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하늘이 무너지면 어쩌지? 필자는 중국어 사자성어(成語)를 꾀나 선호한다. 써먹기도 좋고, 생활 중 부딪히는 현상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사자성어도 있다. 이를테면 ‘기인우천(杞人憂天)’같은 것이다. 그래 하늘이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2002년 말~2003년 상반기 중국에 난데없는 전염병 ‘사스’가 유행되었다. 죽는 사람이 생기고, 매일 사스에 걸렸거나 사스로 의심되는 환자의 숫자를 방송하고 사람들은 무서워 벌벌 떨었으며 나중에는 학교는 방학, 직장단위도 마비상태에 처했다. 필자도 출근 금지를 당하여 두문불출 하여야 했다. 한 친구는 한국에 출장 가다가 한국 공항에서 쫓겨 돌아왔다. 필자의 조카가 고향에서 결혼잔치를 하는데 타지방사람, 특히 북경 등 사스가 유행되는 지역 사람을 1개월간 잡아 가두고 격리시킨다고 하므로 갈 염두도 못 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난데없이 빨리 어느 식당으로 와서 같이 식사하자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미친놈아, 죽으려 환장했냐? 사스가 무서워 못가겠다.” “사스에 걸리면 내가 책임질 터이니 빨리 와!” “네가 어떻게 책임진다는 거야?” 한참 옥신각신 하였지만 호기심이 강한 필자는 ‘무슨 말을 하나 보자’라는 생각에 찾아갔더니 그의 말을 이러하였다.“지금까지 사스에 걸려 죽은 자가 같은 기간에 교통사고로 죽은 자의 1/100도 안 된다. 밖에 나서면 차에 치워죽을 가능성이 사스에 걸려 죽을 가능성보다 100배 이상 많다. 누구나 평생 문밖을 나가지 말아야 하며 인간은 집에 엎드려 죽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늘이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杞人憂天이다. 나는 맘대로 싸다니지만 괜찮지 않아!”맞는 말이다. 하늘이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인간이 확실히 있으며 나도 그중의 하나구나! 나는 속이 확 열리는 감이었다.

이튿날부터 나는 마음대로 활개치고 돌아다니며 볼 장 다 보았다. 북경도서관에 가서 찾을 서류를 찾으며 큼직한 논문도 수월히 완성하였다. 평시 같으면 도서관에 사람이 붐비어 효율이 낮았지만 그때는 텅 빈 빌딩에 돌아다니며 많은 자료를 짧은 시간 내에 섭렵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 한국인들은 광우병에 겁먹고 있는데 역시 하늘이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격이다.

1996년 광우병이 인지 되서부터 지금가지 17년간 미국 쇠고기를 먹은 117개 나라의 수십억 인구 중 광우병이 단 한 사람도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 등은 쇠고기를 밥처럼 많이 먹고 한국은 적게 먹으며 한국의 세관 검역은 아주 세심하며 까다롭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인이 미국 쇠고기로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교통사고로 죽은 확률의 만분의 일도 안 될 듯하다.

한국에서 미국 쇠고기로 광우병이 100년, 아니 천 년에 한 사람이 나올까 말까이다.2008년 10여 만, 수십만, 심지어 백 만 명이 참가한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 시위가 여러 번 진행되었는데 거기에 낭비된 시간을 누계하면 수백 명의 수명이 빼앗긴 셈이다. 처넣은 초 값만 따져도 꾀나 많은 극빈층을 구제하고도 남을 것이다. 사자성구 ‘기인우천(杞人憂天)’, 이 인간 사회의 진리를 표현한 말을 한국인들이 반복 음미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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