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겨울과 봄 사이 날씨 치고 포근한 오후부터 하늘 가득 눈송이들이 흩날리더니 기차역 광장에 도착한 저녁무렵에는 제법 큰 눈이 되어 쏟아져 내린다.

S시에 출장을 나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다.차에 오르니 스물두어살 쯤 되어보이는 젊은이가 창가에 앉아 눈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차가 떠나서야 젊은이는 얼굴을 돌려 나를 보더니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영리하고 단정하게 생긴 젊은이는 ××대학 공학부 3학년생이었다.마침 고향역까지 동행이라 반가운 친구라도 만난 듯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다보니 얼마 안되어 우리는 허물 없는 사이가 되었다.학생이 위챗 친추를 보내오자 나는 인츰 수락하였다. 벚꽃이 피어있는 일본에서 찍은 학생의 사진이 프사로 되어있다. "일본에 갔었구만."나는 사진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네,작년 봄에 어머니와 같이 일본에 갔다왔습니다.""이 사진은 어디지요?""우에노(上野)공원입니다."조금 지나서 피곤해서인지 학생은 등받이에 몸을 묻는 것이다.조용히 미끄러져가는 차안에서 나는 학생의 모멘트를 훑어보기 시작했다.도꾜에서 찍은 사진들을 흥미진진하게 보다가 학생의 어머니를 알아보고 그만 멈칫하고 말았다. 이게 누구인가?갑자기 심장이 고장난 수레바퀴처럼 덜컹덜컹 헐렁거려 하마트면 이름을 입밖에 내뱉을번 했다.갸름한 얼굴과 작지도 크지도 않은 외가풀눈은 지금도 여전하다.수십년이 지났지만 나는 한눈에 알아보았다.나는 옆에서 자고있는 학생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그러고보니 학생이 어머니의 얼굴을 많이 닮은 같기도 하였다.나는 꿀통에 빠진 벌처럼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대학을 졸업한 그해,그러니깐 30년전 겨울이었다.내가 근무하게 된 학원에서 연말일본어수업연구회가 있었다.동북 3성에서 모여온 교원들 중에는 나젊은 일본어교원 이현옥이도 있었다.대련외국어학원을 졸업하고 S시 조선족제1중학교에 배치 받은 현옥이도 아직 결혼전이었다.저녁에 있은 연회에서 우스개를 잘 하시는 선생님들은 너도나도 중매를 서 듯이 처녀총각인 현옥이와 나를 한자리에 앉게 하고 노래까지 부르게 하면서 연회석을 한바탕 들썽하게 만들어놓았다.연회가 끝나서 나와 현옥이는 조용한 밤거리를 거닐었다.시내중심에 놓인 다리를 건너서자 호수가며 길 옆 가로수들에 하얀 눈꽃들이 피어 있었다."일본에 가시려구요?""네.지금 교수님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무슨 학과를 전공하려구요?""일본문학을 전공하려는데...현옥씨는?""글쎄요.저는 교육학 쪽입니다." 문화극장을 지나 현옥의 고모집 앞 어두운 골목에 들어섰을 때 자전거를 탄 사람이 현옥의 옆을 스쳐지나는 바람에 현옥이는 그만 놀라서 나의 팔을 붙잡았다.어망결에 나도 다른 손을 내밀어 현옥의 손을 잡았다.순간, 처음 느껴보는 짜릿하고 감미로운 전율이 온몸에 전해온다.둘은 한참동안 누구도 대방의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나의 몸이 서서히 현옥한테로 돌아서고 두손이 천천히 현옥의 허리께로 다가간다.화로불처럼 화끈거리는 두 얼굴이다."현옥이 아니냐?""아,네..."삐꺽~ 하는 장자문소리와 함께 현옥의 고모가 나왔다."안녕하십니까?현옥이를 데려다주느라고..."나는 무슨 말을 더 했으면 좋을지 몰라 ‘내일 역전에 나갈게.’ 하고 현옥한테 한마디 던지고는 냅다 큰길로 달려나왔다.찬바람이 불어와 달아올랐던 얼굴을 식혀주는 듯 했다.학원 기숙사에 돌아온 나는 현옥의 얼굴을 그려보다가 용기를 내어 필을 들었다.-이현옥 사랑합니다.교안용지에 쓴 글을 가위로 오려내어 잘 접어서 호주머니 안에 넣었다. 이튿날 역전으로 뛰어갔다.현옥이와 고모가 나와 있었다."엇저녁에 현옥한테서 들었는데 아직 약혼 안했다메...""예.""그럼 둘이서 얘기 나누오.내 추워서 먼저 가겠소."둘의 손을 마주잡아놓고 현옥의 고모는 벙긋 웃으며 돌아섰다."이제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까?"나는 현옥의 손을 꼭 쥔채로 물었다."......""내가 방법 대서 S시로 전근해갈게.""진짜예요?"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현옥의 얼굴색이 금세 맑아졌다.검표가 시작되었다.여객들 속에서 자꾸 뒤돌아보는 현옥에게 나는 오래도록 손을 흔들었다. 수업을 마치고 교연실에 들어와서야 호주머니에 넣었던 쪽지를 발견했다.며칠후 현옥한테서 먼저 편지가 날아왔다.-타성전근이 어렵다네요.무리는 하지 마세요...어쩐담?원장선생님한테 물어볼까?"지금까지 타성전근한 교원들이 없소.저쪽에서 동의하더라도 수속이 복잡할거고. 헌데 왜 하필이면 외지여자요?여기서 찾으면 될 일을..."나의 사연을 듣고 원장선생님이 웃으며 하는 말씀이다.아니다. 현옥이와 같이 있어야 하고 일본에도 같이 유학가야 한다.타성전근?현옥이와 같이 일본에 가면 타성전근이고 뭐고 필요없지 않은가? 나는 현옥에게 회답하려다말고 이튿날 S시로 떠났다.양력설을 며칠 앞둔 현옥의 중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그 이튿날 눈이 펑펑 쏟아지는 오전이었다."어마나!"교장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란 현옥이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꿈인지 생시인지 허허 웃으며 눈앞에 불쑥 나타난 나를 달콤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현옥이도 그만 호호 웃음을 터뜨린다.두 사람을 쳐다보던 교장선생님은 교무처에 볼일 있다며 웃으면서 자리를 피해준다. 그날 밤 우리는 오색영롱한 불빛아래에 눈꽃이 곱게 피어난 거리를 거닐면서 깊은 밤을 속삭이었다.기차가 어느 역에 닿는지 하얀 눈꽃들이 도시의 등불빛에 환히 비쳐온다.겨울방학이 되자 학원에서는 중학교 일본어교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또 다른 단기강습반을 꾸렸다.어느 날,수업을 마치고 교연실에 들어가려는데 현옥의 고모가 재정학교에 다니는 철수(현옥의 고모사촌동생)를 데리고 교연실 문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보게,김선생.저...어떻게 말하면 좋겠소?"첫마디부터 심상찮게 보인다."무슨 일 있으세요?""저 먼가면 음...다른 여자를 찾소.현옥이 지금 다른 남자와..."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그럴리가 없겠는데요.""아무튼 난 그저 이 말 전하러 왔소."현옥의 고모는 두말 하지 않고 횡하케 돌아가는 것이다. 현옥이가 지금 다른 남자와?헐.그럴리가 있나?교연실에 들어온 나는 먼저 전화번호책에서 S시 조선족제1중학교를 찾아 전화를 하였다.전번에 만난적 있는 교장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김선생이구만.어제부터 방학이 돼서 현옥선생 오늘 나오지 않았소.시교에 있는 집에 간다더구만."어머니와 조선족제2중학교 고중 3학년에 다니는 누이동생과 함께 살고있는 시교에서 통근하기가 너무 멀어 학교 기숙사에 주숙하고 있는 현옥이다."요즘 현옥선생한테 별일 없었지요?""별일이야 뭘.그저께 저녁에 일본어교연조에서 총결 지을 때도 물어보니깐 김선생을 많이 보고 싶어하는 눈치더구만.허허.""네,잘 알겠습니다."수화기를 내려놓고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일까 생각해 보았다.만난지 얼마 안되는 사이에 현옥한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봐서도 절대 그럴 리는 없다.그런데 왜서 현옥의 고모가 이런 말을 한단 말인가?금방 졸업한 풋내기라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까?아니면 타성전근이 어렵기에 서로 일치감치 인연을 끊는 것이 상책일거라는 속셈일까?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환자인 어머니한테서 불쌍하게 자란 현옥의 전도를 고모가 아무리 책임진다고 해도 분수가 있는거지.현옥의 고모집을 찾아가서 도대체 무슨 일인가를 확실하게 알아봐야 하지 않겠나?헌데 찾아가서 무슨 말을 어떻게 물어본단 말인가?사내가 체신 없는 발걸음을 하다니?쳇!어디 여자가 없어서 구걸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이겠는가! 제딴엔 큰소리를 땅 치고나서는 조금 지나니 웬지 모르게 얼음 녹듯 가슴이 스르르 녹아내린다."김선생,혹시 이선생 생각 그렇게 골똘히 하는게 아니요?"주임선생님이 담배 한대를 붙여물고 웃으며 묻는다."아,아닙니다."나는 교연실을 나와 저 앞에 보이는 다리를 향해 걸었다.오늘은 강바람이 세게도 불어온다.현옥이와 같이 이 다리를 지날 때는 바람도 불지 않은것 같았는데.가만히 생각해보니 현옥의 고모의 일처사에 슬그머니 화가 치밀어오른다.나는 눈앞에 보이는 죄없는 돌멩이를 힘껏 걷어찼다.난간에 맞았다가 다리아래로 떨어진 돌멩이는 얼음강판 위에서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이 똑또르르 하고 저 먼데까지 한참이나 굴러간다.눈꽃이라도 구경하려고 청년호에 들어서니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외에는 쌍쌍이 짝을 지은 연인들 뿐이다.하도 멋적게 생각되어 나는 그만 돌아와버렸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학원 초대소 소장아주머니가 급히 나를 찾는다.정부에서 근무하고 아버지가 대외무역회사 사장이며 예쁘고 체격도 좋은 야마구찌모모에(山口百惠)와 같은 처녀가 있는데 오늘 저녁에 꼭 만나보라고 한다.그렇지 않아도 화김에 다른 여자라도 사귀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하고 출국운이 없는지 일본에 간다던 일도 몇년간 미루어져 꽤나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일본 와세다대학 문학부 교수님이 졸업전에 일본문학을 가르키셨다.일본에 돌아가신 교수님에게 연구생공부를 하고 싶다는 편지를 하였더니 다음 학기부터 한국 모 대학에 몇년간 가있게 되기에 삿뽀로대학 아니면 동북대학이나 규슈대학에 추천해주겠다고 하신다.갈바엔 현옥이와 약속했던 도꾜에 가기로 마음 먹고 교수님께서 일본에 다시 돌아오시기를 기다리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며칠전에 금방 보냈었다.일이 이렇게 된바하곤 소장아주머니의 말처럼 좋은 여자를 만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도 않았다.은희라는 여자를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그날 저녁 나는 정부에서 근무하는 은희를 만났다. 기차가 간이역에 멈춰서자 학생은 몸을 약간 뒤척이더니 창문 쪽으로 돌아눕는다. 추운 겨울날씨도 무릅쓰고 한창 사랑의 도가니에 빠져 있던 어느 날 ,퇴근하여 은희네 집에 가려고 학원문을 나서려는데 등뒤에서 ‘형님!’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돌아다보니 철수였다."형님,반갑습니다.""너 현옥의 동생이구나."나는 그리 반갑지 않은데 철수는 나의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형님을 여기서 오래 기다렸습니다.형님을 언녕 만나서 얘기하고 싶었습니다."추운 날씨라 밖에서 말 할 수도 없어 철수를 학원 초대소 복도에 놓인 쏘파로 안내했다."어머니 때문에 많이 성났겠습니다.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요.""이젠 다 끝난 일인데뭐.""네?다 끝난 일이라구요?그럼 혹시 지금 다른 여자 있단 말입니까?" 다른 여자 있든없든 무슨 상관이냐 퉁명스레 대답하려는데 철수가 먼저 입을 연다."누나 지금 여기에 와있습니다.""뭐?"나는 단잠에서 소스라쳐 깬듯 싶었다.현옥이가 여기까지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지금 우리 집에 갑시다.어머니가 사죄 겸 저녁상을 차렸습니다.오후에 도착한 누나도 기다리고 있습니다."나는 그만 착잡한 생각에 휘말려들고 말았다."내 좀 생각해보고 갈게.""그럼 인차 와야 합니다."철수는 임무완성이라도 한 것처럼 싱글벙글 웃으며 돌아갔다. 어떻게 해야 하나?참말로 골치 아픈 일이다.현옥이를 만나지 말자고 생각하니 그건 아니였다.기차로 S시까지 갔다왔다해보니 진짜 지쳐버린다.그것도 여자가 왕복 30여시간이나 시달려야 하지 않는가?남자가 어찌 불원천리하고 찾아온 여자를 외면한단 말인가?그렇다면 이제부터 아무 일도 없은 듯이 다시 시작한단 말인가?헌데 그러면 은희는 어쩐단 말인가?도대체 난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이럴 땐 왜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교과서도 선생님도 없는가? 문화극장 앞에서 멈춰선 나는 현옥의 고모집에 들어가지 않고 현옥이를 불러내오기로 작심했다.일단 집문턱을 넘어서기만 하면 일은 수습하기가 힘들 정도로 복잡해질 것이다.나의 생각을 알아맞췄는지 아니면 아까부터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현옥이가 저 앞에서 나를 보고 달려온다.현옥이를 향해 마주달려가려던 나는 인츰 발걸음을 늦추었다."온다고 전화나 할거지."나를 쳐다보는 현옥의 눈굽이 약간 젖어 있었다.둘은 묵묵히 공원다리 쪽으로 거닐었다."성났죠?""......"이미 엎지른 물이지 않나 하여 대꾸하기가 싫었다.이윽하여 현옥이가 다시 입을 연다."고모가 우리 시 국제여행사에서 접대부 부장을 한다는 친구조카를 소개하겠다는걸 만나지 않았어요." 그런 일이었구나!그제야 현옥의 고모의 뜻을 알수 있었다.좋은 남자를 만날거지 하고 속으로 뇌이면서도 조금은 미안쩍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그 사이에 현옥이는 다른 남자를 만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다른 여자를 만났지 않았는가?"일본 교수님은 소식 있어요?"무슨 말을 어떻게 꾸며내어 현옥이를 납득시킬까 궁리만 하다보니 이번에도 묻는 말에 미처 대답하지 못했다.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고 대충 사연을 얘기했다."전번의 사진이예요."현옥이가 호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보여준다.그날 저녁 모주석동상이 세워져있는 중산광장 앞에서 사진사 아저씨가 찍어준 사진이었다.나의 팔을 겯고 얼굴을 내 쪽으로 약간 돌린 포즈를 취한 현옥이다.광장에 들어서면서 눈꽃을 처음 감상이나 하듯이 ‘저 눈꽃 참 예뻐요!’ 하며 환성을 올리던 현옥이가 생각났다."저...그리고...이 일은 고모만 알고있어요." "무슨 일인데?" 가로등 불빛에서 사진을 보면서 무슨 일인지 궁금해난 나는 현옥에게 되물었다.현옥의 두 볼이 발가스레해진다.잠깐 침묵이 흘렀다."...달거리가 오지 않아요.""뭐요?"이번엔 방망이에 뒤통수를 호되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아니,이걸 또 어쩐단 말인가?어쩌면 일이 이렇게 꼬이기만 하는가?기숙사에 돌아온 나는 현옥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서 태산 같은 근심과 지지누르는 불안과 말할수 없는 고통속에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이튿날 현옥의 고모와 같이 시립병원으로 갔다.수술실에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나올 때까지 복도에서 기다리겠다는 나의 말에 현옥이는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수술실로 들어가는 현옥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복도에 가만히 서있는 나에게로 현옥의 고모가 다가온다."김선생,둘이 이런 사이인 줄도 모르고 정말 미안하오.하두 방학기간이니 그렇지 학교나 앓는 제 에미가 알면 어찌겠소."정말이지 현옥의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이 알기나 하면 어쩌랴 싶었다.산부인과 복도에는 남자들의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않는다.남자들한테는 당연히 민망하고 쑥스러운 장소일텐데 이상하게 누가 봐도 두렵지 않았다.졸업하고 인츰 결혼한 동창생들도 많았다.일이 잘 되었더라면 우리들에게도 귀여운 아기가 태어날수 있지 않겠는가?애를 가진 후에 서둘러 결혼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우리의 처경은 달랐다.금방 졸업배치를 받고 타성전근이 어렵다는 상황에서 우리는 애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복도에서 서성거리며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 깊은 생각에 잠겨버렸다.조용한 차안에는 쌔근쌔근 코를 골며 자는 학생의 숨소리만 들려온다.한주일이 지났을까 강습반 수료식이 끝난 오후였다.원장선생님이 웬 봉투를 들고 만면에 웃음을 띠우며 나를 부른다."반년동안 관찰해보고 원에서 김선생을 대련외국어학원에 한달간 연수를 보내기로 결정했소.다음 주에 개학이구만.이게 통지서요.비용은 원에서 책임지니 근심 말고 재무과에서 두달 월급을 타가지고 가오."대련외국어학원?현옥의 모교가 아닌가?나쁜 일만 들이닥치는 판국인가 했더니 세상에는 좋은 일도 가끔씩 있는거구나!내가 연수를 간다는 말을 듣고 현옥이는 어린애들처럼 좋아한다.몸도 많이 회복되어 보였다.옆에서 듣고 있던 고모도 ‘인연은 인연인가 보네.현옥이를 어떻게 혼자 보낼까 근심했더니 둘이 한길을 떠나게 되었네.’하며 여간 반가워하지 않는다.불현듯 한가지 생각이 또다시 나의 뇌리를 스쳐지난다. 이제 은희는 어찌해야 하는가?며칠전에 은희가 퇴근길에 찾아왔을 때 얘기를 꺼내려 했었는데 진작 말을 꺼내자니 입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요새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어요?"나의 기색을 살피며 묻는 은희의 물음에 나는 ‘아니,무슨 일은 뭐.’하고 얼떨결에 대답하고 말았다.사실 은희와 같은 좋은 여자를 만나기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양손에 떡을 쥔 격이라더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초대소 소장아주머니에게 부탁할까?아니다.절로 해결해야지.학원에 다시 나가봐야 한다고 나는 따뜻한 구들에 누워 있는 현옥의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저녁준비를 하려던 고모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큰길까지 바래다준다.누런 군대외투를 걸치고 뒷따라나와 손을 젓는 현옥이를 보니 자신이 꼭 마치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전선으로 떠나가는 군인처럼 느껴졌다. 은희네 집앞에 이르러 나는 옷매무시를 여미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은희의 아버지는 두주일전부터 구라파에 출장을 가시고 은희의 어머니와 금방 퇴근한 은희가 집에 있었다."그렇잖아도 전화하려 했는데 마침 잘 왔네요.아버지를 마중하러 회사분들과 같이 내일 모레 북경에 가려구요.북경구경도 할겸 우리 같이 가요." 은희가 북경에 간다고 하니 차라리 일이 잘 되었다고 속으로 기뻐했다."난 안되는데..."나는 다음주부터 한달간 연수를 간다는 말을 꺼냈다.은희의 어머니는 무슨 나쁜 예감이라도 들었는지 ‘한달이나?’하고 말하면서 못믿음직한 눈길로 나와 은희를 번갈아보는 것이다"연수요?잘 되었네요.그럼 북경에 갔다온 다음 나도 대련에 가볼게요."은희는 무척 기뻐하는 기색이었다.저녁을 먹고 나와 은희는 영화 보러 간다며 집문을 나섰다.나는 문화극장이 아닌 문화궁으로 자전거를 몰았다.뒤에 앉은 은희가 오늘은 왜서 이쪽으로 가는가 묻기에 문화궁이 문화극장보다 더 따뜻할거라고 대답했다.따뜻한지 어떤지도 모르면서 그냥 문화극장에는 가고 싶지 않았다.현옥이가 오기 전까지는 현옥의 고모나 철수에게 은희를 보여주고 싶은 괘씸한 생각이 들어 일부러 현옥의 고모집과 가까운 문화극장에 몇번이나 갔었지만 오늘은 다른 장소가 좋을 것 같아서였다.영화를 보면서 나는 은희에게 어떻게 말을 할까 생각을 굴려보다가 결국은 은희를 집앞까지 데려다주면서도 입밖에 내지 못했다. 은희가 북경으로 떠난 이튿날, 나와 현옥이는 S시로 가는 기차를 함께 탔다.S역에서 내려 다시 대련으로 들어가는 기차를 바꿔타야 한다.역에서 시교에 있는 현옥의 집까지 가려면 뻐스로 한시간 넘게 걸린다.현옥의 어머니한테 인사를 드릴 시기는 아직 아닌 것 같고 또 오후까지 학교에 가서 등록을 마쳐야 하기에 우리는 S역에서 헤어지지 않으면 안되었다.뻐스에 오른 현옥이를 바라보다가 울컥 올라오는 것을 애써 참으며 나는 돌아서서 대합실로 걸어갔다. 어디까지 왔는지 멈춰섰던 기차가 다시 내달리기 시작한다. 연수를 거의 마치던 어느 날, 개학을 앞두고 모교에 찾아온 현옥이와 캠퍼스를 거닐다가 조용한 벤취를 찾아 앉았다."아무래도 이 말은 해야 할것 같아요.어머니도 편찮으시고 올해 대학입시인 동생의 뒤바라지도 몇년 해야 되거던요."현옥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저는 언제 결혼하겠는지 잘 모르겠어요.그러니깐...""무슨 소리 하는거요?혹시 어머니가 지금 많이 편찮은거요?"허리병으로 몇해동안 시름시름 앓고 계시던 어머니가 요즘 들어 병세가 엄중하다는 것이다.나는 어깨를 들먹이는 현옥이를 어떻게 위안했으면 좋을지 몰랐다.200원도 안되는 두달 월급을 타가지고 대련에 와서는 멋진 양복은 커녕 변변한 신 한컬레 사신기도 힘들었다.한번은 기숙사 친구와 함께 대련시내를 구경하고 추림(秋林)상점에 들려 바꿔입을 적삼 한벌을 사려다가 돌아갈 노비가 걱정되어 빈손으로 돌아오고 말았다.기분을 삭일 수가 없어 그날 저녁에는 친구와 같이 작은 음식점에 가서 말린 물고기 한봉지를 뜯어놓고 취하도록 마셨다.빈 맥주병들이 기립자세로 쭉 대열을 지어있는걸 보고 음식점에 찾아들어온 손님들이 우리를 흘끔 쳐다보고는 괴한들이라도 마주친 듯이 덴겁하여 뒤걸음질치는 것이었다.  무역회사나 여행사에 다니는 친구들은 금방 유행되기 시작한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에 가서도 호주머니를 척척 잘 털어놓는데 우리 교원들은 그렇지 못했다.그렇다고 그들이 부럽지는 않았다.그러면서도 호주머니 사정이 조금만 더 넉넉해졌으면 하는 생각은 자주 하군 했다.이럴 때라도 어머니의 병치료에 보태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얼마 안되는 월급으로 앓는 엄마와 대학시험을 눈앞에 둔 누이동생을 혼자서 돌봐야 하는 현옥인들 얼마나 속상하랴!"제 근심은 하지 마시고..."현옥이가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후유~ 하고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짓는 나의 입안으로 쯥쯜한 액체방울이 흘러들어온다. 현옥이를 바래다주고 기숙사 층계를 올라가려는데 1층 접수실 아저씨가 금방 어떤 여자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며 나더러 전화를 하라고 한다.연수가 끝나는 시간을 맞춰서 올테니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던 은희였다.사흘후에 여기에 온다는 것이다.며칠후, 연수를 마치고 대련에서 S역에 도착하니 현옥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화장실에 갔다오겠다고 은희에게 말하고 나는 광장 앞에 있는 공중전화가 있는 가게로 뛰어갔다.교장실에서 웬 여성선생님이 전화를 받는다.현옥이가 지금 수업중이라 하기에 S시를 지나면서 김선생이 전화하더라고 전해달라고 하였다.고향에 도착한 이튿날 교연실에 들어와보니 사무상에 현옥한테서 온 편지가 놓여있었다.다른 선생님들이 볼까봐 복도에 나와서 편지를 뜯었다.-오늘 이렇게 마지막 편지를 쓰게 되네요...이젠 저를 잊으시고 좋은 여자 만나 부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현옥의 학교에라도 전근시켜달라고 교장선생님한테 청을 들었더라면 싶고 그렇지 않으면 현옥이를 우리 시 어느 중학교에라도 전근시켜달라고 원장선생님한테 한번이라도 부탁을 해봤더라면 싶다.왜서 언녕 이런 방도를 찾을 염은 하지 않고 현옥이와 같이 그저 일본에 가기만 하면 된다는 외딴생각만 하고 있었을까?연수가 끝나면 고모집에 한번 다녀와달라던 현옥의 부탁이 생각났다.생각났던 김에 인차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는 그대로 현옥의 고모집으로 향했다. "현옥이 며칠전에 우리 옆집에 전화 왔더랬소.에구,내가 처음부터 방정을 놓은 같은게 김선생 보기 영 미안하오."현옥의 고모는 나의 손을 다시 꼭 잡아준다."이젠 어찌겠소.너무 속상해말구 좋은 여자 찾아 앞으로 잘 살아야지."눈굽을 찍으며 큰길까지 바래다주는 현옥의 고모에게 인사하고 문화극장을 지나려다가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았다.저 앞에서 달려오던 현옥의 얼굴이 선히 안겨온다.그때 왜서 막 달려나가 현옥이를 꼭 껴안아주지 못했던가?그때 왜서 수술을 하지 못하도록 막지 않았던가?그랬더라면 지금 쯤은 둘 중 어느 한사람의 전근은 확정되었을지도 모르지 않겠는가?그렇게 되면 우리의 아이도?...뒤늦게야 모든것이 후회되고 현옥한테 잘해주지 못한 자신을 늬우치게 되고 이젠 정말 현옥이를 잃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뜨거운 것이 두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창밖을 내다보니 눈은 더 크게 퍼붓고 있다. 어느 여름 날, 대학입학일본어시험출제번역과 채점임무를 맡고 A시에 석달간 출장갔다가 돌아온 나는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우편국으로 달려갔다.처음 보는 두툼한 번역비와 채점비를 넣은 돈봉투를 만지작거리며 온밤 기차에서 궁리하였다.아직도 마음에 걸린 그대로 내려가지 않고 있는 무언가가 지꿎게도 그냥 머릿속에서 맴돌이친다.대련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현옥의 얼굴이 자꾸만 떠오른다.그 때 이만한 돈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현옥이는지금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현옥의 어머니의 병세는 지금 어떠하신지?동생은 대학시험을 잘 보았는지?... 겨울철에 들어서자 새 청사에 입주한 학원에서 내년에 집분배가 있게 되는데 독신교원은 제외된다는 소문이 돌았다.학원 기숙사에 그냥 혼자 있을 수도, 은희네 집에 데릴사위처럼 머물러 있을 수도 없는 터라 결혼해서 세방살이를 몇달간 하다가 낡은 집이라도 한채 가지는 것이 좋을상 싶었다.15평도 안되는 작은 세방을 얻어놓은 날,나는 생각 끝에 현옥한테 편지를 하였다.-이제 결혼하게 돼요.미안해요.좋은 남자 만나 행복하세요...정녕 다시 만날 그 날이 있을런지?...결혼식을 올린 날 저녁무렵부터 햇솜 같은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하였다.상점에 갔다오겠다고 밖에 나온 나는 눈 내리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지금 이 시각 현옥의 심정은 어떠할까?S시에도 눈이 내릴까?눈이 내리면 중산광장에 가서 사진도 찍고 화려한 눈꽃의 향연도 맘껏 즐기련만... 이젠 남과 남이 된 우리,우리의 사랑은 곱게 피어나야 했을 눈꽃이었을까 아니면 얼굴에 닿자마자 녹아내리는 눈송이 같은 사랑이었을까?시리고 차거운 추억만 남겨준 이 못난 사람을 이젠 그만 잊어요! 아들이 세 돐이 되던 해에 나는 일본으로 떠났다.4년간의 유학을 마친 어느 따스한 봄날 오후, 신쮸꾸(新宿)에 있는 중국여행사에서 S시로 가는 티켓을 사가지고 큰길에 나왔을 때였다. "형님!"나는 그만 제자리에 멈춰섰다.일본 도꾜에서 누가 나를 형님이라 부를 사람이 없는데.혹시 한국유학생이 길에서 한고향 형님이라도 알아보고 반갑게 부른게 아닐까?뒤돌아보니 나한테로 달려오는 사람이 다름아닌 철수였다. "형님!""너 철수구나!"너무나도 반가웠다.철수는 키도 더 커보이고 얼굴색도 더 좋아보였다. "너 언제 일본에 왔어?""한달 전에 일본어학교에 유학 왔습니다."우리는 부근에 있는 조용한 찻집으로 들어갔다."......""누나도 일본에 온지 한달 밖에 안됩니다.누나는 일본문학을 전공합니다.""어?그래?"몇해 전에야 결혼하고 두 돐이 금방 지난 아들을 시댁에 맡겨두고 일본에 왔다는 현옥이다. 며칠 후 중국에 돌아간다는 나의 말을 듣고 철수가 먼가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한다."가기전에 누나를 만나보시지요?"사실 그 사이 현옥이가 무척 보고 싶었다.일본영사관 비자를 받아쥐려고 S역에 내려서 나는 먼저 광장에 서있는 뻐스부터 바라보았다.수술한지 얼마 안된 현옥이가 뻐스에 오르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보인다.그날 저녁에는 현옥의 학교대문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중산광장에 가서 현옥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자리에 멍청하니 서있었다.’저 눈꽃 참 예뻐요!’귀가에 현옥의 목소리가 쟁쟁히 들려온다.일본으로 떠나가는 날도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현옥의 학교에 전화하려다가 언젠가는 영영 떠나야 하고 그래야만이 아픈 상처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다 생각되어 들었던 수화기를 할 수 없이 놓고 말았다. 지금 만나지 못하면 언제 다시 만날까?  "난 괜찮은데...누나는 어떨지?"나는 철수의 얼굴색을 가늠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누나도 반가워할겁니다.""그럼 내일 오전 아홉시에 우에노공원 앞에서 기다릴게."이튿날 우에노공원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현옥이와 철수는 나타나주지 않는다.시계를 보니 아홉시가 넘었다.어제 철수한테서 소식을 듣고 고민하던 끝에 나를 만나지 않기로 마음 먹은 현옥일 것이다.이젠 그만 가려고 돌아서려는데 출입구에 있는 작은 사진관 옆에 한 여인이 혼자 서있다.그 여인을 바라보는 나의 눈시울이 삽시간에 뜨거워났다.옆에서 자던 학생이 깨어났다.잠깐 나갔다오겠다며 웃으면서 일어서는 것이다.  일본을 떠나기 이틀전에 나는 도꾜에서 첫사랑 여인을 다시 만났다. 이젠 남남이 되어버린 우리는 서로 행복하기만을 바랬다.그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그것으로 우리는 충분했다."......" "문학을 전공하고 싶다던 사람은 교육학을 하고 교육학을 전공하고 싶다던 사람은 문학을 하게 되었네.""진짜 그러네요.""......"우에노공원에 들어와서야 옆에 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와!벚꽃이 이렇게 예쁘군요!"중산광장에서처럼 환성을 올리는 현옥이다.4월초 도꾜의 벚꽃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예쁘고 아름다웠다. 학생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나는 그만 생각을 접고 학생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다시 나누기 시작했다.기차가 고향역에 도착하자 눈은 그냥 내리고 있다.역전광장에서 우리는 사진 몇장을 찍고 시내로 들어가는 택시에 함께 앉았다."오늘 고마웠습니다.앞으로 자주 연락 드리겠습니다."대학 기숙사 부근에서 먼저 차를 내린 학생과 악수를 나눈 나의 손이 한참이나 뜨거워났다.집에 들어서기 바쁘게 나는 컴에 저장해 둔 옛날 사진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한창 씁쓸한 기분에 사로잡혀 사진들을 보고 있는데 문자 도착벨이 울렸다.학생이 역전광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자정이 거의 되어서야 우리는 다음날을 약속하고 채팅을 마쳤다.채팅을 마치고 나는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활짝 열어젖혔다.답답해 견딜수 없던 가슴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준다.여직껏 소식을 모르고 있던 현옥이가 S시 모 대학 외국어학원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불시에 눈앞이 환해져 보인다.팝콘처럼 하얀 눈꽃들이 오늘 따라 유난히 밝은 빛을 뿌리고 있다.그제날 S시 중산광장에 피어 있던 눈꽃인양,우에노공원에 피어 있던 벚꽃인양.홀연 학생이 사진을 현옥한테 보내지 않았을까 모멘트에 올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갈마든다.다행히 모멘트에는 아직 올라있지 않다. 아니,이제 뒤늦게라도 현옥이가 알면 어쩌나?쉼없이 내리던 눈은 멎고 주위는 고요하다.새하얀 눈꽃들을 바라보노라니 그 실루엣 같은 얼굴이 또다시 머릿속에 명멸한다."저 눈꽃 참 예뻐요!"맑은 밤공기를 타고 저 멀리서부터 어떤 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2017년2월25일 
 
        박명선 프로필  1987년 연변대학 일본어학부 졸업.연변교육학원 일본어교연실 근무.요코하마국립대학 교육학석사과정 졸업.현재 번역컨설팅 운영.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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