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안민 이재옥 변호사의 생활법률이야기

[서울=동북아신문]각종 송년회와 신년회가 모임이 이어져 있는 연말 연시는 그동안 자주 모했던 사람들과 회포를 푸는 즐거운 달입니다. 그런데 여러 모임에서 지인들과 만나 덕담을 나누는 데 있어서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술입니다.

이 술은 적당히 마시는 것이 최선이지만 절제하지 못하면 자신의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시는 양이 지나치면 사고로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말연시 술자리를 하는 와중에 지인들과 그동안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다가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가끔 옆자리 손님들과 시비가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 도가 지나치면 종종 소주병이나 맥주병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상해를 가하기도 합니다.

맥주병을 이용 상해,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적용

일반적인 폭행의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되고(형법 제260조) 일반적인 상해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형법 제257조).

그러나 위와 같이 소주병이나 맥주병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상해를 가하게 되면, 판례에 따라 이를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보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처벌을 받게 됩니다.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르면,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는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처벌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 폭행이나 상해는 벌금형이 가능함과 달리,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게 되면 벌금형으로는 될 수 없고, 유기징역의 집행유예 이상이 선고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강제퇴거 등의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더욱 주의하여야 합니다.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

‘흉기’는 본래 살상용·파괴용으로 만들어진 물건(예:총포, 도검류)을 말하고, ‘위험한 물건’은 흉기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널리 사람의 생명·신체를 침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체의 물건을 포함합니다. 살상용·파괴용으로 만들어진 물건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물건이라도 사용방법에 따라 사람의 생명·신체를 침해하는 데 사용된다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합니다.

판례는 ‘위험한 물건’인지 여부를 구체적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대방 또는 제3자가 사실상 위험을 느낄 수 있는 물건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판례가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로는 ①실탄이 장전되지 않은 공기총 ②면도칼, 안전면도용 면도칼, 쪽가위, 양복점에서 재단용으로 사용하는 가위, 쇠파이프와 전기톱, 쌀가마 등의 운반에 사용되는 갈쿠리, 길이 30cm의 드라이버 ③땅바닥에 때려 깨뜨린 2홉들이 소주병, 깨진 맥주병, 깨어지지 않은 상태의 맥주병, 빈 양주병, 마요네즈 병 ④시멘트벽돌, 직경 10cm 가량의 돌, 화분 ⑤곡괭이자루, 길이 35cm 너비 9cm의 각목, 의자와 당구 큐대, 부러뜨린 걸레자루,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⑥승용차로 피해자를 들이받은 경우의 승용차 등이 있습니다.

반면에 판례가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로는 ①피해자가 들고 찌르려고 하는 식칼을 빼앗아 피해자를 훈계하면서 그 칼자루 부분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가볍게 친 사안에서 그 식칼 ②길이 2m 직경 5cm의 쇠파이프로 머리를 구타당하면서 이에 대항하여 그 곳에 있던 길이 1m 직경 5cm의 각목으로 상대방의 허리를 구타한 사안에서 그 각목 등이 있습니다.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게 되면 벌금형으로는 될 수 없고, 유기징역의 집행유예 이상이 선고될 수밖에 없는 만큼, 연말연시 술자리에서 흥분하여 다른 사람에게 폭행이나 상해를 가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으며, 더욱이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에게 폭행이나 상해를 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흥겨운 연말연시 송년회를 자신의 건강을 지키면서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자신의 주량을 감안하여 술자리에 알맞은 선에서 스스로 자제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술에 대한 경계심을 푸는 순간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절제되면서 즐거운 송년회로 한 해를 잘 마무리 하여야겠습니다.

문의 : 법무법인 안민 02-866-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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