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퀼트의 멋 세계에 알리는 조선족 여성 김원선

 

[서울=동북아신문]중국동포 김원선씨는 중국 퀼트예술의 일인자로 불리며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여성이다. 그녀는 2차례 중국 국제가정용방직품 디자인대회상을 수상했고, 청화대학 예술학과 객좌교수로도 임명된 바 있다. 또한 지난 2007년 도쿄국제퀼트박람회에출품한 ‘차자언홍(姹紫嫣红)’은 2등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0년초, 문화부 등 여러 부서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2010국수정화-민속문화축제’에서 선보인 그의 작품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원선씨는 같은 해 퀼트복장차림으로 상하이국제퀼트축제에 참석, 수많은 퀼트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그때 수많은 복장 디자이너들이 모두 그와 합작하고 싶다는 의향을 보였다. 하지만 김씨는 “그저 간단한 옷만 만들 수 있을 뿐 복잡한 디자인은 할 줄 모른다”며 겸손하게 사양했다. 그러나 퀼트애호가들은 간단해도 독특한 풍격이 너무 매력적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퀼트예술이란 말 그대로 자투리 천을 한데 이어 붙여 이불, 방석, 휴대폰주머니, 동전지갑 등 일상용품을 만들어내는 수공예술을 말한다. 단순한 장식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장식화 등의 예술품은 실용적인 특징까지 갖추었다. 유럽, 미국, 일본, 한국에서 퀼트예술은 이미 널리 유행되고 있다. 최근, 퀼트예술은 중국에서도 점차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퀼트예술을 하기 전 김원선씨는 예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통계사일을 했지만 퀼트예술에 대한 이해력이 남보다 뛰어났다. 김씨는 화가는 붓과 먹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면 자기는 바늘과 오색실로 다양한 색깔의 천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절대 예술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원선씨는 “한평생 오색실과 함께 어우러지며 살았다”고 말했다.

생동하는 작품 창작에 안간힘

많은 사람들이 퀼트예술이 한 평면위에서 천을 잇고 그림을 수놓는 것이라 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말하지만 김원선씨의 작품을 보면 마치 살아 숨쉬는 것처럼 생동하게 만들어졌거나 심지어 3D효과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한다.

김원선씨의 작품 ‘백화쟁염(百花争艳)’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저녁하늘의 불꽃을 연상케 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 작품만으로도 김원선씨는 퀼트의 세계적 대가가 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국제박람회에서 2등상을 수상한 ‘차자언홍’은 “정교한 창작수법과 화려하면서도 과장된 색채운용방식, 한국 국기 태극팔괘도의 창작성이 한데 어우러지며 개성과 격정으로 넘치는 작품으로 퀼트예술의 독특한 매력을 한껏 어필했다”는 평을 받았다.

1997년, 한국섬유박물관에서 한중미일 4개국 전시회를 열었는데 그때 중국에서 유일하게 김원선씨가 초청됐고, 그의 ‘차자언홍’이 2등상을 수상했다.

김씨는 이 작품에서 보편적인 바느질법이 아닌 ‘거꾸로 세 땀 박는(倒三针)’ 독특한 수법을 사용했다.

김씨는 “외국 전시회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외국인들은 중국의 퀼트기술이 뒤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거꾸로 세 땀 박는(倒三针)’ 수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56개 민족 어머니의 예술 이어가고 싶어"

김원선씨는 “여성들이 착용하는 장식품은 여성들의 눈에 들지 못하면 절대 착용하지 않기에 여성들의 물건은 반드시 여성이 만들어야 한다”며 “여성들은 애를 낳고 키우면서 모든 것을 묵묵히 후대들에게 전해주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어머니문화”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또 56개 민족의 퀼트가 모두 아주 예쁘고 민족마다 특색이 짙을 뿐만 아니라 함유된 뜻 또한 다양하다고 말한다.

김씨는 현재 56개 민족의 퀼트를 수집하고 있다. 이미 14개 민족의 퀼트를 찾았다. 그녀는 “56개 민족의 킐트를 한데 모아 중화민족 대단결의 퀼트로 만들어냄으로써 중국 퀼트예술의 정교함을 보여주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통계사에서 퀼트 전문가 돼

김원선씨는 퀼트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통계사일을 했었다. 어머니가 복장 재단사인 이유로 집에는 늘 자투리 천이 남아돌았다. 그때 퀼트를 만든다면 가족들이 기뻐하리라 생각하고 찻잔 깔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때는 젊었으니까 하루에 3개를 거뜬히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장장 3년 동안 만든 퀼트작품을 남에게 모두 선물했다.

퀼트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관찰에 더욱 열중했다. 어딜 가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화보에 나온 색의 조합을 잘 관찰했다가 더 아름다운 색갈이 나올 수 있는 조합을 연구했다.

김원선씨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는데도 퀼트를 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를 악물고 달렸기 때문.

그녀는 수시로 가위, 바늘 등 도구를 챙겨가지고 다닌다. 어딜 가든 영감이 떠오르는 물건을 보기만 하면 모든 것을 제체 놓고 가위질을 한다.

퀼트예술 중국 문화와 갈라놓을 수 없어

퀼트로 인해 김원선씨는 수많은 외국 동업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는 그들과 퀼트예술, 참가작품뿐만 아니라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 고수와 전승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그는 하루하루 퀼트의 세계에 빠져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외국인들에게 중국인도 퀼트를 잘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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