 우리가 살아나가야 할 나침판 같은 안내서이다.

최근 아시아와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확대된 한국어와 k-팝, 드라마, 김치음식 등 한류 열풍은 한국을 알리고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크게 한 몫 하고 있다.

지난 고대 농경사회와 신이 중시된 중세를 지나 인문학은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 절정에 이르게 된다. 인간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이 고전과 예술에 대한 탐구로 이어져 인문학은 점점 발전하게 된다.

특히 15~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진지하게 영향력을 구가하던 ‘메디치가문’은 학문과 예술을 후원하며 유럽의 문예부흥운동을 발전시켰다. 당시 인문주의적 교양을 폭넓게 지녔던 메디치가는 학문에 대한 장려와 보호를 위해 자금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고전 문헌들을 수집하고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였다.

   
조선시대 왕들의 인문학 세미나였던 경연장 모습

우리나라의 조선시대 왕들의 인문학 세미나장이였던 '경연(經筵)'은 재미있는 역사적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군주들이 행한 경연의 정도가 왕의 정치적 성패는 물론 나라의 안녕과도 정비례했다는 점이다.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고 문화, 예술을 중요시한 국왕들이 성공한 군주가 되었다. 조선 유교문화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이뤘던 세종과 성종 때 경연이 가장 활발하게 열린 사실은 이를 잘 나타낸다.

또, 조선 후기 문예부흥을 일으키며 ‘조선의 인문학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정조의 개혁정책도 괄목할 만한 역사적 사료이다. 이 땅의 주인 인간을 교화하고 미래를 향하여 연호를 그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인문학’이었다.

책과 소설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최인호의 ‘상도(商道)’에서 거상 임상옥은 작품중에서 이렇게 말한다.

“장사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급변하는 문명의 물질속에서 명예와 부(富)를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 왔는가? 과연 사람답게 살아 왔는가? 다 같이 반성해볼 일이다. 앞으로 푸른 하늘에 머리를 풀고 사람 내음이 솔 솔 풍기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꿀처럼 달콤하게 엿기름이 주르륵 흐르는 항아리단지가 바로 ‘인간학’이며, 이 인간학의 근원이 바로 ‘고전 인문학’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가자, ‘고전 인문학’으로 …… !“

“이곳에는 인간다운 샘물이 줄 줄 줄 ~ 흐를 것이다! 알토라지고 행복한 삶의 비젼이 있는 대전에서 한 백년 살고 지고, 살고 지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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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 서천출생으로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수료.1989년 한국수필지와 시론지에 각 각 2회 추천 완료 문단에 등단 ,장편소설집「월드컵」단편소설집「라이따이한」외 저서 총27권 출간. 한국문예대상, 서울시 시민대상, 독서문화공로 문화관광부 장관상.한글유공 대전시장상 등 수상. 대전중구문학회,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2009문화체육관광부 전국지역예술가 40인 선정.017-477-1744

작가방 http://cafe.daum.net/siin7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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