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손톱깎이, 면도기만 같이 써도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위험

혈액 매개 감염병 국내 C형간염 환자 약 30만 명, 치료 환자 10명 중 2명에 불과
대부분 무증상으로 감염 사실 몰라 일상 속 전파 위험, 환자 10명 중 약 8명에서 만성화 진행
C형간염 치료기간 8주까지 단축, 모든 유전자형에서 하루 한 번 먹는 약으로 99% 완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센터 김지훈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서울=동북아신문]전국귀한동포총연합회와 함께하는 ‘동포 어르신들을 위한 간 건강강좌’가 지난 7월 30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세일경로당(연합회 금천 지부)에서 열렸다.

동포 어르신들에게 소리 없는 침묵의 장기 ‘간’ 질환에 대한 정보를 전하고, 특히 국내 암 사망 2위 간암의 주 원인 질환인 C형간염의 위중성과 조기 검진, 치료 및 관리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다.

서울, 경기 등 지역에 위치한 연합회 여러 지부 가운데, 첫 회차로 열린 금천 지부 강좌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센터 김지훈 교수의 강의로 진행됐다.강의 후에는 동포 어르신들이 평소 궁금해했던 건강 정보에 대해서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강좌는 금천 지부 소속 회원 동포 어르신 90% 이상 대부분이 참석할 만큼, 저명한 간 질환 전문 의료진의 강좌를 듣고자 사전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혈액 매개 감염병 국내 C형간염 환자 약 30만 명, 치료 환자 10명 중 2명에 불과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전염되어,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혈액 매개 법정 감염병이다.

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적으로 6주에서 10주 간은 바이러스가 숨어 있는 시기인 ‘잠복기 과정’을 거친다. 증상이 없기 때문에, 몸 속에 C형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없다. 잠복기 후에도, 대부분의(60~80%) 환자에서 무증상은 지속된다. 증상이 나타나는 소수 환자 경우 또한, 우측 상복부 불쾌감, 피곤함, 기력 감소 정도의 증상을 겪기 때문에,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중한 원인 질환인 C형간염에 걸렸다는 사실을 의심해보거나 자각하기엔 한계가 있다.

C형간염은 만성화 위험도 높다. 감염자 10명 중 약 8명에서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중 약 30~40%는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한다.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C형간염 단계에서는 병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20~30년의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간경변증, 간암 단계까지 악화됐을 때, 뒤늦게 발견되는 경향이 크다.

강의를 듣고 있는 전국귀한동포총연합회 회원들

감염된 혈액을 매개로 하는 질환 특성상, 감염 관리 및 통제가 어려운 무허가 혹은 비위생적인 장소에서의 문신이나 피어싱, 침습적 시술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감염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매년 35만~50만 명이 C형간염 바이러스와 관련된 간질환으로 사망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보건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에 해당하는 약 1억 7천만명이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김지훈 교수는 “국내에 약 30만 명의 C형간염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중 실제 치료 받은 환자 수는 약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환자들은 질환의 무증상 특성으로, C형간염 단계에서 검진 해, 치료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C형간염 바이러스는 식사나 대화 등 가벼운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다만 면도기, 손톱깎이 등 혈액이 닿을 수 있는 도구들은 개별 사용해야 한다. 공동 사용할 경우, 감염 위험성이 높아져, 또 다른 개인 혹은 다수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켜 집단으로 C형간염에 감염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일상 생활 속에서의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전파 위험성도 함께 당부했다.

‘C형간염 검사’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개별 검사 받아 진단 후 치료하면 99% 완치 가능

C형간염은 A형간염이나 B형간염과 달리, 미리 접종해 예방할 수 있는 백신(예방접종)이 없다. C형간염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항체검사) 또한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C형간염은 간단한 항체 검사를 받아 조기에 진단, 치료 및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만일, 가족 중 C형간염 환자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김지훈 교수는 “과거에는 C형간염 검사를 받고 환자로 확진되더라도, 치료과정이 어려워 완치하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인식이 컸던 반면, 현재는 C형간염 유전자형에 관계 없이, 최소 8주 치료 기간 동안 하루에 한 번 먹으면 99% 치료성공률를 보이는 약이 나와, 진단 후 치료만 잘 받으면 충분히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며, “국가 건강검진 체계에 연계한 C형간염 항체검사 시행이 가장 적극적이고 비용효과적인 C형간염 예방 및 감염관리 방안이며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위한 방법이지만, 현재 국가 건강검진 검사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니, C형간염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는 40대 이후 연령대부터는 1회 이상 C형간염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형간염 예방 관리 수칙]

1. 비위생적 시술 하지 않기
: 비위생적인 문신이나 피어싱, 무면허 시술은 하지 않는다.

2. 공동 사용 피하기
: 개인위생용품(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여럿이 사용하지 않는다.

3. 정기검진 받기
: C형간염 환자이거나 가족 중 C형간염 환자가 있다면 정기검진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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