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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시/전유재]그리움 외 5수
전유재  |  15643325757@16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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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8  11: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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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유재 : 중국 소주 常熟理工学院 外国语学院 朝鲜语专业 교수/ 한국 숭실대학교 현대문학 박사졸업/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무, 바람
 
무딘 식칼로
썩둑썩둑
베어내던 무
단면
푸르게 푸르게
구멍 숭숭
바람아 바람아
 
끝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하소연에 붙들린
겨울 겨울
그 허연 내부
속에서 꼬부리고 잠자던
모진 추위, 추위
하얗게 질리다 못해
붉다, 껍데기여
 
아, 이제는 기억마저
바람 든다
 
2017.04.06
 
여행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고 그랬지
특정되지 않은
그래서 그 언제나
기대가
이미 도착된 그곳보다
늦게 생겨나게 될 그곳으로
 
어느때라고 미리 계획
하는 것도
싫다고 그랬지
결정은 항상 다행스럽게도
안정감, 안정감만
가져다 주니까, 허무를 박탈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유보해야 할 저녁 노을쯤은 남겨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누군가와 갈지 정해지지 않아
안심이라고 그랬지
미소까지 지으면서 부끄러움
들킨 아이처럼 대뇌였지
그러다가도 침울하게
그림자는 항상 내곁에 있으니까
한숨 쉬며 말할 때면 웬지 오히려
기뻐하는 듯이 보였다면
누구의 작은 탓일까
 
2017.04.08
 
어느날 늦은 오후
 
어느날 홀연
소리없이 잠을 가늠하다 얼결에
깨어나
빗물 얼룩 가득한 창문 너머
저 하늘은
왜 저렇게까지도 낮게 드리운 걸까
낮게 낮게 중얼거립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네요
보이는데도 끝내 알 수가 없네요
 
내용 없이도
내용이 없기 때문에 기쁠 수도
있지요
즐거워지려하는 것이 내탓만은 아니지요
꿈이라고나 할까
 
낮게 깔려 떠내려가는 늦은 오후의 의식
가장자리에
구름이 먼저 잠 속으로 스며
들었던 것이라고
 
비가 더 내릴 듯 합니다
 
2017.04.09
 
깃털
 
참새 통통통
뛰놀던 풀밭에
낯선 걸음 한그루
옮겨 심으면
포르릉
날아간다 가냘픈
정적
가볍게 흘린 비
밤새도록 껴안고 자리 지키는
깃털 하나
 
주인 잃은
 
2017.04.11
 
그리움
 
그리움에 젖었군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추억이라고 이미 느껴
졌다면 그대여
무슨 할말이 더 남아 있겠는가
좋았던 것만 남기려고
하지도 말게
좋음이란 과연 또 무엇이란 말인가
游牧의 정신을 거느리고
이리저리 떠돌음에 익숙한 육체를
탓하지도 말게
남루한 몸 하나 그냥 던져졌던 건 아니었던가
큰 이유없이
이 세상에 말일세
그리움이란 어쩌면
미처 소진되지 못한, 生의 연소에 딸린
몇점 불빛일지도
어둠 속에서 의아해하며 깜박이는 반딧불
같은 것
그 어디에도 남겨지지 못해 스스로에게서
빛나고 있을 일말의 머뭇거림일뿐
기억하게, 그리움은 허무하네
이 말을 기어이 하고 있을 때의 허무함처럼
똑같이 허무하네, 추억이란...
그래도 아아
끝내 그리워 하시라고
 
2017.04.11
 
호수5
 
물가가 그립다던 그녀는
사막으로 떠났고
여행이 괴롭다던 나는
호숫가에 서다
 
내가 호수 찾은 까닭은
그녀가 떠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가 사막 찾은 까닭은
내가 싫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막에 호수가 있을 것이다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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