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률 (길림)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드디여 장가를 갔구나! 남자가 장가를 가서 훌륭한 남편, 훌륭한 사위가 되고 훌륭한 아빠가 된다는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란다.

네가 장가를 가서도 착하다는 말을 계속 들을수 있을는지? 그래서 이 아버지가 아들 하나 잘 키워 장가보냈다는 말을 들을수 있을는지?

너의 안해가 너를 마음속으로 계속 소중히 여기고 너를 길동무처럼, 집안의 기둥처럼 여길수 있을는지...

영휘야, 기쁜 일 있을 때, 안해가 바삐 보낼 때 앞치마를 두르고 네가 잘할수 있는 료리를 만들어보아라. 안해들은 그런 남편의 모습에서 한없는 마음의 안정을 찾고  고무를 받는단다. 너의 가정을 위해서라도 가끔은 꼭  그렇게 해보아라.

영휘야, 세상에 어디 그렇게 편안하고  좋은 일만 있겠느냐? 살다보면 비오는 날, 바람부는 날, 험한 날, 궂은 날, 짜증나는 날도 있고 혹 너의 안해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에 너의 작은 가슴이 상하고 몹시 아플 때도 있겠지. 하지만 남편이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안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안된다. 모순충돌이 생겼을 때도 《미안하오. 내가 잘못했소.》 라고 말을 먼저 하면 거의 모든 불은 처음에 일어났다가도 기름을 넣어주지만 않으면 곧 저절로 꺼지는것처럼 부부간의 사소한 다툼에도 남편이 계속 탈것을 넣어주지 않으면 알맞게 타다가 꺼지거나 격조높은 유모아로 잘 조절해주면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가 될수 있단다.

남편이 처가집 친척들을 존중해주면 안해는 그것을 자기를 존중하는것으로 느낀다. 주견이 서로 다를 때면 《내 생각에는 이렇게 하는것이 좋을것 같은데... 그러나 당신의 생각도 일리가 있는것 같으니 한번 해보오.》 하고 내 의견이나 주장을 양보할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너의 안해도 너에게서 양보의 미덕을 배워서 너그러운 안해로 될수 있다.

날마다 너의 안해가 출근하기전에 안해의 주머니에 사탕알이라도 넣어주면 그것이 너의 마음과 네 안해의 마음을 이어주는 끊어지지 않는 줄이 될것이다. 또 노트같은것을 준비하여 때론 너의 안해의 좋은 점이나 고마운것이라고 생각되는것, 또 네가 안해에게서 바라고 원하는것, 안해에게 사과하고싶은것들을 적어보아라. 그러면 신기하게도 어디선가 너의 그 열린 마음창으로 시원하고 편안한 바람이 불어오는것을 느낄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사랑하는 아들 영휘야, 너는 소가정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높고 안전한 천정이 되여야 한다. 하지만 그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창조해내는 일은 언제나 안해의 몫이 된다는것을 잊지 말고 살아가거라. 언제나 너의 표정과 눈빛을 미소로 밝게 하고 너의 입술과 혀를 온유하고 친절한 언어로 따뜻하게 하여 가정을 평화와 행복이 가득 찬 락원으로 창조해가면서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하여라. 그리고 안해의 존재가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돌방의 이불속보다 더 따뜻한 존재임을 깨닫는 그런 남편이 되여다오.

아버지가 아들 영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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