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 인간의 욕망은 1위가 식욕이고 2위가 성욕이며 3위가 명예욕이란 말이 있다. 배부르면 몸 풀 생각이 나고 그 다음은 이름 날릴 궁리를 한다. 인간 생산의 랭킹은 어떠할까? 1위가 인간 자체의 생산, 2위가 곡물생산, 3위가 돈 생산일 것이다. 인간 자체의 생산을 자식농사라고도 한다. 유교문화가 전통인 우리겨레는 자식농사를 가장 중요한 농사로 보아왔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동포의 생활수준이 획기적으로 높아졌으므로 자식농사도 쉬워졌다. 자식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더 좋은 옷을 입히며 공부도 마음껏 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생겼다. 많은 가정이 지리멸렬된 것이다.

필자는 북경에서 조선족소학교를 10년간 꾸린 경력이 있다. 지리멸렬된 가정의 학생이 2/3 점하였다. 즉 부모가 이혼한 자, 부모 쌍방 또는 일방이 타지방 또는 해외에 돈 벌러 간 자가 2/3이다. 이런 어린이는 부친 또는 모친과만 생활하거나 조부모 또는 다른 친척집에서 생활한다. 그들은 정신상 건전한 사람으로 육성되기 아주 어렵다.

필자는 어릴 때 엄마의 매를 많이 맞으며 자랐다. 무언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밥 짓던 엄마는 부지깽이로 걸핏하면 필자의 엉덩이를 한바탕 때린다. 그러면 필자는 이내 밖으로 내뺀다. 조금 지나 돌아오면 엄마는 마치 금방 때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상냥하게 대해준다. 이것이 바로 부모의 사랑이다. 매를 맞아도 사랑의 매로 생각되고 반감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친척집에서 자란 어린이는 완전히 다르다. 잘못해도 때리지도 엄하게 욕하지도 못한다. 이내 천대와 괄시로 생각되고 때리고 욕한 자도 가책을 받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부모의 슬하에서 자란 사람은 남의 비평, 아무리 냉혹한 비평도 달갑게 접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접수하기 싫어한다. 비평에 대한 부동한 태도, 이는 근근이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사실 단친(單親) 가정이나 친척집에서 자란 어린이에게 존재하는 문제점은 이보다 퍽 복잡하고도 많다. 대개 공부를 잘 안 하고 돈 쓰기만 좋아하며, 어린 나이에 술 마시고 담배피우고 연애하며, 심지어 10대 소녀가 임신하여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다가 죽는 것도 필자는 본 적이 있다. 15세 좌우의 몇 년 사이에 무너진 도덕성, 일그러진 인생은 평생 바로잡기 어렵다. 어릴 때 입은 정신상의 상처는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

재한 중국동포의 대부분은 자식을 중국에 두고 왔으며 십상 팔구는 자식농사의 실패를 감내해야 한다. 몇 억을 벌었댔자 중국 대도시의 큼직한 집 한 채 값도 되나마나 하다. 큰 농사를 망치고 작은 농사를 하는 셈, 깨알을 쥐며 수박을 놓치는 셈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북경에서 항상 우리 동포더러 자식이 고중을 졸업한 후에 북경에 오던가, 아니면 자식을 북경으로 데려다가 북경호구를 만들어 주고 같이 생활하던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재한 중국동포도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 들어가 자식이 고중을 졸업한 후 한국에 나오던가, 아니면 자식을 한국에 데려다가 같이 생활하며 공부 시키던가. 한국에 재중동포의 학력학교(초·중·고교)를 세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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