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우의 수필 258>

[서울=동북아신문]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벼 한 자루를 찧으면 쌀 반 자루가 된다.

 밤 한 봉지를 까면 알밤 반 봉지가 된다.

 그러면 밤 100개를 까면 알밤이 몇 개인가요?“

학생들은 즉각 “50개요” 하고 외쳤다.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밤 100개를 까면 알밤도 100개가 되지요.”

그제서야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관습적인 사고방식의 오류를 깨우쳐준 것이다.


 

선생님은 이런 문제도 냈다.

“10을 2로 나누면 5가 되지요.

 그러면, 8을 2로 나누면 몇인가요?”

학생들은 합창하듯 “4입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외쳤다.

“선생님. 틀렸습니다. 3입니다.

 8을 세로로 쪼개면 왼쪽 오른쪽 다 3자가 됩니다.”

학생들이 까르르 웃었다.

그때 다른 학생이 또 말했다.

“가로로 짜르면 0이 됩니다.”

학생들은 또 웃었다.

선생은 조용히 학생들에게 말했다.

“8을 숫자로 보면 4가 정답이지요.

 하지만 물체로 보면 3도 되고 0도 됩니다.

 그래서, 무얼로 보고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합니다.“

사물들을 본 대로 배운 대로만 보지 말고

달리 보고 새롭게 생각할 것을 깨우쳐준 것이다.


 내가 곤충과 물고기들을 잡아보고, 데리고 놀고

벌레들도 일찍부터 징그럽게만 보지 않게 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을 시골에서 살아서도 그랬겠지만

그때 그 선생님의 가르침이 많이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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