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친구 10명도 안돼..직장 동료보다 동창이 좋아

요즘 중국에서는 "휴대폰에 입력된 수십개의 전화번호를 보면서도 정작 연락할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분이 울적해 친구가 필요해도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 지 모르겠고, 주말여행을 함께 할 사람도, 술 한잔 기울이며 마음 편히 이야기할 사람도 없다는 것. 그렇다고 이들이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는 사람은 많은데 친구라 할 만한 사람은 없다고 해야 맞다.

중국인터넷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이 최근 네티즌 1만 5천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7.5%가 “갈수록 아는 사람은 많아 지지만 친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답했다.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가?"에 30%가 50~100명 정도, 26%가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알고 지낸다"고 답했다.

그러나 "진짜 친구는 몇 명인가?"라는 질문에 45.4%가 5명, 34.3%가 6~10명을 꼽았다. 다시 말해 80% 정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 진짜 친구로 여기는 사람은 10명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친구의 요건으로 81.2%가 “서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꼽았고, “긍정적인 도움을 줄 만한 사람”, “서로 근심걱정을 부담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등도 높은 순위에 올랐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만난 친구보다 학창시절 친구와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한 직장인은 “대학을 졸업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대학시절 친구들을 만날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도 취업에 대한 스트레가 있었다. 하지만 직장에서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아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덜했기 때문에 더욱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며 나름의 분석을 내 놓았다.

물론 이 같은 의견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시 모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샤오샤오(笑笑)씨는 직장동료와 함께 자취한다. 그는 “객지 생활이 힘들지만 동료가 있어 힘이 된다. 베이징에서 우리는 서로의 가족이다. 직장 동료든 학창시절 친구든 진심으로 대한다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갈수록 깊이 있는 인간관계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 세태의 원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생활 환경과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을 꼽는 사람도 있다. [온바오 현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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