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청나라 황제 강희제, 어니스트 새클턴 선장, 김인식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섬기는 지도력이다. 그들은 조직원을 믿고 존중하며 섬기는 자세로 지도력을 발휘한 사람들로서 이른바 ‘서번트 리더’들이다.

‘서번트 리더십’이 뜨고 있다. 힘을 가진자와 권력을 지닌자가 자신 품안의 세력에게조차 의심받는 이 시대, 조직원의 자발적 동의와 지지를 받는 서번트 리더십은 21세기에 들어와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로버트 그린리프의 ‘서번트 리더십 원전’은 21세기를 이끌어갈 리더십의 핵심철학으로 기업경영에 관한 명저의 반열에 올라 있다. 지난 1977년 초간본 출간후 200만부 이상 판매되면서 현대의 신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미래 리더의 헌법이 될 것”이라며 기업과 학계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로번트 그린리프의 이론이다.

그렇다면 로버트 그린리프는 누구인가. 38년간 AT&T의 조직원으로, 유명 컨설턴트로, 교육자로, 저술가로 활동하며 포드 재단, 록펠러 재단, 인도정부에 까지 경영자문하는 세계적 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렸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야말로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라는 서번트 이론을 정립해왔다.

조직, 고객, 지역공동체 등에 봉사하는 즐거움을 제 1순위에 놓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그는 30년전부터 주장했다. 그의 이론은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 피터 센게 등 현대 리더십의 대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린리프가 주장하는 ‘리더로서의 머슴’이라는 아이디어는 헤르만 헤세의 ‘동방순례’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구체화 시켰다 한다. 진정 위대한 지도자는 얼핏 머슴처럼 보이지만 이것이야말로 위대함의 핵심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1970년 월남전으로 삶의 희망을 상실한 젊은이들을 보면서 첫 에세이 ‘지도자로서의 서번트’를 발표했다.

1인 중심의 조직체계는 자연의 섭리에 어긋하나고 부패하기 쉬우며, 지배력을 우선시하는 사회 풍조를 유도하기 때문에 사회에 피로감을 주고, 조직원에게 불건전한 경쟁심을 조장한다고 그린리프는 지적한다.

위대한 조직의 최고 경영진은 대부분 서번트 리더들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이제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밝힌 스티븐 코비의 말처럼 서번트 리더십은 전 세계기업들의 주요 경영이념으로 공식화 되고 있다.

다음은 30년전 그린리프가 던졌던 의문이다. “진정한 적은 사악한 사람이 아니다. 어리석은 사람, 무관심한 사람도 아니다. 시스템도 아니다. 목소리 높여 항의하고 혁명을 꿈꾸는 사람, 체제에 반항하는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적은 착하고 영리하며 활기찬 사람일 수도 있다. 지도자 위치에 있으면서 서번트이기를 포기할 때, 그가 사회를 병들게 하는 적이 된다. 지도자적 능력을 지녔음에도 진정한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는 사람, 곧 서번트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이책은 참솔출판사에서 2001년 발간한 ‘리더는 머슴이다’를 개정·증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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