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안녕하십니까?

저는 중국 연변에서 온 방미선이라고 합니다. 지난 8월초에 저의 남동생 방석철은 식당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뇌출혈로 천안에 있는 순천항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의 병은 하루가 멀다하게 호전은 커녕 점점 심해만 졌습니다. 아내도 없어서 저와 남편이 동생의 간호를 하노라니 눈코 뜰새없었고, 정신도 하나도 없었습니다.

▲ 가운데, 정원석회장, 오른쪽 첫 번째 고정욱박사.

중국에 갈 비행기표를 끊어야 하는데 여행사도 아는 데가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있던 고향분한테서 중국에서 온 동포가 운영하는 여행사가 있는데 친절하게 잘 해준다면서 소개해주어서 안산에 있는 소망여행사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습니다. 동생은 걸을 수도 없어서 우리는 비행기를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휠체어는 비행기에 갖고 갈 수 있는지? 휠체어를 사려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휠체어를 싸게 사려면 또 어떻게 하면 되는지? 우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를 때마다 여행사에 물어보았습니다. 여행사에서는 그때마다 친절히 대해주었고 오늘은 이렇게 휠체어를 무료로 기증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우리부부가 번갈아가면서 여행사에 전화를 해서 안타까운 사연을 이야기하자 여행사사장님은 한국에서 살면서 많이 존경하고 있던 국제장애인연맹 한국지부 이사 고정욱박사님께 전화를 올렸답니다. 고정욱박사님은 동포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주위 지인들한테도 수소문하던 끝에 한국장애인녹색재단 정원석회장님께 도움을 요청했던 것입니다.

정원석회장님께서는 힘 닿는곳까지 도와줄려는 마음으로 지인들한테 연락을 취했습니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윤두선대표님께서는 이 소식을 듣고 무조건 동참해주셨고 무료로 휠체어를 기증해주셨습니다.

▲ 기증 받은 휠체어

동생의 병치료에 이미 천만원넘게 지불한 우리한테는 단돈 만원도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몇십만원씩이나 하는 휠체어를 무료로 기증받고보니 이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했으면 좋을지 이루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에 돈 벌러 왔다가 동생이 쓰러진후 우리 부부는 앞길이 캄캄하기만 했습니다. 병원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동생도 안쓰러웠고 우리부부는 일도 하지 못하고 뒷바라지에 지쳐있노라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분들과 일본인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나니 희망이 보입니다. 동생도 복 참 많다는 생각도 가져보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벌떡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좋은 생각도 해보기도 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서 우리부부는 앞으로 한국에서 살면서 더욱더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서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며칠 후면 동생은 퇴원하고 중국에 가게 됩니다, 중국에 간 후에도 동생은 깊은 정이 깃든 휠체어를 타고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아픈 사람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고정욱박사님,정원석회장님,윤두선대표님 등 모두에게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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