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구한 '의인' 중국동포 이주호씨. /사진 '동포세계신문'
[서울=동북아신문]지난 2월 3일 연합뉴스와 YTN 채널에서는 신촌 센프라스병원에서 아침 7시 50분부터 시작된 화재 소식을 다루었는데, 화면속에는 '한중사랑교회(목사 서영희, 장로 이상부)' 1만7천여명 교인들의 눈에 익숙한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가 바로 급박한 상황에서도 혼자 대피하지 않고 거동이 불편한 75세 환자를 끝까지 돌보아 화제가 된 중국동포 한중사랑교회 성도 이주호(65, 연길)씨이다.  

사건 당시 이주호씨는 간병인으로, 센프라스 병원 16층 1664병실에서 환자 전소남(75세, 암환자)을 돌보고 있었다. 그런데 당일 아침 8시가 거의 될 무렵에 불이 붙어 모든 인원들은 철수하라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병원 건물 전체가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죽음의 악마가 눈앞에서 얼른거렸다.  

그래서 병원측의 지시대로 모든 인원들은 철거해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장애인이 따로 없었다. 시술을 갖 끝마친 중환자도, 장애인 환자도 허둥지둥 다 옥상으로 대피했다. 간호사나 간병인들도 다 피난 구조되었다.  

 
마침 구조사업의 일환으로, 담당 간호사 유헤진씨가 각 방을 순찰하다가 1664호 병실에 아직도 사람의 인기척이 나서 찾아들어갔다. 그래서 이주호씨한테 "왜 대피를 하지 않느냐"고 급히 물으니 이주호씨는 "환자가 잘 움직이지 못 하는데 내가 어찌 혼자 나가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끝까지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단 문틈으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옷가지 등으로 틈새를 막고 환자를 이불로 감싸 호흡에 지장이 없도록 해주었다.  

이렇게 한 시간 넘게 병실에서 구원의 손길이 오기만을 바라고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문틈으로 연기가 들어오고 매캐한 냄새가 나기 시작해 숨을 쉬기 어려워졌었다. 화재 발생시 불 때문에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 연기에 질식해 죽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당시 환자 전할아버지는 중환자이기에 움직일 수도 없고 이동도 불가능하였어요. 오직 할 수 있는 일이란 죽음을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담당 간호사가 가져온 휄채어의 도음으로 대피소에 가게 되었습니다."라고 이주호씨가 말했다.  

화재가 진압된 후, 전소남 씨의 여동생 부부와 남동생 등 가족들이 병원에 찾아와서 감사를 표했다. 특히 환자의 여동생은 이주호 씨의 두 손을 꼭 붙잡고 "우리 오빠는 이미 죽은 사람이나 마찬 가지인 사람인데 나이 많지 않은 젊은이가 왜 우리 오빠와 함께 죽으려 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렇지만 이주호씨는 "큰 일을 했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환자를 돌보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한중사랑교회 이상부 장로는 기자의 인터뷰에 "이주호씨는 아주 착하고 성실하고 모범적인 성도로서 그의 희생정신은 우리 모두가 따라배워야 할 본보기이다"며 "이주호씨 같은 중국동포들이 있기에 한국사회에서 동포들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주호씨는 2008년 방문취업제로 한국에 들어와서 서울 신촌 춘천닭갈비집에서 3년간 주방일을 한후 2011년부터는 간병일을 시작했었다. 서울대병원(혜화동), 고려대병원(안암동), 순천향병원(이태원), 세란병원 등 큰 대학병원 등에서 다년간 1:1 간병일을 해온 그는 24시간 환자와 함께 지내고 있다.

글 김충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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