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전하연 기자=“한국이 발전하려면 각자의 특성과 개성, 능력이 살아있는 샐러드 볼이 되어야 하며 또한 소수자, 소수문화,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사회를 살릴 수 있습니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법대교수가 지난 2월14일,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 19층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생명존중연구회 정기총회에서 강연을 통해 탈북자 및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당위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사회의 탈북자 및 다문화에 대한 차별적 편견을 제기하면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며 생명은 “태어날 때부터 살아야 하는 명령을 받은 존재, 피투된 존재(by Heidegger)”, “단백질의 존재양식이 아니라 육체와 정신, 영혼의 결합체”로서 “그 누구도 함부로 처단, 처분할 수 없으며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하다”면서 “아름다움, 행복, 인간의 존엄성 등은 그 이유를 과학적. 논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은 못사는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가게 돼 있고 재부는 잘 사는 나라에서 못사는 나라로 가게 돼있다”면서 한국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외국인 며느리, 그리고 해외투자, 해외공장 설립 등과 한국에서 가난했던 시절들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의 국민인식은 근대국가에 머물러 있다. 왜냐하면 19세기 국가는 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혈연적 국가였다면 20세기는 다문화주의 사회이고, 21세기는 세계시민 국가로서 국민의 개념도 없어졌고 시민성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시대인데 한국인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적 인식은 19세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민족인 배달민족은 단일민족이라 하지만 70만 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그 연원을 따져 올라가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한민족은 시베리아와 남방을 통해 들어온, Y염색체 유전형을 조사하면 100개 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입으로는 ‘우리민족끼리’라고 외치지만 실제로 사할린한인, 무국적 카레이츠, 시베리아 억류포로 등 역사적 조난자들에 대한 관심정도는 어떠했는가? 조선족에 대해서는 어떠했는지? 왜 우리는 ‘우리 민족끼리’란 말 앞에서 한없이 작아만 지는가”라고 날카롭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현재 한국은 탈북자 3만명 시대, 탈북청소년 3천명에서 90% 이상이 실업자이고, 탈북자 자살률은 한국인의 6배이고 탈북청소년들은 왕따에 학업중도탈락자가 60%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독에는 동독인 60만명이 탈동독하여 서독으로 이주해 살고 있었는데 동독출신자의 서독에서의 취업률은 90% 가까왔다는 통계를 제시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탈북자들의 인권상황마저 외면하는 현실’을 제기하면서 “통일은 경제적 분석의 대상이 아니다. 통일은 대박이 아닌 당위”라며, “현재 한국인도 전세계 150여개국에 살고 있고 요즘 한국의 신생아 20명중 1명은 다문화 가정의 아기이고 혼인이민자 20만명의 시대에 단일민족 아닌 열린 민족으로, 한민족의 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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