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로
이른 봄이 걸어온다
아가씨의 부푼 가슴처럼
꽃향기 뿜으며 상큼하게 다가온다
고향 초가집 처마밑 고드름
따뜻한 봄바람 애무에 눈물 흘리고
제비 노래 소리 귓가에 메아리쳐
연둣빛 부푼 꿈이 내 마음 사로잡던
마음 속 그리운 풍경
봄이 오면 버들피리 꺾어 불고
활짝 핀 사과배꽃 향기 풍기며
내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향의 봄.
어머니
무술년 아침
남편이 사다준 빨간 셔츠에서
클로즈업 되어 오신 어머니
살아생전 12년에 한 번
돌아오는 개띠 해마다
막내 딸 무탈하게 살라고
빨간 내복 사주시던
어머니 내음 더듬어 본다
남편의 사랑에서
모정을 새삼 떠올리며
오늘의 행복 앞에
고마움의 보따리를 여민다
개띠 해 초 하루 날이면
어김없이 내려 오셔서
신께 딸의 안녕 비는 어머니의 모습
내 가슴에 선연하다
손
어린 시절 물놀이 하다
소용돌이에 빠졌을 때
목숨 부지하러 허공을 가르며
온 힘을 다해 내밀던 내 손
생사의 갈림길에서
빛줄기를 온 몸으로 받으며
한 가닥의 희망이 들어와
나를 건져낸 구원의 손
세상살이 풍파
소용돌이에서도
항상 나를 건져낸 손
이제는 볼 수 없는
거룩한 엄마의 손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