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부여제도 시행 따라 중국인 토지소유도 급증

▲ 우근민 제주도 지사가 2012년 9월 5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휘닉스아일랜드에서 열린 세계지방정부정상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5억원 넘는 부동산을 5년 이상 소유하면 영주권을 주는 투자이민 활성화 조치 덕에 제주도의 중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동북아신문]중국인들의 한국 투자가 급증해 제주도 토지투자 건수가 1년새 6배 늘어났다.

욱일승천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힘이 한국에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확인된다. 한국내에 유입된 중국인들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12년 7억2,700만 달러로 2011년(6억5100만 달러)보다 11.7% 늘어났다. 중국 자본이 경유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 국가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40억600만 달러나 돼 2011년(19억390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한국의 지식경제부 전윤종 투자유치과장은 “2006년 이후 제주도가 해외 직접투자 유치에 성공한 12건 중 7건이 중국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1조500억원을 들여 헬스케어타운을 조성 중인 중국 뤼디(綠地)그룹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일본과 달리 정치적 문제도 없다. 회장이 제주도를 방문한 후 ‘자연경관이 좋은 데다 휴양시설이 생각보다 적다’며 흔쾌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소유 토지 또한 늘고 있다. 2008년 전국에서 257만 평방미터였던 게 지난해 493만평방미터(9월 말 현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소유 토지는 10%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특히 5억원 넘는 부동산을 5년 이상 소유하면 영주권을 주는 투자이민 활성화 조치 덕에 제주도 내 중국인 토지 소유가 급증하고 있다. 2011년 256건이던 제주도 토지 취득건수는 지난해 1,548건으로 급증했다.

중국의 인적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283만여 명으로 전체 외국 관광객(1110만여 명) 중 4분의 1을 차지했다. 올해 춘절 연휴기간(2월 9~15일)에 중화권 관광객 10만4,000여 명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도의 인바운드 여행사 150여 곳 중 약 10%가 중국 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한다.

중국인의 한국 진출이 활발한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넘쳐나는 돈과 중국 정부의 ‘쩌우추취(走出去)’ 정책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쩌우추취’ 정책이란 국외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으로 2001년 주룽지(朱鎔基) 당시 총리가 제창했다. 중국에선 요즘 기업이든 개인이든 해외 투자를 권장하는 편인데 2~3년 전부터 대규모 해외투자가 많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3조3000억 달러(외환보유액)를 현찰로 가진 나라는 중국밖에 없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는 한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에는 중국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중국에 들어오는 외화 규모만큼 해외투자를 장려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지금까진 제주도를 중심으로 부동산 쪽에 활발히 투자했다면 차츰 부지 확보, 공장 설립과 같은 그린필드형 투자나 인수합병(M&A) 투자도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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