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공동체연구재단 이승률 이사장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연변/평양과기대 대외부총장

오늘 27일은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체결한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동시에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조성된 DMZ(비무장지대) 생성 60주년이기도 하다. 한반도 군사분계선을 기점으로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까지 각 2km에 걸쳐 있고, 동서로 248km에 이르는 이 DMZ는 한반도 허리를 가르며 60년째 이 땅의 분단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인간에 의해 버려진 그 땅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덕분에 생태계가 복원되고 자연보전의 땅으로 재탄생했다. 다시말해 전쟁과 분단의 산물에서 생태자원과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난 셈이다.

 

이러한 가치에 주목하여 DMZ는 국내외 적으로 주목받는 특수구역 중의 하나가 되었다. 특히 이번 정전협정 60주년을 기해 그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DMZ 활용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에 사회 각계각층에서 꾸준히 연구되어왔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유엔환경계획 (UNEP),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및 터너재단 등 DMZ를 국제평화공원으로 조성하거나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이 국제사회에서도 꾸준히 제안되어 왔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 희박했고 또한 북한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점 때문에 매번 추진에는 실패했었다.

 

그런데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美 의회연설 중에 공개적으로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밝히면서 DMZ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적으로 다시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가했고 올 하반기 장소와 규모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발표할 계획이라 알려졌다. 또한 통일부 DMZ세계평화공원추진단(단장 이강우)을 구성하여 실무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각계각층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기본구상과 추진 방향, 법적 제도적 검토사항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구상이 전해지면서 접경지역인 경기와 강원 지역이 공원 유치를 위해 다소 공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면도 있지만, 국내의 단순지역 개발 개념보다는 한반도 평화와 신뢰 조성에 중점을 둔 국제 평화프로젝트로써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주는 적극적인 지지도 이례적이다. 지난 6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감을 표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이 유엔, 미국, 중국 등 주변국들의 지지를 얻어 낸 만큼 남북한이 서로 손을 맞잡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추진해 간다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처럼 남북한 간 사업을 진행할 경우 여러 변수에 따라 중단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제 3국의 참여가 필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국제사회의 이러한 지지는 매우 뜻깊다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은 국내 공감대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국제기구, 재단 및 비정부 기구(NGO)와의 다자간 국제협력이 공존하는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므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디딤돌이자 한반도 평화장착의 계기를 마련하고 나아가 평화통일의 실질적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본 연구재단 차원에서 한가지 제안해보고자 하는 것이 있다. 본인(이승률 이사장)이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생물다양성 한국협회’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DMZ 내 생물권보전지역 설정을 통한 생태통일환경조성 국민운동을 박근혜 정부의 ‘DMZ 세계평화공원’에 접목시켜 보자는 것이다.

 

2013년 사단법인으로 결성한 ‘생물다양성 한국협회’는 2014년 UNCBD(유엔생물다양성협약) 12차 당사국 총회를 강원도에 유치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던 김영호 전 산자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공동대표의 일원인 최청일 위원장(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계획 한국위원회)이 한국협회 등록 이전부터 DMZ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KDMZBR) 지정을 유네스코에 신청(2013년 9월말까지) 하는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같은 노력으로 DMZ가 UN으로부터 생물권보전지역 또는 생태안전지역으로 승인되어 한반도 평화와 신뢰조성에 중점을 둔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에 접목된다면 명실공히 DMZ는 ‘평화’와 ‘생태’가 함께 어우러진 세계인류평화지대(김진현 이사장 제안)가 될 것이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전 과기부 장관)은 ‘DMZ를 인류 평화의 자산으로’라는 최근 칼럼(동아일보, 2013년 7월 25일)을 통하여 DMZ는 고통의 유산에서 희망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 땅의 문명사적 큰 고통의 유산을 인류 평화자산으로 수렴 승화시킨다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다. 이것은 비단 남북한만의 유익이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의 갈등과 국제적인 냉전적 질서를 뛰어넘는 세계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다라고 확언했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세계평화의 상징적 사업이 될 ‘DMZ 세계평화공원’ 프로젝트에 남북한 뿐만 아니라 UN 및 26개 참전국가들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한 마음으로 지지하고 참여하는 인류문명사적 최고의 평화프로젝트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3. 7. 27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이사장 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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