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립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김연

  

  중국 요녕성 영구시에서 평범한 조선족 가정의 맏딸로 태어난 저는 중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유학을 꿈꾸다가 금년 9월에 한국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

 

   어렸을 때부터 자주 아버지와 갈라져 살았고, 철이 들면서 어머니와도 갈라져 살아왔습니다. 한 가족 식구이 헤어져 살아가게 되는 아픔이 어떤 것인지 체험하면서 자랐습니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남북한 ㅡ한민족 분단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아울러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차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남북한 통일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꼭 있을겁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뛰겠습니다.

 

   현재 저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조선족 유학생이기에 중국 조선족학생의 입장에서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지난 8월 21일,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저의 가슴은 몹시 뛰었습니다. 내가 처 음으로 내 민족의 땅을 밟게 되였구나!    

 

학교에 입학해 보름이 지나 저는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KCN클럽에서 진행하는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군자역 근처에 있는 광진노인종합봉사관(www.gjsenior.or.kr) 치매단기보호센터에서, 한국에 있는 외국유학생단체로서 처음이고, 조선족사회에서 처음이라는 의의가 있었습니다. 한국에 유학 조선족 유학생수가 거의 5000명이란 것도 알게 되었지요.

 

   처음 고민한 것은 중국에 있을 때부터 생각했던 조선족의 정체성이었고  다음은 한국인과 조선족은 같은 민족이지만   문화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중국에서 자란 저희들은 아직 약하기 때문에, 가끔씩 정체성에 대한 문제에 고민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방황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의 룸메이트인 중국에서 박사공부 하러 온 한족 언니는 전혀 이런 고민이 없습니다. 같은 중국사람이지만 저희들은 중국에서 살면서 아직 완전히 중국사회에 동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 민족이지만 중국 땅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으면서 큰 환경인 13억 인구 한족에게 동화된 문화가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한국 사람과 틀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때로 생각에 잠기면 매듭이 잘 풀리지 않은 듯 복잡해지는 것처럼 느낄 적이 많았습니다.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에 집착되어 있는 것보다, 어떻게 해야 한국에 있는 우리 조선족 유학생들과 중국에 있는 우리 조선족 학생들이 더 열심히 해서 한국학생이나 중국학생 못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완벽하게 국어인 중국어와 모어인 한국어를 소화해낼 만한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문화도 잘 배우고 우리 역사도 잘 배우고 표준 한국어도 잘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그냥 연변 사투리(및 기타 지역의 사투리)만 제 말이라고 고집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지방 사투리를 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방사투리를 사랑하는 것 또한 우리 민족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것은 필경 극히 제한된 울타리입니다. 한국에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양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13억 인구가 살고 있는 중국 땅에서 우리 조선족 미래의 운명은 정말 완전 동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한국 문화도 배우면서 한국과 북한, 장차 통일하게 될 남북한의 독립에서 이루어질 문화를 염두에 두고 우리는 민족 문화를 계승해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학생들과 사귀면서 처음엔 중국에서 유학 온 유학생이라고 하면 거의 모두 신기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중국 조선족이라고 하면은 몇 정도는 그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비록 그때의 기분은 솔직히 별로였지만,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이 한국 땅에서 살아온 시간과 자취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별로 배우지 못해 능력이 많이 부족한 분들이 오셔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3D업종의 일 뿐이었습니다. 단지 중국에 있는 자식과 가족을 위해 자신을 헌신해 왔던 것입니다. 우리  조선족 학생들의 입장에선 너무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근데 한국사람한테 그들이 남긴 이미지가 별로였습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에 와서 높은 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 유학생들이 이제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봅니다. 4천7백만의 한국인에게 200만의 우리를 이해하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200만의 우리가 4천7백만의 한국을 이해하는 게 더 빠르고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손을 내밀기 전에 먼저 손 내밀어 자기의 뜻을 전하면서 양보하고 인사하면서 지내면 언젠가는 상대방의 마음의 문은 반드시 열리게 되어있다고 봅니다. 땅도 넓고 마음도 넓은 대국에서 살아온 우리들이니까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우리 조선족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땅에서 조선족으로 태어난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 어떠한 조선족이 되는 가는 우리 절로 선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국 땅에서 태어난 우리들은 나름대로 많은 우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어, 한국어, 거기에다가 제3 외국어인 영어, 일본어 등 언어우세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 북조선인과의 동질감도 있고, 중구인과의 동질감도 있습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상의 트러블 내지는 교류상의 문제점들을 원활하게 신뢰의 관계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조건도 충분히 구비되었습니다. 

 

 

앞으로 중국 시장은 세계 최고의 시장으로 부각될 것임이 확실합니다. 따라서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의 중국진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속에는 한민족 동포국가인 한국과 차후 개혁개방을 이루게 될 북한이 있습니다. 한민족의 힘이 강하다는 것은 거세찬 한류열풍도 이미 증명했습니다. 잠재력 또한 무한합니다. 한국 유학이나 일본 유학을 통해 중국에서 열심히 일하면 방대한 중국시장을 대상으로 한민족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우리 조선족입니다.

 

 

  하지만 현재 얼마나 많은 조선족 학생들이 이런 우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실력 쌓기에 배의 노력을 들여도 부족한 시간인줄 모르고 술 먹고 노는 데에 시간과 금전을 빼앗기고 있는지 모릅니다. 물론 그것은 우리 민족의 문화라고 하지만 굳이 그것을 떼여버릴 필요는 없겠지만, 그것 때문에 학습과 실력 쌓기에 시간을 소모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습니다.

 

 

  중국에서도 제일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한국 유학, 일본 유학 등을 통해서 더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우리가 되기를 기원하고, 또한 개개인으로 강해지고 하나로 뭉쳤을 때에는 새로운 우리 민족의 장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 북한은 우리를 낳아준 친부모님이라면 중국은 우리를 키워준 양부모님이라는 것을! 그럼 우리는 두 부모님에게 다 잘 해 드려야 겠죠? 어느 한 쪽을 잊어버리든지, 아니면 두 쪽 다 포기하든지 하면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하겠죠? 정말 일리 있는 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조선족 학생들이 우리 이 세대에서 남북한 통일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를  많이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북한땅에서 불쌍하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한 민족을 생각 하기를 바랍니다. 과연 통일되었을 때, 통일을 위해 중국에 있는 우리 조선족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될까요? 당신은 준비 되었는지요?...

 

우리는 중국에서 태어난 조선족입니다. 항상 이 말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저와 당신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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